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다른 주도 초등학교 4년 동안 한 선생님이 쭉 담임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아이가 다니는 니더작센주에 속한 학교는 한 선생님이 4년 동안 함께한다. 보통은 1학기가 끝날 무렵인 1월에 면담을 했어야 했는데 그 무렵 담임이 아파서 못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 선생이 못 나온다. 처음 한 달간은 부담임이 아이들을 맡았다가 담임의 부재가 길어지면서 다른 선생님이 임시로 담임을 맡는 중이다. 선생이 개인 사정으로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대응하는 방식을 지켜보니 놀라운 것은 선생의 입장에서 최대한 배려할 뿐 아니라 개인의 사생활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지켜주었다. 우린 모두 선생님이 아프다는 것만 알고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는 전혀 모른다. 언제 돌아오게 될지도 아직은 미지수고.
2학년 부모 면담은 새로운 선생님과 이뤄졌다. 아이의 전반적인 학습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역시나 독일어다. 읽기와 말하기는 잘하지만 문법이 부족하고 쓰기에서 문장이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거나 어순이 틀리는 부분을 지적했다. 우리 딸은 수학이든 독일어든 너무 빨리 끝내버려서 틀리는 부분이 많단다. 조금만 천천히 생각하면서 한다면 훨씬 좋을 거라면서. 학교에서 방과 후를 하면서 아이는 숙제를 다 끝내고 오니 숙제 봐줄 일이 거의 없었다. 요즘 뭘 배우는 지도 도통 모르고. 학교에서 다 끝내고 오더라도 집에서 물어봐주고 아이가 설명하게 하라고. 둘째 아이에겐 너무 무심하긴 했다. 아이가 알아서 잘할 거라 믿고 거의 봐주질 못했다. 독일어 책도 읽어주라는 말에 괜스레 뜨끔 미안한 마음이다. 한국어 책과 독일어 책 둘 다를 읽어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요즘은 둘 다 못한다.
수업시간에 손 드는 게 독일에서 중요한데 그것도 딸은 별로 안 하는 모양이다. 남편은 한국과 독일 문화적인 차이를 얘기했지만 그건 아이 성향에 따라 많이 다른 것 같다. 독일에 산 지 3년도 채 안됐는데 이 정도면 물론 잘하는 거라 생각하지만 조금만 신경 쓰면 좋을 듯하다. 아이 말에 따르면 수업시간이 전체적으로 산만하다는 걸 보면 지난 학기동안 담임이 부재하면서 혼란스러운 부분도 많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3학년이 시작될 무렵엔 선생님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면 좋겠다. 엄하긴 했어도 처음 담임 선생님이 더 좋다는 아이 원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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