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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유진/life in Schwanewede

생일이면 꼭 만나는 친구 "당신은 독일 유치원 선생 하고도 친구하고 역시, 위버멘쉬야" 피트가랑 내 생일이라고 만나고 들어온 날 남편이 그런다. 피트가는 유치원 선생은 아니다. 유치원 원장 바로 밑에 있는 정확히 직함은 모르겠지만 반을 맡지는 않고 선생과 학생들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총무쯤 되려나. 원래 유치원 선생이었는데 진급했다. 선생일 때보다 30유로 정도 월급은 올랐다고. 일부러 친구가 되려고 된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리 되었다. 딸이 유치원 다닐 때 유일하게 영어가 가능한 사람이라 자주 소통을 하다 보니 친해졌다. 만날 때마다 반갑게 인사하고 안부를 묻고 내 아이의 적응을 적극적으로 돕던 친절한 사람. 딸이 일년간 다닌 유치원을 졸업할 때 가나다라가 적힌 에코백을 선물했다. 헤어짐을 서로 아쉬워했고 메일 주소를 주고.. 더보기
오늘은 발마사지 하는 날 오늘은 한 달에 한 번 있는 발마사지 하는 날. 독일어 선생 쇼팽에게 한 달에 세 번은 수업을 받고 한 번은 내가 발마사지를 해드린다. 3주 전쯤 쇼팽의 아내인 프라우 쇼팽이 내게 오더니만 심각하게 묻는다. 자기 정수리의 머리가 한 움큼 빠졌는데 혹시 발마사지로 치료할 수 있겠냐고. 나는 많이 황당해서 내가 의사도 아니고 웃었다. 머리가 아픈 건 발마사지로 어디 부위를 마사지하면 될지 아는데 머리카락은 모르겠다고. 혹시 일이 많아서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지. 갑자기 돌팔이 의사 흉내를 내며 이것저것을 물었다. 일은 많지 않지만 깊은 슬픔이 있다는 둥. 에너지가 많이 없다는 둥 여러 가지 이야기를 쏟아냈다. 그럼 발마사지를 한 번 받아보는 것도 좋겠다고. 원하면 해줄 수 있다고. 그리고 약속을 잡고 2.. 더보기
태풍은 지나가고 일요일(2월 9일) 오후부터 독일엔 태풍이 온다는 뉴스다. 날씨가 궂으면 기차가 안 다니는 경우가 잦으니 남편은 아침 8시에 평상시보다 일찍 집을 나서서 일하는 도시로 갔다. 다행히 중간에 발이 묶이지 않고 무사히 도착. 일기 예보대로 오후엔 바람 소리가 무서웠다. 딸아이 반 단체 와츠앱에선 월요일에 학교를 가는 건지 묻고 답하느라 시끌벅적하고. 니더작센주 안에 있는 다른 도시인 Osnabrück, Delmenhorst, Götingen, Harz 은 학교 휴무(Schulausfall)지만 오스타 홀츠는 월요일(2월 10일) 아침 6시 전에 알 수 있다고. 어떤 엄마는 담임선생에게 전화를 해서 물었는데 선생은 일차적으로는 부모가 결정해서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학교에 보내지 않아도 된다고. 대신 학교에 전화.. 더보기
한국에서 온 반가운 선물, 세관에 걸리더라도 역시 이번에도 걸렸다. 한국에서 배로 보낸 택배가 세관(Zollamt)에 걸렸다. 그렇지 않아도 남매는 이제나저제나 택배를 눈 빠지게 기다렸다. 처음엔 크리스마스 전에는 도착하겠지. 그럼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겠구나. 기대했는데 조회해보니 독일에 도착 날짜가 2020년 1월 3일이다. 큰 맘먹고 산 만화책을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퉁쳤는데 벌써 1월 중순. 마침 택배 보낸 언니랑 보름 뒤면 세 달이 다 되어 가는데 택배가 왜 이렇게 안 온다니 통화했는데 그 날 바로 세관에서 보낸 편지를 받았다. 나는 세관에서 편지만 오지 않고 바로 집으로 오면 좋겠다고. 늦더라도 이미 늦었으니 바랄 게 없다고 했는데 말이다. 작년 내 생일에 셋째 언니가 보낸 택배가 걸렸을 때랑 비슷한 편지다. 2주 안에 찾아가지 않으면 다.. 더보기
겨울 방학도 알차게 오누이 2주 겨울 방학이 끝나간다. 숙제도 없고 학원도 안 다니고 띵가띵가 놀기만 해도 시간은 잘 간다. 아들은 겨울잠 자듯 신생아처럼 하루에 12시간씩 자서 내가 슈퍼 베이비라는 별명을 붙였다. 아들은 공부할 때는 공부를, 놀 때는 놀기에 집중하는 게 독일 사람들의 특징인 것 같단다. 내가 보기에도 그렇다. 일과 여가의 구분이 명확하다. 충분히 쉬면 학교나 일터로 복귀했을 때 집중도가 높겠다. 취미 생활도 전투적으로 하면서 제대로 즐기며 쉰다. 일과 여가 생활의 균형, 내가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남편도 크리스마스 휴가로 2주를 쉬었다. 이 휴가엔 공휴일과 개인 휴가 포함이다. 일 년 휴가가 30일인데 그중 며칠은 성탄절에 직원이 일제히 쓰는 셈이다. 내년 휴가 계획은 미리 냈다. 여름휴가는 3주.. 더보기
사진과 초콜릿 12월이다. 며칠 있으면 2019년과는 영영 굿바이라니. 오늘이 12월 17일이라는 게 믿기지 않아서 자꾸 남은 날짜를 세어본다. 남편도 지난주 금요일 회사에서 일 년에 한 번 있는 전체 회식을 했는데 선물로 회사 로고가 찍힌 초콜릿과 사진을 받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선물로 초콜릿과 사진이 제격이다. 유럽의 가장 큰 명절 크리스마스. 이번 주만 출근하면 2주간 성탄 연휴로 회사도 쉰다. 초등학생 딸 반도 선생님 선물을 3유로(4천 원)씩 걷어서 반 대표 엄마가 준비했다. 담임 선생님 그리고 새로 온 친구 스테판을 돕는 도우미 선생님, 스포츠와 자흐 담당인 헤어 라마스, 딸 말로는 싸우는 아이들을 중재하는 선생님이라는 데 처음 보는 선생님까지. 총 4분께 드릴 작은 선물을 파울 엄마가 준비했다. 난 .. 더보기
술병이 웬 말 토요일 저녁 6시, 친구 클라우디아가 우리 가족을 초대했다. 작년 성탄절에 만나고 여름에 우리가 초밥집에 초대해서 점심을 먹은 후 가족 모임은 오랜만이다. 독일에서 가을과 겨울에 자주 먹는다는 굴라쉬를 면에 부어 먹는 음식을 먹었다. 한국의 덮밥과 비슷하려나. 가든에서 수확한 배추 사촌(배추보다 잎이 훨씬 넓고 억센)쯤 되는 야채를 우거지처럼 만든 요리가 맛있었다. 클라우디아와 나는 자주 만나지만 다른 가족들은 몇 달만이다. 특히 남편이 새로운 회사에 간 이후엔 처음이라 할 이야기가 많았다. 와인 두 잔까지는 딱 좋았다. 분위기 좋고 목 넘김이 좋다고 방심했다. 한국의 과일주와 비슷한 맛인 셰리(Sherry,15도)를 한 잔 더 마셨을 뿐인데 그날 밤 한 숨을 못 잤다. 화장실을 얼마나 왔다 갔다 했는지.. 더보기
유럽의 겨울, 잘 보내는 법 하나, 초와 친하게 지낸다. 10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 서머타임이 해제되면서 등교 시간(아침 7시 반)에 환했는데 다시 무서운 속도로 어두워진다. 자전거 타고 등교하는 아이에겐 라이트가 걸어가는 딸은 형광 조끼가 필수다. 어둠을 밝히는데 초만큼 은은하고 강력한 것도 없다. 길고 어두운 북유럽에 휘게 라이프가 유명한 이유다. 초를 밝히면 이상하게 기분까지 환해진다. 작은 초(Teelichte) 하나는 4시간 정도 유지되는데 아침저녁으로 초와 친하게 지낸다. 둘, 맛있고 다양한 차를 자주 마신다. 독일에 왜 그렇게 차 종류도 많은 지 알겠다. 감기 걸리면 먹는 감기 차, 방광염에 좋은 신장차, 숙면을 돕는 수면 차까지. 기능성 차뿐 아니라 듣지도 못한 차도 많다. 초와 차는 단짝 친구다. 초를 켜고 마시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