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끝내고 나면, 마치 사랑을 나누고 난 것처럼 언제나 공허하고, 슬프면서도 행복했다" 부크크에서 원고가 승인되고 판매용으로 전시된 날, 이상하게 행복하면서도 공허하고 슬픈 내 마음을 대변하는 글귀를 만났다. <파리는 날마다 축제>에서 헤밍웨이가 쓴 글이다. 동시에 은유가 <출판하는 마음> 서문에 쓴 아래의 글도 읽었다. "책은 부단한 협동의 결과물이다. 저자의 힘으로만 나오는 게 아니며 출판사라는 보통 명사 뒤에는 편집자, 북디자이너, 마케터, 제작부, 엠디, 서점인 등의 숨은 노동이 있다" 나 대신 내 책을 위해 일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참말 좋겠다고 이 책을 만들면서 생각했다. 내 책이 많은 이에게 읽힌다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책 뒤에 숨은 노동이 턱없이 부족하다. 대신 대량으로 찍어낸 책이 아니라 판매량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장점은 있다. 일명 핸드 메이드 책이랄까. 현재 부크크에서 판매 중이다. 가격은 저자 인쇄를 적게 받더라도 천원을 낮추어 11000원으로 책정했다. 그래도 부크크에서 주문하면 택배비를 내야 하니 비싼 느낌이다. 대형 서점에서 유통되면 좀 나을지도 모르겠다. 외부 유통까지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대형 서점에서 판매되면 저자가 받는 인쇄는 3200원에서 800원으로 대폭 낮아지지만, 독자 입장에선 택배비도 무시 못 할 테니까. 내겐 참 소중한 첫 책이다. 셋째 아이를 낳은 것마냥 뿌듯하고 기쁘지만 크게 환대 받지 못하는 아이 같아서 쓸쓸하게 마음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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