8학년인 아들은 작년부터 아빠 키를 따라잡더니 이젠 곧 180cm가 임박이다. 부쩍부쩍 크는 건 딸도 마찬가지다. 긴 머리 풀어헤치고 다니는 걸 좋아해서 머리 묶는 날은 스포츠 있는 수요일만 그것도 가끔. 세면대 거울 앞에서 머리를 빗겨서 묶으려면 어느 순간 아이의 머리가 내 눈앞에 바싹 다가온 걸 느끼고 깜짝 놀란다. 둘이 서서 묶는데 내 양손을 최대한 들고 발꿈치까지 들어야 할 만큼 컸다. 그러고 보니 먹는 양도 점점 많아진다. 하교 후엔 매일 간식을 찾는다. 엄마가 독일어도 운동도 유일하게 없는 수요일, 초코 스콘을 구웠다. 밀가루 400g으로 스콘 12개가 나오는 양인데 순삭이라 다음엔 양을 더 늘려야겠다. 겉은 바삭하고 달달한 초코까지 들어간 스콘 한판 구우면 집안에 버터 향기 진동이다. 운동하고 돌아온 아들이 대번에 알아채고 달려드는 맛. 뭐든 잘 먹고 쑥쑥 크는 오누이 덕분에 자꾸 부엌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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