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해냈다. 우리가 해냈어. 내가 해냈다고! 내가 요즘 자주 쓰는 자긍심의 말이다. 위 꽃다발은 내가 작은 일을 해낸 날, '휴' 안도의 한숨을 쉬며 산 선물이다. 거금 5유로를 들여 산 꽃이다. 초록 국화는 한 가지당 1유로고 부드럽게 닫힌 꽃은 1.5유로인데 가지가 매끈하고 싱싱했다. 색의 조합도 끝내준다. 딱 마음에 드는 고급스러운 꽃다발이다. 바야흐로 꽃이 무성한 계절이기도 하고. 오랫동안 꽃을 사는 일은 사치스럽다고 여겼다. 나를 위해선 사기 어렵지만 다른 이에게 선물만 하다 보니 내게도 한 번쯤은 선물해주고 싶었다. 생각보다 기분이 좋다. 왜 그렇게 꽃에 열광하는지 알겠다. 잠시나마 꽃이 주는 위안과 행복감이 있으니. 요즘은 남편 없이 거의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는 중이다. 남편이 주중엔 뮌스터에서 일하고 주말에만 집에 돌아온다. 주말 부부라 좋은 점도 있고 불편한 점도 많다. 지난주엔 큰 아이가 진학할 학교 등록이 있었다. 마침 서류 작성하는 건 킴 엄마가 도와주어서 무사히 끝냈지만, 엄청 긴장했다. 필요한 서류(최근 성적표, 출생증명서, 수영 확인서)도 용감하게 모두 원본을 들고 갔는데 신청 받던 선생이 복사를 해주었다. 직접 해보니 어렵진 않았지만 접수를 마치고 나오면서 킴 엄마랑 같이 동시에 한 말이 바로 저거다. lch habe geschafft! 난 지금 잘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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