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북부 니데작센 주에 속하는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딸 반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독일 모든 주가 초등학교 4년 동안 한 담임이 쭉 맡는 건 아니다. 딸이 다니는 초등학교는 한 담임이 4학년 졸업할 때까지 함께 한다. 매년 선생과 반이 바뀌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 모두 장단점이 있을 거다. 딸의 담임인 Fabian이 2학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병가를 냈다. 어디가 아픈지는 사생활인지라 알려지지 않았고 한 두 달 회복되는 대로 돌아온다는 안내문에 담임이 돌아올 때까지 부담임이 맡았다. 병가 기간이 길어지겠다면서 종교 선생이 새로운 담임이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어수선하고 가장 시끄러운 반이라고 부모의 밤 때 말했는데 담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더 정신이 없었다.
유치원부터 독일 생활을 한 딸이 독일어가 부족할 때 친구들에게 공격을 당하거나 하고 싶은 말을 못 해서 억울한 일이 있을 땐 적극적으로 나서서 도왔다. 그런데 초등학생이 되고선 웬만하면 아이 스스로 해결하고 선생이 알아서 교통정리를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부모가 관여하는 건 아무래도 불편하다. 한국에서도 그랬지만 그만큼 선생을 믿는다. 아이에게도 친구들과 갈등이 있더라도 스스로 해결하고 정 안되면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라고. 문제는 선생님께 상황을 알려도 귀 기울여 듣지 않고 크게 달라지는 게 없을 때다. 딸이 불만을 이야기하면 선생님도 얼마나 힘드시겠나. 한두 명의 아이도 아니고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이의 억울함을 들어주고 공감하는 걸로 끝내곤 했다.
딸이 몇 번 선생님의 불공평함에 대해 불만을 이야기해도 흘려들었다. 예를 들면 발표도 잘하는 친구를 반복해서 시킨다던가. 내가 볼 땐 이 반 아이들이 엄청 열정적이다. 거기엔 내 딸도 포함이고. 반에서 유독 덩치도 큰 여자 아이가 자기 말대로 안 하면 다른 친구들과 합세해서 누구누구랑 친구 하지 말라고 왕따를 시킨다는 얘기. 그러다가 방학 전전 날 몸싸움이 있었고 4학년 선배까지 합세해서 폭력이 일어나는 상황은 좀 참기 어렵다. 게다가 딸이 그전부터 알림장에 편지를 써달라고 했는데 다음에 쓰자고 미뤘었다. 이번엔 폭력이 일어난 것도 그렇고 딸의 기 한번 세워주려고 편지를 썼다. 전 날 있었던 사건에 대해 그리고 방과 후 선생님께 말했는데 제대로 듣지 않고 해결해주지 않은 점에 대해서 어떻게 된 일인지 알려달라고. 아이 말에 의하면 함께 싸웠던 친구들이 모두 소환되고 무슨 일이었는지 모여서 서로 이야기하고 사과할 부분은 사과했단다. 4학년 친구들도 불러서 사과했고. 선생은 그것에 대해 어떻게 해결했는지 답신을 써주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딸의 억울함도 해갈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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