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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유진/life in Schwanewede

비자 신청하러 가는 길

남편이 졸업과 동시에 학생 비자는 곧 만료된다. 2년 만에 다시 비자를 신청하러 샴백에 다녀왔다. 필요한 서류와 사진은 남편이 꼼꼼하게 챙겼다. 검지 지문 인식을 해야 하니 온 가족 출동이다. 역시나 관청직원은 사무적이고 무뚝뚝하다. 저 자리에서 얼마나 오랜 시간 같은 일을 반복하면 저렇게 무표정할까. 하필 어제 낮 기온은 31도까지 올랐다. 폭염과 열대야라는 한국에 비하면 견딜만하다. 그래도 그간 낮 기온 24도에서 26도에 길들었다가 삼 십도가 넘으니 덥게 느껴졌다. 밤 사이 약간의 비가 내려서 오늘은 다시 쾌적해졌다. 

집 나오면서 챙긴 얇은 카디건은 가방에 반쯤 걸쳐 넣었다. 암트 근처 숲에 들러 쉬다가 서늘한 기운에 카디건을 찾으니 없다. 생각해보니 오는 길에 들린 카페에서 흘린 듯 하다. 걱정하는 엄마에게 딸은 괜찮아 엄마, 찾을 수 있을 거야. 하면서 손을 꼭 잡아준다. 얼마 전 기차에서 딸이 좋아하는 고양이 인형을 잃어버렸을 때 지청구를 주었던 엄마랑 영 딴판이다. 생일 선물로 받은 인형에 단짝 친구랑 세트로 들고 다니던 고양이 가방까지 놓고 내려서 속상해하는 딸에게 위로보다 니 물건은 네가 챙기라며 비난했던 게 떠올라 미안해졌다. 반성은 잘하는 엄마이니 그때 괜찮다고 말해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잃어버려서 속상한 마음에 공감해줘서 고맙다고. 네가 엄마보다 훨씬 낫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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