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 A2와 B1을 VHS에서 작년 겨울 그리고 올봄에 공부했다. 어학원의 장점은 독일어 샤워링을 어쨌든 하루 4시간은 맞는 거다. 마구 쏟아붓는 것도 귀가 뚫리는데 분명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단점은 학원에 다닌다는 이유로 따로 공부하지 않는 거다. 실력 향상은 배운 걸 복습하면서 손에도 입에도 새겨질 때다. 독일 산 지 3년 차가 넘어가니 독일어에 아무래도 소홀해진다. 누군가는 초반 3년간 배운 독일어로 쭉 살게 된다고. 그만큼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된다는 이유로 긴장감이 떨어진다. 어학원을 다닌 이후엔 쇼팽과 개인 수업을 주 1회 1시간 반씩 한다. A2 책부터 복습했는데 어제 겨우 끝냈다. 헌책이 슬슬 지겨워서 새책으로 하고 싶었는데 드디어 끝이다. 크리스마스 휴일 전 두 번의 수업을 앞두고 드디어 새책을 가져오란다. 그러면서 내게 해 준 말이 감동이다. 나의 취약 부분인 말하기에서 엄청 많이 진척되었다면서. 나의 향상이 놀랍다고. 칭찬에 인색하신 분이라 귀에 쏙쏙 박힌다. 게다가 까탈스럽고 그 어려운 독일어를 지금껏 꾸준히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 참말 스스로 대견하다. 내가 이젠 독일어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가신 것 같다고도. 새로운 언어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말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무려 3년이다. 부적 같은 말들은 잊기 전에 꼭 붙들어야 한다. 앞으로 꾸준히 나아가기 위해서.
탁월함에 이르는 길이 얼마나 멀고 험한지 연지원 스승님께서 하신 말씀도 다시 꺼내본다.
"탁월함은 마음만 다잡는다고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을!
탁월함에 도달하는 방법과 실천이 뒤 따라야 함을!
초심은 변심하기 마련이고
깨달음이 종종 찾아오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것은 별개라는 것을!
무언가를 꾸준히 이어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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