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를 삶는다. 한국에서 먹던 찰진 옥수수를 기대했는데 옥수수 통조림에 들어있는 빛깔의 샛노란 알갱이로 변했다. 물컹하긴 해도 단맛은 있어서 먹을만 하다. 자세히보니 그릴에 구워먹는 설탕옥수수(Zuckermais)다. 목이 콱 막히는 밤고구마와 감말랭이 그리고 찰옥수수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떡볶이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오늘 여행을 마치고 오는 조카가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은 떡볶이란다. 오뎅 없이도 다시마와 파를 듬뿍 넣어 육수를 내고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풀고 약간의 설탕과 국간장을 넣었을 뿐인데 떡볶이가 이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내가 갑자기 분식집 주인이라도 된마냥 기세등등해진다. 계란은 삶아두고 넉넉한 국물엔 라면 사리도 넣는다. 남은 국물엔 찬밥을 넣고 김가루를 부셔 넣고 철판볶음밥까지 해주면 식탁에 한국스러움이 넘친다. 조카가 우리집에 머무는 동안 매콤새콤한 비빔국수에 비빔밥도 먹고 싶다니깐. 뭐 그정도는 껌이다. 요즘은 오이무침에 맛이 들려서 매일 한끼는 오이를 무친다. 싱싱한 오이에 매콤한 소스가 어우러져 입맛을 돋운다. 고향이 그리운 날은 매콤한 맛이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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