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인 마이어스와 엄마 브릭스가 함께 쓴 성격의 재발견은 타고난 기질을 공부하기에 탁월한 책이다. 성격의 차이로 충돌하고 고통에 빠진 인간을 돕겠다는 확고한 소명 의식이 이 책을 완성하게 이끌었다. 융 이론을 찬양하던 엄마의 지적 사고를 이어받아 ‘유형 지표’라는 엄청난 결과물을 만들어 낸 딸도 대단하다. 이 책을 완성하기 위해 끝까지 심혈을 기울였던 것은 인간에 대한 애정, 그리고 '자신의 성격은 재능이자 자산이라는 것'을 끝까지 증명하기 위한 열정이 아니었을까.
본성(타고난 기질)과 양육(환경적인 부분)이 각각 반반이라면 성격 유형을 공부하는 것은 인간 이해를 위해 최소 50%에 해당하는 조각을 얻는 셈이다. 성격은 본성적으로 타고나는 기질에서 기인한다. 어떤 양육 환경에서 자랐는지도 물론 고려해야지만 타고난 성격은 환경에 의해 쉽게 변하지 않는다.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처럼 자동으로 편하게 일상에서 선호되고 반응되는 성격 유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물론 오른손잡이가 연습을 통해 왼손을 사용하게 될지언정 자연스러운 오른손잡이처럼 되긴 어렵다. 성격도 마찬가지다.
내가 가진 성격이 무엇인지 인식하면 내가 '어떤 상황'에서 '왜' 그와 같은 '반응'을 하게 되는지 나를 이해하는 도구 하나를 얻는다. 그와 동시에 반대 유형에 대한 이해는 나와 다른 성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MBTI라는 유형지에 의존한 결과가 아니라 학습 공동체에서 다양한 사례를 접하며 파악한 나의 성격유형은 외향형(E), 직관형(N), 감정형(F), 판단형(J)이다. 유형별 특징을 살펴보면 외향형은 외부 세계(사람과 사물)에 관심이 많다. 의미 있는 사람들과 연결된 유대감이 중요하고 소통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직관형인 나는 언어(글과 말)와 심리(무의식)에 관심이 많다. 빛의 속도로 은유나 비유를 알아챈다. 현실적인 것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을 높이 사고 추구한다. 다만 사실적인 조각들을 모아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는 감각형(S)의 충고를 귀 기울여야 한다.
감정형(F)은 좋고 싫음의 감정이 중요하다. 내 감정이 중요한 만큼 타인의 감정 변화에도 민감하다. 자주 감정의 폭염에 휩싸여서 이성적인 판단을 못하는 단점도 있지만 공감과 존중의 느낌을 잘 사용할 줄 알기에 부드러운 관계를 유지한다. 판단형(J)은 계획적인 삶을 사는 게 편하고 한번 하기로 하면 꾸준히 한다.
내가 갖지 못한 반대편 유형을 살펴보면 인식형(P)은 판단형이 계획성을 중시한다면 훨씬 유연한 태도로 융통성을 발휘한다. 세상에 대해 열린 자세로 잘 들어주고 이해하는 경청의 자세를 보인다. 사고형(T)에겐 옳고 그름이 중요하다. 인과 관계를 잘 따지기 때문에 논리적이다. 내게 부족한 부분이다. 논리에 상대적으로 약한 감정형과 갈등을 일으킬 여지가 충분하다. 감각형(S)은 실체가 있는 것, 즉 오감으로 만지고 경험하는 것을 이론보다 더 신뢰한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면할 줄 아는 현실 감각이 뛰어나다. 내향형(I)은 외부의 인정보다는 내면의 만족감을 추구한다. 내면세계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다. 외향형보다 훨씬 조용하고 침착하다.
성격유형에 대한 공부를 통해 나의 성격 유형을 파악하고 나와 반대편에 있는 유형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이해하지 못해서 경멸하는 일'은 줄어든 셈이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나?'에서 '아, 저럴 수도 있구나!'로 사고의 전환 면에선 성공적이다. 나와 다른 성격의 소유자보다는 비슷한 유형의 사람과 더 잘 통하고 호감을 느낀다는 면도 알게 되었다. 타고난 성격 유형을 최대한 발휘하고 내가 갖지 못한 부분까지 조금씩 추구해 나간다면 탁월한 삶이 가능하지 않을까.
“당신의 성격은 당신의 재능이자 자신이다.”
“현명한 사람은 성격을 바꾸려 들지 않는다. 타고난 성격을 세련되게 가꾸려고 노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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