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주엔 태양과 큰 나무가 있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에 관심이 많고 사람들과 교류하며 왕성한 활동을 한다. 자존감과 자기 확신이 높은 편. 내가 아는 내용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변화를 꾀하는 일에 기쁨을 느끼는 걸 보면 태양(영향력)으로 해석된다. 학문과 관련이 깊은 큰 나무(갑목)는 평생 스스로 배우고 익히거나 타인을 가르치고 교육하는 능력이 강하다. 스스로 공부해서 깨달은 바를 가르치는 일, 마코에서 하는 일이다. 순영님과 태린씨에게 내가 줄 수 있는 건 최대한 다 쏟았고 규모를 더 늘리기 어렵다고 판단, 4월 즈음에 계속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시점에 반가운 사주다. 교육하는 능력이 강함. 교육과 글쓰기는 관련이 많다. 자아실현 욕구가 강하다. 공부한 걸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강의하는 삶을 산다. 정신과 관련된 일, 상담과 종교에 빠졌던 경험도 사람들의 마음을 열고 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게 하는 힘, 그건 나의 특별한 재능이다.
순영님은 꽃나무 세 개와 나와 태린씨는 큰 나무, 작은 꽃나무는 곁에 큰 나무가 있으면 좋다는데, 지금껏 책을 중심으로 공부하는 모임으로 지속할 수 있는 이유도 셋 다 나무라는 것에서 확인한다. 태린 씨 사주엔 태양이 없어서 자주 우울할 수 있다는데 그 태양이 내게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우리 셋이 찰떡궁합으로 오랫동안 이어온 이유를 사주에서도 발견한 셈이다.
5년간 매달 만났으니 쌓인 시간만큼 친밀감도 꽤 높다. 하지만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적당한 관계라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좋은 느낌으로 남는 거다. 독일에 사는 나만 외로운 줄 알았는데 한국에 사는 태린씨도 고립된 삶을 사는 건 마찬가지라 자주 동병상련을 느낀다. 외로울 틈 없는 순영님은 유일하게 힐링되는 시간이란다.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 이야기를 안전하게 꺼내 놓을 수 있는 모임은 세상에 흔치 않다면서. 그건 모두 동감이다.
그렇게 많이 내면을 쓰고 나눴음에도 또 모르는 내용이 나올 때는 솔직히 놀랍다. 어쩜 그렇게 양파껍질처럼 한 사람을 안다는 게 어려운 일인지 깨닫는다. 작은 규모지만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굉장히 크다. 누구나 하나쯤은 갖는 외로운 방엔 상처받은 아이가 여전히 웅크리고 앉아서 성나 있거나 훌쩍인다. 그걸 알아채서 공감해주는 것만으로도 견딜 에너지를 얻는다. 내면을 단단히 하며 서로의 비전을 공유하고 지지하는 것도 당연히 큰 힘이고. 읽는 즐거움과 쓰는 보람을 확인하고 한 달을 각자의 자리에서 무사히 보낸 서로의 날들을 확인하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한 권의 책으로 충분히 곁불을 쬐고 그 따뜻함으로 일상을 살아낼 힘을 얻는다. 치열하게 산 시간을 나누고 들어주고 응원하는 것만으로도 조금씩 안도하며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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