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오늘도 썸네일형 리스트형 엄마의 탯줄, 사랑이 필요해 자기 속내는 통 말하지 않던 P가 마음을 털어놓는다. P의 고민은 남편이 자꾸 큰 아이와 싸운단다. 별거 아닌 것 가지고 아이와 경쟁하는 것을 보면 ‘영락없는 애’라면서 왜 그런지 도통 이해하기 어렵단다. 아들 편을 들면 버릇 나빠진다면서 결국 싸움으로 이어지니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란다. 얼마 전엔 큰 싸움 끝에 결국 이혼하자는 말까지 나왔다며 사뭇 심각한 표정이다. P가 들려주는 남편의 가족사는 평범하진 않았다. 남자의 속사정을 알고 결혼을 하기로 마음을 먹을 때는 남편이 경험하지 못했던 행복한 가족에 대한 꿈이 있을 줄 알았단다. 결핍만큼 더 자신의 가족을 소중히 여기고 아낄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한 면에 속상해했다. 남의 집 남편 이야기를 듣다가 남 얘기 같지 않고 마음이 편치 않아서 많은 .. 더보기 상담 받길 잘했어. 남편은 부부 싸움을 종료할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한 상담을 받아들였다. 위기 상황에서 상담을 받는 일은 누구라도 쉽지 않다. 아내보다 남편이 상담을 시작하는 일은 더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남편의 상담은 높이 살만하다. 내 생각엔 1년간의 상담을 통해 남편은 본인의 탯줄을 인식하고 원 가족과의 관계를 통찰했다. 게다가 부모님과의 관계가 끈적끈적하지 않고 클리어해졌다. 한 가족의 가장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행동했다. 덕분에 난 남편에 대한 신뢰를 회복했다. 상담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시동생의 하극상에 대한 문제를 객관적으로 인식했고 시동생이 내게 사과를 하는 과정에서 남편은 현명한 중재를 이끌었다. 일주일에 한번은 꼬박꼬박 시댁에 전화하는 일을 강요하지 않았고 여름 휴가를 시댁에서 보내던 일도 끊.. 더보기 아빠의 탯줄, 상담이 필요해. 선녀와 나무꾼의 이야기를 읽다가 내가 겪은 고부관계가 떠올랐다. 아이만 데리고 하늘나라로 올라가버린 선녀처럼 나도 시월드와 영영 만나지 못할 어딘가로 가버리고 싶을 정도로 괴로운 때였다. 아들을 염려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뜨거운 호박죽을 주는 바람에 아들은 하늘나라에서 타고 온 말에서 떨어지고 영영 부인과 자식을 만나지 못하게 되는 비극적인 이야기다. 부부 관계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어떻게든 이겨보겠는데 외부 환경으로 인해 결혼에 영향을 받는 일은 참기 어렵다. 남편의 원 가족과의 관계가 그랬다. 시댁과의 갈등은 참기 어려운 외부 환경에 속한다. ‘내 가족은 남편을 힘들게 하지 않는데 왜 남편의 가족은 나를 이토록 힘들게 하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불공평하고 억울했다. 한 남자를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 더보기 그림책 읽는 시간 아이를 품에 안아 젖을 물릴 때 온 몸으로 밀착하고 눈을 맞추며 교감했다면 그림책 읽어주는 일은 아이와 나만이 아는 은밀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일이다.아이와 엄마가 쌓아 올리는 친밀감의 의식으로 이보다 더 좋은 시간도 없다. 그뿐 아니다. 내가 어릴 적 만나지 못한 그림책을 몽땅 읽을 기회도 덤으로 얻는다. 오랜 시간 잊고 있던 그림책을 엄마가 된 이후 숱하게 읽었다.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그토록 많은 그림책을 읽어볼 기회가 있을 정도로. 때로는 의무감으로 읽은 날도 물론 많다. 양반 다리를 하고 앉으면 그 안에 쏙 들어오는 아이의 머리통이 가슴에 닿을 때 느낌이 좋다. 점점 묵직해지는 아이의 무게만큼 다리가 저려오고 목이 아프기도 하지만 시간이 훌쩍 지나는 줄 모른채 몰입하는 모습을 보면 견딜만하다. 전.. 더보기 예술을 집밥처럼 예술의 힘은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어마어마하다. 책의 힘이 쎈 만큼 예술의 힘도 측정이 불가능지만 강하다. 어려서부터 다양한 예술 분야를 접하며 8할은 예술이 키운 아이로 성장했다는 김태희가 쓴 '행복한 인재로 키우는 예술의 힘' 에 나오는 '예술 밥상', '예술을 집밥처럼'이라는 말이 아주 마음에 든다. 예술이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엄청난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하는 것부터 시작이라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예술 교육은 기술과 기능을 익히는(미술학원, 피아노학원등) 기능 교육이 전부가 아니라 감상 교육의 중요성도 다시 확인했다. 그저 듣고 보고 즐기고 공감하는 감수성이면 충분하다. 아이의 사랑스러운 몸짓 하나하나, 서툴지만 정성스럽게 그린 그림 한장,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영화 한.. 더보기 엄마가 벗은 콩깍지 아이가 쓰고 초여름의 문턱에서 완두콩을 한 자루 사다가 온 가족이 둘러앉아 콩을 깐다. 초록물이 배어 나올 듯하다. 콩꺼풀에서 나는 풀 내음도 좋다. 콩깍지를 열면 속에 빼곡하게 줄서 나란히 앉은 모습이 우리 집 남매만큼 실하다. 누가 깐 콩에 제일 많은 콩알이 들어 있나? 8개가 최고였다가 금방 9개를 발견했다며 남매는 서로 흥분한다. "얘들아, 이게 바로 콩깍지란다. 이렇게 온 가족이 콩을 까니 참 좋지? 놀이가 뭐 별거 있니? 언젠가 이렇게 엄마, 아빠랑 둘러 앉아 콩을 깐 시간들이 행복한 추억이 될 거야." 감수성 풍부한 아빠가 진지하게 말하면 나는 바로 분위기를 깬다. “얘들아 사실은 엄마가 눈에 콩깍지가 씌워서 아빠랑 결혼을 한 거란다. 그 콩깍지도 바로 이거야. 콩깍지가 눈을 가려 판단력이 흐렸던거지.. 더보기 유쾌한 일상, 즐거운 육아 거실에 비친 햇살이 젖을 먹다 내 품에서 곤히 잠든 아이를 감싸던 날, 행복했다. 나에게 날아든 행복을 어떻게든 남겨 두고 싶은 마음 한켠엔 이렇게 사랑스런 아이를 두고 엄마처럼 일찍 죽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행복함과 두려움에 대한 느낌을 적었다. 순간의 느낌을 꾸준히 기록하니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서서히 걷혔다. 조리원에선 몇 시간마다 수유를 몇 분씩 하는지, 실험정신을 발동하여 기록했다. 이유식을 먹일 때는 공들여 만든 이유식을 아이가 낼름 받아 먹으면 기분이 날아갈 듯하고, 숟가락을 혀로 밀어내면 거절당한 것처럼 기분이 나빠서 분노가 치솟는다고 육아일기에 썼다. 변기에 앉아 처음으로 응가를 한 날 아이가 최초의 예술 작품을 창조했다며 사진으로 찍어 남편에게 전송하는 통에 엽기 엄마가 .. 더보기 엄마는 탈옥이 필요해. “언니는(아이를 키우면서) 언니(개인으로서)의 꿈은 어떻게 해요?” “아이가 있다고 꿈을 꾸지 않는 건 아냐. 그건 하지만, 나는 꿈을 꾸면서 날마다 한 겹씩 새로 자라난 꿈을 지워 (중략) 내 꿈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가정의 꿈을 지켜주는 것도 중요해 그래서 내 꿈의 사이즈를 조절하지 점점 내 꿈이 자라길 바라지 않아 그래서 새로 자란 한 겹을 다시 지우는 거야. 막 쏟아지는 문장이 허공에 흩어지는 걸 보면서도 접고 집으로 돌아오는 거야. 그건 꼭 엄마와 아내로서 내가 가정을 위해 헌신하는 부분이 없으면 가정의 큰 틀은 물렁물렁 와해될 것이고. 그러면 나는 꿈조차 꿀 수 없게 될 테니까” 아들 중빈이 아주 어릴 적부터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한 작가 오소희도 한 아이의 엄마다. 그녀에게 한 엄..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