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그리고영화

마흔 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 북한산 어디쯤, 새벽 두 시간, 벚꽃, 넓은 이마, 감수성,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나, 하루 혁명, 인생 경영, 매년 한 권의 저서, 해린과 해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정 하나 등 구본형 하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단어다. 서른에 구본형을 알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변화경영연구소 홈페이지를 들락거렸다. 그의 제자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나기도 했다. 큰 아이가 돌 무렵이라 포기하고 그가 아끼는 제자가 운영하는 에서 글을 썼다. 연말에 연구소 송년회에 참석해서 먼발치서 그를 보았다.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아우라가 풍겼다. 그 뒤로도 옆에서 직접 배울 기회를 엿보았지만 9기 연구원으로 지원할 당시엔 그는 병상에 있었다. 꼭 연구원이 되지 않더라도 꿈벗이라도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서야 후회했다.. 더보기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레베카 솔닛 20여 권의 저서 중 이 책은 왜 남성은 여성을 인정하려 들지 않을까? 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글이다. 모든 남성이 여성을 함부로 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율적으로 볼 때 훨씬 더 많은 경우에 여성이 함부로 대함을 당한다. 그뿐 아니라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성폭력과 강간의 두려움을 갖는다. 미국인 여성 작가의 눈으로 본 남성 대 여성의 이분법적 갈등 혹은 불평등한 권력 행사에 대해 리베카 솔닛은 대담하고 명쾌한 문체로 9편의 산문에서 밝힌다. 글 전반에서 느껴지는 박식함은 바로 방대한 자료 수집과 사회 전반에 대한 지극한 관심과 통찰에서 나오는 듯 하다. 내 주변에서 솔닛이 겪은 것처럼 자신이 쓴 책을 아는 척 한 남자를 만날 확률은 극히 드물다. 게다가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고 아는 척하.. 더보기
나는 독일에서 일한다 독일에서 취업해서 5년간 산 경험을 바탕으로 쓴 라는 책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어요. e북이 있으면 바로 사고 싶을 만큼 공감가는 내용이 많아 보여요. 마침 브런치에서 위클리 매거진으로 연재를 시작했고 이담북스 출판사에서도 미리 보기로 맛만 봤어요. https://brunch.co.kr/@naraeskyjeon#magazines 왜 하필 독일인가? 우리가 처음 독일에 올 때 그랬던 것처럼 영어권 나라보다 비자 받기가 쉬울 것 같다는 부분은 비슷했어요. 하지만 요즘은 독일도 비자 받기가 그렇게 수월하지 않은 분위기에요. 단 조건은 독일어만 극복하면이라는 단서가 붙는데 이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에요. 하나의 언어를 정복하는 일은 또 다른 세계를 얻는 일이라는데 이게 어디 쉽나요. 사실 저도 독일어 때문에 미칠.. 더보기
낭만 그 이후의 결혼 생활 알랭 드 보통이 스물 셋에 썼다는 는 사랑에 빠지는 의 심리에 더해 철학적 사유를 너무나 잘 표현해서 감탄했다. 그 이후 이십여 년 만에 쓴 결혼에 관한 소설이 이다. 이 책에선 낭만적 사랑에서 청혼 그리고 결혼과 육아가 포함되었다. 결혼이라는 제도 속에서 어떻게 사랑이 지속될 수 있는지 ‘보통’스러운 진가가 발휘된다. 마흔에 쓴 사랑인 만큼 성숙하고 진화한 느낌이다. 결혼을 한 후에 종종 듣게 되는 “둘이 어떻게 만났어?”에 묻어 있는 낭만이 아니라 진짜 러브스토리는 바로 이것이다. “돈 때문에 자주 걱정하고, 딸과 아들을 차례로 낳고, 권태로운 시간을 보내고, 가끔은 서로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고”(40쪽) “이걸 어떻게 평생 견디고 살지?”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야 할 때다. 사랑의 신성한 시작이라 .. 더보기
끝내기의 기술, 피니시 목표를 절반으로 줄여 어쨌든 끝내기 이 책은 마침 부크크에서 자가 출판하기로 한 타이밍에 읽으면서 더 와 닿는 부분이 많았다. 이루지 못한 오랜 꿈은 유령처럼 나를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해결하지 못한 일은 무의식이 자꾸 의식하고 벗어나지 못한다더니 꿈(목표)도 그런 모양이다. 문제는 처음부터 너무 큰 목표를 잡았다는 것이다. 쓰는 일이 좋아지면서 작가가 되겠다고 이왕이면 큰 꿈을 가지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출판에 욕심을 냈다. 한 권의 제대로 된 책을 쓰는 일이 그렇게 쉽지 않고 작가는 아무나 되나. 어찌 되었든 오랜 꿈인 출판은 라는 책으로 이루었다. 만족스러운 결과물은 아닐지라도 이렇게라도 마무리한 일은 내게 여러면에 큰 도움이 되었다. “당신은 모두 다 해낼 수 있다” 맞다. 그건 완벽주의의 거.. 더보기
가족의 두 얼굴 매주 흥미롭게 본 드라마 가 끝났다. 과거는 하나도 없는 사람처럼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요. 지안이가 새로운 곳으로 떠나면서 ‘나의 아저씨’에게 한 말이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끊임없이 '진짜 어른' 그리고 ‘오늘의 그로 보라’가 떠올랐다. 우린 얼마나 많이 과거에 집착하며 살던대로 사는가. 상담에서도 과거를 파헤쳐야만 오늘의 나를 설명할 수 있다. 버리고 싶지만 쉽게 버려지지 않는 지난 상처들. 지안과 동훈이 마지막에 편안함에 이르고 행복해진 이유는 결국 자신의 과거를 직면하고 서로에게 치유자의 역할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과거와 화해하고 지금 여기에서 평화롭게 사는 게 바로 '건강한 어른'이 아닐까. 때로는 나와 비슷한 누군가를 만나면서 거울처럼 나를 본다. 서로에게 투영된 자신을.. 더보기
한국이 싫어서, 장강명 소설 장강명 소설을 이제야 읽다니! 짧은 문체가 쓱쓱 잘 읽힌다. 게다가 재미까지 있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어쩌다 한국을 떠나 사는 우리와 겹치는 마음도 발견한다. 외국살이의 고단함과 한국을 떠날 수밖에 없는 계나의 의미심장한 대사들이 남는다. “왜 한국을 떠났느냐.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지,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무턱대고 욕하진 말아줘. 내가 태어난 나라라도 싫어할 수는 있는 거잖아. 그게 뭐 그렇게 잘못됐어?”(e북 7쪽) “내가 여기서는 못 살겠다고 생각하는 건......난 정말 한국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인간이야. 무슨 멸종돼야 할 동물 같아. 추위도 너무 잘 타고, 뭘 치열하게 목숨 거고 하지도 못하고, 물려받은 것은 개뿔 없고. 그런 주제에 까다롭기는 .. 더보기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The art of speedreading people), 폴 D 티저 지음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The art of speedreading people), 폴 D 티저 지음 이 책을 통해 나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발동되는 나의 판단기질이 보인다. 책을 통해 나의 성격유형을 확실히 하고 싶다는 압박감을 느꼈고, 확정 짓는 모습을 본다. 다른 권위 있는 혹은 믿을 만한 도구를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여러 번 해본 MBTI 결과를 신뢰해서 거기서 나온 결과에 내 자신을 어떻게든 끼워 맞추려고 했다. 검사결과 외에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른 사람이 보는 나'에 대한 정보를 더 수집해서 나의 기질을 찾아가는 데 참고했다. 내가 무의식 중에 드러내는 것이 가장 나다움에 근접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인식하지 못할 수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