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살면서 외국 영화를 거의 보지 않게 된다. 한정된 시간 안에 뭐라도 본다면 한국영화 아니면 차라리 드라마를 본다. 자막을 읽는 수고로움도 솔직히 귀찮다. 귀로 듣고 바로 이해되는 모국어 영화가 최고다. 한국에 살 때와 확연하게 달라진 점 중 하나다. 봉준호 감독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탄 <기생충>을 독일 영화관에서 볼 수 있을까. 독일도 판권을 샀다던데… 독일어 자막이 뜨고 한국어로 들리는 영화를 본다면 엄청 감동적이긴 하겠다. 2주 전엔 <뷰티 인사이드>를 봤고 지난주엔 슬픈 영화 <생일>을 봤다. 참다 참다 터진 수호 엄마, 전도연의 울음은 한 동네를 곡소리로 채운다. 남은 자식을 챙겨야 하고 돈도 벌어야 하고 밥도 먹어야 하고 빨래도 돌려야 하니 맘 놓고 울지도 못하다 터진 눈물이다. 막아둔 댐에서 쏟아지는 눈물은 멈추지 못한다. 영화 속 이야기가 허구가 아니라는 게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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