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캠벨의 <무엇을 먹을 것인가>을 읽고
건강을 추구하며 식습관에 관해서 만큼은 철저한 내게 “엄마는 너무 엄격해요” 라든가. “뭘 그렇게 피곤하게 살아?” 같이 사는 가족에게조차 핀잔을 받는 네게 "당신이 전적으로 옳다고!" 이 책은 쐐기를 박는다.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선택해서 먹는 일이 왜 그토록 중요한가? 내가 먹는 음식이 곧 나다, 라는 말은 많은 부분 맞다.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사는 일은 인간이 누리는 가장 큰 축복이다. 하지만 건강은 저절로 얻어지는 건 아니란 걸 나이가 들수록 자주 느낀다. 난 체질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아니라 늘 몸을 사리고 조금만 무리하면 탈 나거나 금방 지치는 편이라 건강에 관심이 많다. 그렇다면 건강은 유전적으로 물려받는 걸까? 후천적으로 관리해서 얻는 걸까. 저자는 둘 다 영향이 있지만 후자가 훨씬 중요하다고 말한다.
건강의 소중함을 알지만 꾸준히 실천하는 게 쉽지 않아서 노력하다가 그만두기를 반복했는데 그럴수록 쉽게 피곤하거나 잦은 병치레로 고생했다. 결론은 행복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서 건강 관리는 선택사항이 아니었다. 건강은 인격 혹은 체력은 인격과 직결된다는 말에도 동의한다. 살면서 질병이 전혀 없을 순 없겠지만 최대한 예방해서 아파서 고통받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건강을 위해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할지 저자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이 책 전반에서 이야기한다. 결론은 동물성 식품을 멀리하고 식물성 식이요법을 권한다. 채식을 먹었을 때의 장점은 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을 예방할 뿐 아니라 건강의 여러 부분을 책임진다.
오랫동안 동물성 단백질이 좋다고 믿은 것처럼 식물 단백질에 대한 편견도 많다. 예를 들면 이런 생각들. 고기를 먹으면 기운이 나고 채식을 먹으면 기운이 없다든지, 뭐든 적당히 골고루 먹으면 괜찮다거나 몸이 원하는 걸 먹으면 된다라고 말한다. 혹은 고기를 먹을 땐 많은 양의 채소를 먹으면 해독 효과가 있어서 괜찮다고도. 저자의 말대로 어중간하게 타협하며 먹는 일은 완전히 끊는 일보다 혼란스럽다. 이번 달의 가장 큰 성취는 동물성 단백질(계란과 유제품은 먹는다) 중 육식을 완전히 먹지 않게 된 일이다. 고기 요리를 하면 한두 점씩 먹었는데 이젠 먹지 않는다. 고기에서 나는 냄새가 거부감을 주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대략 30% 선까지 육식을 허용했던 과도기 상태를 거쳐 지금은 채식의 즐거움 쪽으로 넘어왔다.
이유식을 준비할 때처럼 두 가지 식단을 준비한다. 식물만 먹는 일은 동물과 식물을 함께 먹을 때보다는 선택의 폭이나 메뉴의 다양함이 반으로 줄었다. 나를 위한 것과 가족을 위한 것을 귀찮아도 기꺼이 따로 준비한다. 왜냐면 이 책을 통해 더 확실하게 채식의 중요성을 알았고 고기를 먹었을 때 불편함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완전하게 끊지 못하고 어쩔 수 없다고 합리화하면서 조금씩 먹었던 것을 먹지 않으니 몸이 자동으로 고기를 거부하고 채식을 원하게 되었다.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는데 한쪽 다리를 아예 빼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책이다.
아래의 내용은 책에서 정리한 식물성 식이요법이 주는 유익함이다. 식물성 식이 요법의 좋은 점이 이렇게 많은데 실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조절하고 심장질환을 비롯한 여러 가지 암을 예방한다.
-섬유소가 풍부한 콩, 곡물, 채소는 배변을 촉진할 뿐 아니라 좋지 않은 화학물질을 끈끈처럼 빨아들여 배출한다.
-식물의 형형색색 아름다운 색은 항산화제는 식물에게도 보호막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인간이 먹었을 때 보호막의 역할을 한다.
-건강한 단백질뿐 아니라 탄수화물도 얻는다.
-과일, 채소, 곡식에는 포만감을 주면서도 많이 먹어도 열량이 적기에 살찔 염려가 없다.
-식물성 식이요법은 신체활동을 많이 하게 만든다.
-암의 생성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에스트로겐 수치를 낮춘다.
-식물성 식이요법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의 하나는 다양한 질병에 예방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영양과 건강에 있어서도 진실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돈과 권력이 대중에게 정확하게 닿지 못하도록 막는 검은 세력이 있다는 걸 새롭게 알았다. 교양인으로서 안목을 키워 정확한 지식을 구별할 줄 아는 능력을 스스로 갖추지 않으면 삶의 여러 영역에서 휘둘리거나 침범당하겠다. 최소한의 내 건강 하나 지키는 일도 이리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혔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을 지키는 일은 복잡한 게 아니라 간단했다. 해로운 것을 차단하고 좋은 것을 분별해서 먹으면 된다. 지금부터 아는 만큼 건강한 식습관을 선택하는 용기를 발휘하기로 결정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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