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서툰 엄마, 사랑이 고픈 아이 이보연 지음>
‘사랑이 서툰 엄마, 사랑이 고픈 아이’라는 제목이 이 책의 내용과 참 잘 어울린다. 어쩌면 이 세상에는 '나쁜 엄마'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서툰 엄마'가 있을 뿐이고 단지 '아픈 엄마'가 있을 뿐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아픈 마음이 아이를 낳기 전에 치유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들에겐 자신의 어린 시절을 다시 한번 경험할 기회를 갖는다. 아이에게 쏟는 정성만큼 자신을 먼저 돌봐주어 치유된다면 좋겠다. 엄마가 사랑을 주는 일이 서툴수록 아이는 사랑이 고프다.
무기력하고 정서적으로 위축되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미정이라는 열살 된 여자 아이가 담임 선생님의 의뢰로 놀이 치료를 받는다. 상담가와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면서 아이가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시간 순서에 따라 아주 상세하게 보여준다.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세상과 소통하지 않던 아이가 점점 자신을 보여주며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은 감동 그 자체다. 상담의 중요성과 엄마라는 존재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상담 장면을 엿보며 깨닫는다.
어느 한 시기라도 결핍되거나 부적절한 경험을 하게 된다면 언젠가는 그 대가를 치루게 된다.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에 엄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두려운 마음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을 품게 하는 책이다. 부모가 원가족과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 또한 내 자녀들에게 그대로 대물림된다. 미정이의 엄마 또한 미정이처럼 아들과의 차별 속에서 위축되어 부모로부터 사랑 받지 못하고 자랐다. 자신의 결핍이 그대로 자신의 딸에게 대물림이 되어, 자신의 딸을 천덕꾸러기로 만들었다. 아들과 딸을 심하게 차별하며 딸에게 상처를 주었던 것이다.
엄마 자신의 변화와 성장은 자신을 위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위해서도 자기 안에 꼬인 실타래들을 풀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그 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보고 나와 자녀와의 관계를 점검하기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