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꽃유진/life in Schwanewede 썸네일형 리스트형 걷는 것이 행복이라고 8. 걷고 명상하고 여행한다-최인철의 굿 라이프 중에서 연구 결과 ’행복한 삶이란 여행을 자주하는 삶이다‘라고 선언해도 될 정도다. 특히 먹고 수다 떨고 걷고 노는 행위가 한꺼번에 일어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여행은 행복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할 수 있다. 또 근본적인 이유는 여행은 행복에 가장 중요한 기본 욕구들(유능감, 자율성, 관계)이 극대화되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운동은 몸의 건강뿐 아니라 즐거움과 의미를 제공해주는 효자 종목이다. 걷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이 최근에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애초부터 행복한 경험들을 많이 하려는 사람들이다. 여행할 수 없으니 걷기라도 매일 한다.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걸리는 게 하나도 없는 맑은 공기에 감탄하며. 더보기 당근 맛있지, 당근 케이크! 처치 곤란 당근이 많을 땐 당근 케이크를 만든다. 꽤 많은 당근을 소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애용했던 '아임 파이'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 2층에 있던 작은 수제 파이 집이다. 이국적인 외모에 딱 어울리는 큰 키의 주인 언니가 혼자 운영했는데 당근 케이크는 예약 주문만 가능했다. 우리 집 애들은 시판용 케이크를 좋아하지 않아서 생일엔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수수팥떡이나 시루떡으로 축하했다. 가끔은 당근 케이크를 아임 파이에서 사다가 초를 꽂았는데 특히 큰 아이가 당근 케이크를 좋아했다. 떡처럼 포근포근한 식감에 중간중간 익은 당근이 씹히는 심심한 맛이 은근 매력이다. 당근은 다른 야채에 비해 딱딱한 식감이라 비빔밥이나 김밥을 쌀 때 채 썰어서 볶는 용도 외에는 손이 덜 간다. 음식의 색감을 더하기.. 더보기 체리 묘목에서 희망이 싹튼다 체리 묘목을 심었다. 세상에 그것도 두 그루나! 슈토프 지금 사는 집은 살면 살수록 아주 마음에 든다. 주말 부부 하면서 남편이 혼자 에어비앤비에 묵을 때 어렵게 구했다. 인터뷰 결과를 기다리면서 우리 가족이 살기에 딱 좋은 집이라고 남편은 꼭 되면 좋겠다고 했다. 인터뷰까지 통과, 우리에게 세 주기로 결정한 후에 애들과 함께 집을 보러 왔는데 짐이 너무 많고 어린아이가 사는 집답게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 와중에 좋은 집이라는 걸 알아본 남편의 안목은 지금껏 칭찬이다. 이렇게 넓고 쾌적한 공간이라는 걸 살면서 진가를 알게 되다니! 딱 하나 단점을 꼽으라면 정원이 안채에서 좀 멀다. 내가 원하는 건 테라스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외부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공간이길 바랐는데 주인집에서 나오는 길에 우리 집.. 더보기 화려하지 않아도 마음에 쏙 드는 클라우디아랑 나는 생일이 하루 차이다. 이사 오고 처음 맞는 생일이니 축하 카드라도 보내야지 생각만 하고 실천은 못했다. 올해도 가장 먼저 클라우디아가 생일 카드를 우편으로 보냈다. 내가 살던 슈바니비데의 풍경이 멋스러운 포장지의 초콜릿과 함께. 분홍색 펜으로 늘 그렇듯이 흘림체로 카드를 쓰고 초콜릿을 사서 택배를 보내기까지 그 쉬운 일을 그녀는 하고 나는 못했다. 그래도 크게 자책하진 않는다. 다음날 나도 생일에 맞추어 메시지는 보냈으니까. 함부르크에서 직장 다니는 딸 카타리나가 엄마 생일에 집에 왔나 보다. 축하 메시지를 보내니까 고맙다면서 클라우디아는 카타리나가 글쎄, 한국 소설 을 선물했는데 엄청 기대된다면서 영화도 상영됐다는데 아느냐고, 왓츠앱 메시지에 들뜸이 묻어난다. 독일어로 번역된 화려한 .. 더보기 못생겨도 맛은 좋아, 일명 지진 케이크 처치 곤란 당근이 많을 땐 당근 케이크를 만든다. 한국에서 애용했던 '아임 파이'라는 수제 파이집이 있었다. 우리 집 애들은 시판용 케이크를 잘 먹지 않았다. 생일엔 주로 수수팥떡으로 축하했다. 가끔은 당근 케이크를 아임 파이에서 사다가 초를 꽂기도 했는데 특히 아들이 당근 케이크를 좋아했다. 유튜브 하다앳홈님의 당근 케이크 레시피는 엄청 쉽다길래 겁 없이 했는데 정말 쉽다. 식감은 촉촉하고 맛은 심심하니 딱 내가 좋아하는 건강한 맛이다. 아들 생일에 맞춰 연습 삼아했는데 대성공이라 이번엔 초콜릿 케이크에 도전했다. 버터도 계란도 우유도 넣지 않은 비건 초콜릿 케이크다. 남편은 논바닥 쩍쩍 갈라진 모양새라는 둥 아들은 지진 케이크라고 이런 케이크는 처음이라는 표정으로 다들 한 마디씩 거든다. 난 이렇게 .. 더보기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기 손재주가 뛰어난 아들은 만들기를 잘한다. 어릴 적부터 공룡에 매료된 아이는 형태만 달리해서 이젠 오리가미로 자기가 원하는 형상을 만든다. 아이 학교 인스타그램에도 특별한 취미인 오리가미 창작자로 소개됐다. 프랑스어 숙제로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기가 있었다면서 그저께는 세 시간이나 걸려서 엄청 정성껏 카드를 만든다. 몰입하기에 이보다 좋은 것도 없겠다 싶을 만큼. 카드가 너무 예뻐서 나도 탐나길래 배웠다. 시행착오를 거쳐서 자기 걸로 만든 아이가 전수해주니 배우는 사람은 훨씬 쉽게 배운다. 속지엔 입체 트리를 풍성하게 붙였다. 수제 카드가 아주 마음에 든다. 한국에서 보낸 택배가 또 세관에 걸렸다. 가져가면 안된다는 걸 남편이 사정해서 리플릿 한 권은 겨우 챙겨왔다. 반가운 리플릿, 붉은 디자인이 성탄절 카.. 더보기 그리운 추억은 글이 되고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 과자를 구웠다. 11월부터 마트엔 크리스마스 과자 만들기 위한 용품들이 즐비하다. 이번엔 만들어진 도우를 사다가 딸이 마음대로 모양을 내고 구워서 꾸몄다. 재작년엔 클라우디아가 오누이까지 초대해서 함께 만들도록 준비해줬고 작년엔 클라우디아랑만 둘이 사부작사부작 만들었던 기억을 소환했다. 그 찰나에 클라우디아에게서 왓츠앱으로 메시지가 왔다. 마침 자기도 수요일에 과자를 만들었는데 우리가 함께 만들던 시간이 떠올랐다고. 이제 함께 만들지 못해서 아쉽다고. 같은 동네에 살 땐 자주 만나며 소소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는데 이젠 더 이상 그럴 수 없다. 3시간이라는 물리적 거리감이 생긴 거다. 대신 크리스마스 엽서가 도착했다. 클라우디아 아빠 기일에 아들 딸 온 가족이 엄마 집에 모여.. 더보기 11월은 카페도 셧다운! 새달 11월이 시작이다. 2020년, 년도 숫자도 어쩜 이렇게 딱 떨어지냐며 예쁘다예쁘다했는데. 이제 겨우 두 달 남았다. 독일은 11월부터 한 달간 대부분 상점이 문을 닫는다. 올봄 3월과는 다른 대처다. 그때는 사상 초유의 상황으로 학교까지 문을 닫았지만 이번은 다르다. 불행 중 다행인가. 확진자 수는 매일 늘어서 곧 2만 명을 찍을 기세다. 이 정도로 심각하지 않았던 10월 가을 방학엔 도저히 집에만 있기 힘들다, 가까운 곳으로 바람이라도 쐬러 가야겠다 싶어서 유일하게 한국 지인이 사는 뒤셀도르프 기차 티켓을 끊었다가 날렸다. 하필이면 그날 내가 사는 동네가 코로나 위험지역으로 발표가 나서. 그럴 경우 호텔에서 코로나 음성 판정 확인서가 필요하단다. 결국 호텔도 날릴 뻔했지만 환불이 돼서 그나마 다.. 더보기 이전 1 2 3 4 5 ··· 1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