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시험 결과는 3주가 걸린다. 시험 결과와 상관없이 B2 수업은 온라인으로 계속 이어간다. 내 목표는 B1이 아니기에. 시험 후 며칠 뒤에 B2 교재가 우편으로 당도했다. 이 수업은 외국인이 독일에 적응하는데 필수인 독일어를 배우는 걸 정부의 지원으로 진행되는 게 분명하다. 수업료도 교재도 시험 비용도 모두 무료인 걸 보면. 이런 횡재인 기회를 허투루 보내거나 무료라고 가볍게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 3시간 수업이 어떤 날은 휴식 시간도 없이 몰아붙여서 허리는 끊어질 것 같고 관자놀이는 지끈거린다. 일주일에 사흘, 하루 3시간 수업은 무조건 참석하고 집중한다. 뭐든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한계가 있으니, 난 그 기간을 2021년으로 잡았다. 열정이 옅어지기 전에 최대한 붙잡기.
월요일은 남자 선생 Jaad, 화, 수는 기존의 선생인 유타, 금요일은 잉가다. 선생이 셋이니 그나마 덜 지루하다. 햇살 좋은 날, 오후 5시에서 8시까지 꼼짝없이 수업 듣는 일은 가끔 슬프고 쓸쓸하다. 뿌듯한 마음도 조금 들지만. 수업 참여자는 이란인 셋, 루마니아 한 명, 콩고에서 온 홉이다. 평균 나 포함 6명이 출석한다.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혹은 아우스 빌둥을 하는 경우나 독일에서 취업을 위해서도 B2 자격증은 꼭 필요하니까. 퇴근 후 바로 온라인으로 접속하거나 하루 종일 홈스쿨링을 하고 또 온라인 수업을 듣는 사람도 있다. 지금은 라마단 기간이라 해가 뜬 시간은 금식인 친구들까지, 그들의 열심에 자극받는다. 유타는 어제 수업을 30분 일찍 끝내주는 대신 발표 숙제를 내줬다. 게다가 이젠 숙제도 열심히 하기로 결심했는데, 숙제해야 하는데 이렇게 또 글 쓰고 있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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