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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유진/MeStory

밥 푸는 순위에 욱하고 살면서 목에 가시처럼 걸리는 것이 있다. 불공평, 그 중에서도 으뜸은 남녀차별이고 남아선호에 대한 저항이다. 성정체성을 찾기 전에는 남자라는 종족을 어떻게든 뛰어 넘어야겠다는 생각이 압도적이었다면 정체성을 회복한 후에는 남성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각자의 '성'답게 존재하며 서로를 존중하며 살면 참 아름답겠다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 안에 지워지지 않은 상흔으로 남았는지 남성에 대한 증오심이 불쑥불쑥 올라온다. 내가 결혼을 하지 않았으면 겪지 않고 몰랐을 일들 그리고 아들이 없었다면 전혀 인지 못할 일들에 대해 고민한다. 아들을 낳고 키워보니 아들이라서 내게 귀한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누구나 존중 받아 마땅한데 오히려 내 안의 부정적인 남성상이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 염려된다. .. 더보기
함께 읽고 쓰는 모임 내게는 귀한 인연의 엄마가 둘이나 있다. 벌써 4년전인가. 절대양육기를 지나 도서관에서 마더코칭으로 강의할 때 만났다. 3개월의 강의가 끝나고도 인연이 되어 개인적인 만남을 이어왔는데 독일에 사는 지금까지 이어간다. 사는 곳도 다르고 돌쟁이를 키우는 엄마도 있어서 직접 만나기는 어렵지만 온라인 카페에서 글로 만난다. 내가 책을 고르고 함께 읽고 글을 쓴다. 벌써 3번 째 모임을 시작했다. 우리 셋 모두 책을 좋아하고 쓰기에 대한 열망이 강하니 가능한 모임이다. 이번 여름에 한국에 들어가자 마자 만났다. 나 외의 둘은 서로 얼굴도 본 적 없지만 5개월동안 글로만 만나다가 실제로 보니 역시나 좋아했다. 올 하반기엔 10주동안 10권의 책을 읽고 20편의 글을 쓰기로 했다. 함께 하는 글벗이 있으니 얼마나 든.. 더보기
글 쓰는 사람, 유진 글쓰기 역사에 대하여. 글쓰기 역사라 지칭하니 괜히 거창하게 느껴지지만 그리 생각하지 않으련다. 내 글쓰기는 언제부터 시작했더라. 먼 기억을 더듬어본다. 국민학교 시절 일기 숙제가 싫지 않았고 선생님이 검사하는 타인의 시선도 나쁘지 않았다. 할머니가 키우던 시골집 소가 밤새 울부짖으며 애처롭게 송아지를 낳던 날 밤, '나를 낳으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엄마를 자동으로 떠올렸고 엄마 있는 송아지가 부럽다고 일기를 썼다. 속내를 드러낸 일기장이 화장실 휴지로 전락하고 숱한 이사로 여태 보존된 글은 없지만 썼다는 기억은 남았다. 내가 깊이 애착했던 초등 1학년 한형선 선생님이 다른 학교로 전근 가시면서 선물해준 책날개에 꾹꾹 눌러써주신 글귀도 떠오른다. 좋아했던 선생님이 주신 책이라는 매체와 그곳에 곱게 쓴 .. 더보기
엄마, 웃어봐요. 엄마, 웃어봐요. 아이가 어느 날, 버석버석 웃음기 하나 없는 내게 말한다. 엄마는 웃을 때가 가장 예뻐요. 엄마에게 참 잘 웃네요. 어쩜 그렇게 잘 웃어요? 하면서 웃음꽃이라고 불러준 사람이 있어. 엄마는 웃음꽃이라는 단어가 참 좋더라. 에이, 엄마가 웃음꽃? 화난꽃 아니에요? 그렇네. 화난 꽃일 때가 더 많네. 웃음꽃 말고 환한 꽃으로 바꿀까 아이가 그리는 엄마 얼굴은 늘 웃음꽃이 가득하다. 한눈을 찡긋한 얼굴에 탐스러운 머리칼 원피스엔 화려한 색을 칠한다. 아이가 그리는 가장 예쁜 사람은 바로 엄마다. 엄마라도 엄마라서 더 많이 웃어야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