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구수하고 사랑스러운 영화를 봤다. 영화 보는 내내 주인공 '찬실'이라는 여자의 이름만큼 캐릭터가 참 독특하고 복도 지지리 없다 싶고 안쓰러운데 어쩜 그렇게 마음이 가는지.
“삶의 위기는 늘 느닷없이 예기치 않게 찾아온다. 미리 알 수 있어 피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진작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우리는 뒤엉켜버린 삶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 보지만, 가끔은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나락으로 떨어질 때도 있다. 과연 슬기롭게 헤쳐나갈 길은 없는 걸까? 다시 용기를 내고, 희망을 꿈꾸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인터뷰에서 김초희 감독이 영화 만든 배경을 이야기한 대로다. 주인공의 팩트는 온 마음을 다 주었던 일이 망했다. 나락으로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 때로는 찌질하고 때로는 씩씩하게 살아가는 '빛나는 열매'라는 뜻의 찬실이. 눈에 띄는 성과물이 없더라도 세상의 잣대로 인정하는 열매가 아니여도 빛나는 건 있었다. 찬실이의 '복'은 오늘 하고 싶은 일을 마음을 다해 "애써서" 하다 보면 과연 찾게 될까. 이십 대에 영화일을 시작해서 마흔 여섯에 첫 작품을 선 보인 김초희 감독과 14년간 연극 무대에서 살다가 주연으로 발탁된 강말금 배우처럼.
https://www.youtube.com/watch?v=1HI_5DjAO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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