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 축제(stockbrot & Glühwein)

학교에서 3, 4학년은 할로윈 파티, 1, 2학년은 lichtfest다. lichtfest는 오후 5시부터 시작인데 벌써 어둡다. 어쩜 이렇게 금방 해가 짧아지는지. 여름 내내 밤 열시가 넘도록 하얀 하늘이 벌써 그립다. 운동장 주변에 빙 둘러 달린 환한 전등은 멀리서도 반갑다. 유리병 안에 작은 초는 바닥을 밝혔다. 역시나 날씨는 엉망이었다. 아이들이 운동장에 글라스 안에 켠 초를 들고 빙 둘러 잠깐 노래를 부르는 동안 바람이 무섭게 불었다. 비는 내려서 춥고 어두워서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운동장 곳곳에 피워 둔 모닥불에 둘러 서서 Stockbrot를 구워 먹고 Glühwein을 마시며 추위를 달랬다. Stockbrot는 나뭇 가지(Stock)에 밀가루 반죽을 둘러 붙혀서 모닥불에 구워먹는 빵(Brot)이다. 따뜻한 와인인 Glühwein은 크리스마스 무렵, 추운 겨울에 먹는 와인이다. 내 입엔 그리 맛있지 않았지만 추운 날씨를 생각하면 몸을 데우기에 필요했다. 유럽의 겨울은 길고 어둡고 추우니까. 미리 불을 밝혀 긴 겨울을 준비하는 기분이다. 어두움을 밝히는 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