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독일어 수업 3시간을 꾸역꾸역 앉아서 들으면서 울고 싶을 때가 종종 있다. 아니 그냥 확 그만둘까도 솔직히 생각했다. 이건 도저히 내가 감당할 만한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화, 금요일 새로 온 선생인 Frau Joanna Popiela는 엄청 빡빡하게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아시아인인 내가 독일어 발음이 어렵다는 식으로 공감하는 듯하지만 발음을 자꾸 지적당할 땐 결코 기분 좋을 리 없다. 기껏 힘들게 써서 보낸 쓰기 숙제는 분량이 적다고 B2는 더 많은 문장을 써야 한단다. 숙제는 어찌나 많은지 쉬는 날도 글 한편 쓸 여력이 없다. 숙제하기 싫어서 괜히 스콘을 굽거나 청소를 한다. 투자 관련 공부나 글쓰기 혹은 살림이 얼마나 만만한 영역인지 호되게 어려운 독일어 공부를 해보니 알겠다. 게다가 B1(물론 그 당시엔 그것도 낑낑거렸지만)은 아무것도 아니었고 독일에서 B2 자격증은 어디서나 인정해주는 이유도 알겠다. 이렇게 어려운 단계를 견디고 해낸다면 어디서라도 인정받을 수 있겠다. 그만큼 어렵고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다. 수업 3시간이 끝나면 멀미가 날 것처럼 정신이 혼미해진다. 게다가 그간의 선생들은 너무 쉽고 여유롭게 한 수업이라는 걸 요한나를 만나니 알겠다. 좋은 시절은 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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