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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유진/아무튼 피트니스

영혼을 달래는 감자 수프

 

 

큰아이는 엄마의 요리에 자부심 있다. 어릴 적부터 엄마는 '밥'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걸 부인하기 어렵다. 첫 아이가 어릴 때는 아이의 모든 것이 처음 경험하는 거라 엄마만 보면 배고프다거나 밥 달라는 말에도 귀엽고 더 잘해서 먹여야지 싶지만 다 큰 청년이 여전히 밥 달라는 건 가끔 지겹고 무거운 책임감이 든다. 엄마는 늘 다채로운 요리를 해준다는 둥 뭐든 뚝딱 만들어 주는 엄마의 요리에 시큰둥하지 않고 늘 맛있어 하고 까탈스럽지 않음에 감사해야지 싶다. 메뉴의 아이디어가 부족한 나는 차라리 주문을 하면 편할 텐데 뭐 먹고 싶냐고 물었더니만 언젠가 호텔에서 먹은 '감자 수프'가 먹고 싶단다. 감자를 삶아 갈아서 우유나 생크림 대신 두부 음료를 넣고 소금으로 간한 걸쭉한 수프를 만들었다. 감자 수프엔 바케트 빵이 어울리니 바케트도 사고. 속이 뜨끈해지니 영혼을 달래는 스프라나, 말은 아주 기똥차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