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선 병원, 관공서, 혹은 미용실를 갈 때도 미리 약속을 잡는 일이 중요하다. 병원의 경우 긴급사항이 아닌 경우, 약속 없이 들리면 당일 진료는 어렵다. 대신 다른 날로 약속은 잡아 준다. 병원에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약속된 시간에 진료를 본 적은 한번도 없다. 한 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다. 최장 2시간까지 기다린 적도 있다. 약속은 왜 잡는지 의아해서 의사에게 공손하게 질문이 있다고 손들고 물었다. "거의 대부분 약속된 시간보다 한 시간을 기다리는 데 독일은 원래 그런가요?" 의사가 웃으며 말한다."미안해요. 제가 진료를 오래 봐서 그래요. 그런데 제 남편은 얼마 전 종합 병원에 가서 8시간을 기다린 적도 있답니다." 헐~.기다리다 병이 더 나거나 숨 넘어갈 판이다.
물론 3분 진료는 없다. 의사 말대로 진료 시간이 긴 편이긴 하다. 피부과에선 한 시간 기다려서 한 시간 진료본 적도 있다.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 독일에 온 지는 얼마나 되었나. 아이들은 몇살인지 등등의 사적인 질문에서부터 자기 남편도 한국에 간 적이 있다는 둥 자기도 기회가 되면 가고 싶다는 등의 유쾌한 대화까지. 두번 째부터는 짧아지지만 어느 병원이든 처음 진료를 볼 적엔 이런 저런 것들을 묻고 답하느라 늦어진다. 이젠 최소 한시간은 기다릴 생각으로 마음을 비우고 병원에 간다.
남매 친구들도 집에서 만나 놀려면 약속을 잡는다. 한국엔 카카오톡이 있다면 독일에선 와츠앱을 사용한다. 학교에서 자기들끼리 미리 약속을 잡고는 엄마 허락도 받아야 하니 다시 와츠앱으로 확인한 후에 만난다. 불쑥 집으로 찾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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