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으로 탑 쌓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도시락 높이만큼 쌓이는 자괴감 10분 후 알람 버튼을 두 번이나 누르고서야 겨우 찌뿌둥한 몸을 일으킨다.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고 손을 씻으면서 물이 차갑다고 느낄 틈도 없게 잽싸게 세수하고 부엌으로 간다. 밤새 내린 빗방울이 뿌옇게 맺힌 창문으로 아침이 조금씩 밝아온다. 썰렁한 공기에 얼른 조끼를 걸친다. 성냥으로 초에 불을 켠다. 포트에 물을 받으면서 보니 어젯밤 씻으려고 넣어 둔 세 개의 사과와 당근 두 개가 그대로 물에 잠겨있다. 과일 도시락을 싼다는 걸 깜박한 거다. 20분이나 늦게 일어났으니 서둘러야겠다. 포트에 물은 끓는데 커피 내릴 시간은 없겠다. 싱크대에 선 채로 사과를 반으로 자르고 사분의 일로 잘라 씨만 뺀다. 당근도 깎아 도시락에 차곡차곡 넣는다. 식구수대로 도시락을 싸야 하는 날이다. 빵까지 싸려면 개수는 배가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