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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오늘도

두근두근 꿈명함 아름다운 한 여인이 파리의 카페에 앉아 있는 파블로 피카소에게 다가와 자신을 그려 달라고 부탁했다. 물론 적절한 대가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피카소는 몇 분 만에 여인의 모습을 스케치해 주었다. 그리고 50만 프랑(약 8천만 원)을 요구했다. 여자가 놀라서 항의했다. “아니, 선생님은 그림을 그리는 데 불과 몇 분밖에 걸리지 않았잖아요?” 피카소가 대답했다. “천만에요. 난 당신을 그리는 데 40년이 걸렸습니다.” 구본형은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에서 피카소의 일화를 소개하며 '피카소는 자신이 사용한 노동 시간이 아니라 계발된 재능이라는 인적 자본을 기준으로 그림의 값을 매겼고 타고난 재능을 발견하고 계발한 사람만이 사회적 인정과 경제적 부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 것이 .. 더보기
버럭 신을 잠재우기엔, 여행이 최고! 어린 아이를 키우는 시기엔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가족으로 인한 피로감을 자주 느낀다.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치우고 단순 반복되는 ‘매여 있는 의무’에 지치면 짜증이 잦고 인내력은 쉽게 고갈된다. 이럴 때는 자꾸 어디든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절대양육기간을 지나면서 유독 여행에 대한 갈망이 컸다. 육아에 지친 증거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느껴지는 힘겨움은 짧은 여행을 매번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열심히 애 키운 당신, 떠나라' 라고 해줄 정도로 나에게 보상 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내 생애 언제 이토록 타인을 위해 희생적으로 살았던 적이 있을까. 쉬지 않고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엄마의 역할을 하면서 콧바람을 쏘이고픈 마음이 간절해진다. 가장 신나는 일은 남이 해준 밥을 먹는 일이다. .. 더보기
엄마, 불균형을 견디는 일 지랄발랄 하은맘이라는 이름으로 육아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거친 엄마 김선미는 묘한 매력이 있다. 절대양육 3년을 군대와 비교해서 쓴 '군대 육아' 책도 인상적이다. 군대만큼 빡세고 정신 줄 놓는 육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시댁과 남편에 대한 발언은 뚫어 뻥처럼 시원하다. 찰진 욕에선 대리 만족을 느낀다. 그녀의 말대로 육아 3년을 미친 듯이 몰입하고 열나게 공부하며 내 수행 시간으로 보낸다면 세상에 못할 일도 없겠다. 한창 육아 중 일 때 의사인 친구와 통화를 했다. 그녀의 월급은 500이 넘는단다. 의사 부부인 그 집은 연봉이 1억이 넘는다. 친구가 말한다. “내 월급이 300만 됐어도 일 안하고 애 봤지.” “그래. 니 똥 굵다.” 재수 똥 덩어리 같은 이라고! 갑자기 할 말을 잃었다. 친구의.. 더보기
아이도 좋고 엄마도 좋은 산행 -얘들아!! 오늘 날씨도 풀렸는데 산에 갈까? -엄마, 귀찮고 힘들어서 싫어요. -유치원 월요 발표 시간에 할 얘기 거리 생길 텐데. -괜찮아요. 그냥 놀이터에서 줄넘기 한 거 올려주세요. -산에 가는 게 얼마나 좋은데! 얘는 참! -엄마는 참! 주말마다 산에 가자고 절 유혹하신단 말이에요. -오늘은 무슨 맛있는 간식을 사가지고 산에 갈까나? -알겠어요. 엄마, 오늘만 같이 가 줄게요. 제가 좋아하는 간식 챙겨주세요. 집안일에 멀미가 날 것만 같은 날, 마땅히 갈 곳이 없을 때 난 딸아이를 재촉해서 산에 간다. 봄바람이 부는 날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밭에 가서 흙을 만지고 풀을 뽑더니 가을엔 산으로 내 맘대로 출근이다. 아이를 데리고 놀기엔 자연만큼 좋은 곳도 없다. 지난 몇 주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딸.. 더보기
파자마 파티 파자마 파티(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방법) 남편이 3주간의 긴 여행으로 집을 비운 날, 아홉 살 아이의 벼르고 벼르던 소원이 이루어졌다. 친구를 집으로 초대해서 밤 늦게까지 놀고 잠도 같이 자는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친구를 초대해서 함께 잘 생각은 못했는데 아이가 크면서 새로운 욕구도 생긴다. 가장 친한 친구 3명을 초대했다. 친구의 부모님들도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다. 원래 지난주 금요일에 친한 친구 한 명을 초대하기로 했었는데 아들이 갑자기 열이 나는 바람에 일주일이 연기되었다. 그 사이 친구가 두 명이나 더 늘었다. 어차피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쿨하게 허락했다. 단 원칙은 저녁은 각자의 집에서 먹고, 샤워까지 마치고 각자의 베개와 칫솔은 챙겨 오는 걸로 했다. 거기에 .. 더보기
괴물 엄마로 변하지 않으려면 아이는 ‘갖고, 낳고’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이를 돌보는 일은 더 많은 체력과 인내심이 필요한 일이다. 난 자주 비실대고 아팠다. 환절기에 감기는 기본이고 일상 생활을 유지하는 것조차 '하루 살이 같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단 하루살이와 다른 점은 죽지 않고 아침이 되면 다시 깨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엄마가 된 이후 난 그렇게 매일 죽진 않고 하루를 겨우 살고 초저녁이 되면 바로 기절하고를 반복했다. 물론 육아는 엄청난 에너지가 소비된다. 절대양육기간이 유독 힘든 이유 중 하나는 잠이 부족해서다. 수면 부족은 사람을 참말로 이상하게 만든다. 밤중 수유로 잠 못 자는 고문에 시달려 본 엄마라면 200프로 공감할 것이다. 일년간 모유 수유를 했더니 뼈 속의 진액까지 다 빼앗긴 것처럼 기름기 하나 없이 버석.. 더보기
흔들리지 않는 엄마는 없다. 한 아이를 키워내는 것만큼 대단한 예술작품은 없다. 엄마들은 누구나 예술가라고 해도 무방하다. 아이라는 생애 최초의 예술작품을 탄생시키는 과정을 거치면서 엄마들은 왜 불안하고 자신감을 상실하는 것일까? 작곡을 전공하고 독일에서 유학까지 한 K씨, 아이를 낳고 6년의 공백기를 가지면서 자신감을 상실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다던 K씨는 요즘 품앗이로 아이 친구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피아노를 가르치면서 작곡도 같이 가르치는데 아이들의 반응이 좋아서 즐겁단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두려움이 가득했던 고등학교 교사 L씨, 아이가 태어나면서 모든 게 엉망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애만 낳으면 엄마가 다 키워 주신다며 걱정하지 말라던 친정엄마가 아이를 6개월 돌봐주신 시점에 팔목을 다.. 더보기
밥짓는 엄마 남편의 어머니는 매일 밥을 하신다. 그것도 세끼를 꼬박 꼬박! 아들, 손자, 며느리가 시골에 내려가면 어머님께서 제일 잘하시는 요리 비법은 모두 공개된다. 보통의 날보다 더욱 열심히 밥을 지으신다. 외식은 거의 않는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더운 여름에 칼국수 면을 밀가루 반죽으로 밀고 팥물을 내려 팥 칼국수를 만들어주신다. ‘죽 집에 가면 언제라도 손 쉽게 사먹는 팥죽과 팥 칼국수를 그렇게 힘들게 만들어야 하나?’ 하는 마음에 내 머릿속에선 어머님의 고생이 안타깝고 효율성을 따졌다. 그런데 왠걸, 어느 맛 집에서 먹어본 팥 칼국수보다 맛있었다. 팥죽 좋아하는 남편이 2시간 운전해서 찾아간 팥죽과는 비교도 안된다. ‘이렇게 진하고 고소하고 맛있어서 힘들어도 직접 만드시는 것이구나.’라고 대번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