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웃음꽃유진/life in Schwanewede

오늘은 발마사지 하는 날

 

 

오늘은 한 달에 한 번 있는 발마사지 하는 날. 독일어 선생 쇼팽에게 한 달에 세 번은 수업을 받고 한 번은 내가 발마사지를 해드린다. 3주 전쯤 쇼팽의 아내인 프라우 쇼팽이 내게 오더니만 심각하게 묻는다. 자기 정수리의 머리가 한 움큼 빠졌는데 혹시 발마사지로 치료할 수 있겠냐고. 나는 많이 황당해서 내가 의사도 아니고 웃었다. 머리가 아픈 건 발마사지로 어디 부위를 마사지하면 될지 아는데 머리카락은 모르겠다고. 혹시 일이 많아서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갑자기 돌팔이 의사 흉내를 내며 이것저것을 물었다. 일은 많지 않지만 깊은 슬픔이 있다는 둥. 에너지가 많이 없다는 둥 여러 가지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럼 발마사지를 한 번 받아보는 것도 좋겠다고. 원하면 해줄 수 있다고. 그리고 약속을 잡고 2주 전에 마사지를 해주었다. 역시나 너무나 좋아했다. 나보고 천사라면서 무슨 선물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프라우 쇼팽이 지난주 독일어 수업 시간에 오더니만 마사지받은 날, 하루 종일 날아갈 것처럼 몸이 가벼웠단다. 새처럼 날아갈 듯이. 연신 감탄을 쏟아냈다. 좋았다니 나도 좋았다고. 보아하니 발마사지를 더 받고 싶은 눈치다. 쇼팽이 눈치를 주며 한 달에 한 번만 가능하다고. 나도 일단 일 순위는 나의 독일어 선생이라고. 하지만 당신도 쇼팽의 아내니 가능하다고. 어떻게 보답할까 묻길래. 우린(쇼팽과 나는) 돈 없이도 잘 사는 세상을 꿈꾼다고. 이상적인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독일어를 무료로 배우니 얼마든지 무료로 발마사지를 해줄 수 있노라고. 괜히 쿨한 척. 얼마나 배웠고 어떻게 그렇게 시원하게 잘하냐고 하길래. 괜히 잘난 척. 내가 원래 좀 잘한다. 마사지에 관심이 많이 있었고. 남편과 자주 서로 해주면서 손아귀 힘이 키워진 것 같다고. 손으로 하는 일이 내겐 필요하고 재미로 하는 일이니 부담 갖지 말라고. 다음번에 쇼팽 할 때 같은 날 해주겠다고. 그날이 오늘이다. 연속으로 두 명을 발마사지 해야 하는 날. 아침부터 발마사지 복습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