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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유진/오늘 생각

시련은 셀프

 

다시 고립, 4년 전 독일에 처음 왔을 때 느꼈던 감정을 이곳 슈토프에서 색만 달리해서 동일하게 느낀다. 겨우 살만한 네트워크를 만들었는데 이사로 고립이다. 원인 제공자 남편만 닦달하며 괴로운 상황. 주체적이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는 내 인생이 못마땅하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분명 있겠지만 팩트는 잔인하다. 독일어를 일도 못했던 4년 전보다는 물론 낫지만 내가 느끼는 체감은 거기서 거기다. 다시 새로운 관계를 찾아야 하고 소속감을 갖기 위해 어디라도 발을 들여야 한다. 그게 운동이든 일이든. 마땅찮다. 클라우디아 말대로 처음은 힘들지만 관계를 맺게 되면 좋은 일이 생기는 것처럼 시도하라지만. 누가 그걸 모르나. 그냥 그 모든 게 의욕 상실. 만사가 귀찮다. 특히나 독일어와 관련된 일은.

 

극도로 우울할 땐 좋아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고 무조건 운동은 기본값이다. 더 이상 파고 들어갈 바닥이 없을 때 그나마 날 구원하는 건 걷기와 요가다. 거기에 더해 잠들기 전에 그날 하루 좋았던 일이 뭐였는지 기억해내는 일. 아무리 눈 씻고 찾아도 좋았던 일을 찾는 게 어렵다. 이것도 연습이 필요한 영역, 나의 긍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기분이 나쁘면 잠도 설친다.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게 바로 다음날 기분을 좌우한다. 돌고 도는 관계. 악순환이냐 선순환이냐. 그것도 결국 나의 선택. 시작이 반이라고 자리를 박차고 걷기 시작하면 멸치 똥만큼이라도 기분이 나아진다. 그걸 매일 조금씩 노를 젓듯 유지해나가는 게 관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