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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여행

[베를린]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홀로코스트(Holocaust) 메모리얼 : 그리스어 holos(전체) + kaustos (타다)에서 유래했다는 단어에서 전해지는 섬뜩함.

 

베를린의 랜드마크인 브란덴부르크 문(Brandenburger Tor)이 통일의 상징으로 축제의 광장이라면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은 엄숙한 곳이다. 제2차 세계 대전 때 나치에 학살당한 유대인을 기리기 위한 광장이다. 미국의 피터 아이젠만이 설계 설계한 작품인데 2711개의 직육면체가 단 하나도 같은 크기가 없다. 멀리서 보면 그냥 돌비석이 세워진 것처럼 보이고 들어가는 입구 쪽의 낮은 구조물엔 사람들이 앉아서 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안으로 깊이 걸어 들어가면 땅이 움푹 들어가고 구조물의 높이는 높아지면서 하늘로 칫솟은 돌무덤 사이로 하늘만 보인다. 이 속에서 길을 잃을 수도 있겠다 싶을 만큼 거대하다. 크기와 높이가 다른 돌무덤 사이를 이리저리 걷다 보면 이렇게 넓은 공간을 할애해서 희생당한 유대인을 기억하는 독일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어쩌면 과거의 잘못을 기억하고 성찰하는 모습이 독일인의 저력일지도. 또 하나는 미로 속을 걷는 것만으로도 이게 얼마나 끔찍한 일이었는지 회상하게 만드는 독특한 작품을 만든 작가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더운 여름에도 그 안을 거닐다 보면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건 나만의 착각은 아닐 게다. 게다가 메르켈이 있는 국회의사당 바로 옆이라는 것도 의미심장하게 느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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