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두 번을 연장하고서 더 이상 연장이 불가능해서 어쩔 수 없이 도서관에 갔다. 오늘은 팀을 나눠서 아들은 엄마랑 책 반납하러 도서관으로 딸은 아빠랑 장을 보러 가기로. 버스 정류장에서 아들에게 요즘 학교 생활을 물으니 여름 방학을 앞두고 최종 성적이 하나둘씩 나오는데 최근에 영어 성적이 어떤 친구는 Note 5나 Note 6인 아이도 있단다. 성적이 나빠서 한 달간 핸드폰을 금지당하거나 어떤 친구는 축구를 좋아하는데 축구 금지란다. 아? 진짜 독일도 그렇구나, 놀랬더니 아들이 대뜸 하는 말이 "엄마에게 글을 못 쓰게 하는 고통과 같은 거죠." 그런다.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뜨끔하고 열심히 쓰지 않아 민망했지만. "야,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이해가 확 된다." 공감했다. 축구 그거 안 한다고 어떻게 될까. 싶다가도 축구 좋아하는 아이에게 축구 금지령은 엄청난 고통일 테니. "아들 , 실은 엄마도 이제 글을 그만 쓰려고." "왜요?" "만족하는 보상도 없고 인정받는 것도 아니고 돈이 되는 것도 아니라서." "그래도 포기는 좋지 않은 거 같은데..." "이 길이 아니면 포기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도 용기 아닐까." 아들은 또 비수를 찌른다. "그래도 엄마는 글 쓰면서 즐겁잖아요?" "그렇긴 하지(요즘은 즐거움도 바닥을 치는 슬럼프지만)" "그럼 즐거운 게 바로 보상이죠." "그렇지. 즐거움이 바로 보상이긴 하지." 그걸 매번 잊는다. 그러게, 요즘은 그만 써야지 하면서 쓰지 않는 것도 괴로워서 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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