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일상 썸네일형 리스트형 또 하나의 특별한 추억, 암스테르담 유럽에서 보내는 겨울 방학은 유독 어둡고 길게 느껴진다. 근검절약하는 독일인도 그동안 아낀 전기를 다 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12월 한 달 동안 집집마다 화려한 불빛이 넘친다. 어둡고 긴 겨울밤을 낭만적으로 보내기에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시간은 중요해 보인다. 대부분이 부모님을 찾아가거나 오랫동안 못 본 가족을 만나 식사를 함께 하며 선물을 교환하고 안부를 전하겠지. 우리는 방문할 가족도 없으니 여행이 필요하다. 조촐하지만 마니또 게임으로 선물은 교환했다. 아무튼 성탄절에 괜히 적적하지 않으려면 여행지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크리스마스 전날 아침에 집을 나섰다. 이웃 동네 네덜란드로 가는 9시 기차를 타러.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은 아니지만 여행은 설레.. 더보기 [하루 세끼] 3일차(20200111) 해독 주스를 매일 먹는 건 아니다. 하루 세끼를 기록하니 아무래도 건강을 신경 쓴다. 기록의 유용성이다. 남편 있는 토요일 아침에 녹색 주스를 만들었다. 색이 어찌나 곱던지. 튤립 줄기와 색이 똑같다. 잣을 넣었더니 훨씬 고소하고. 아들은 녹색이 영 마음에 들어하지 않길래 우리끼리만 사이좋게 먹었더니만 자기도 맛만 보겠단다. 먹더니 의외로 맛있다고 한 잔 부탁한단다. 굳이 강요하지 않더라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그래서 어떤 환경에서 사느냐가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부모는 또 하나의 환경. 딸내미는 방과 후 수업 3일 동안 학교에서 먹는 급식을 베지테리언으로 바꿔달란다. 2월부터는 2학기가 시작되니 새롭게 방과 후 수업 신청할 때 바꾸면 될 텐데 그전에 바꾸고 싶단다. 특정 알레르기가 있는지 못.. 더보기 걷기와 스트레칭 "운동은 삶의 활력을 높이고 기분 좋은 에너지를 맛보기에 제격이다. 운동이 좋은 건 누구나 알지만 꾸준히 지속하기는 어렵다. 오랫동안 운동과 친하지 않던 내가 꾸준히 운동하게 된 이유는 몸에 잘 맞는 운동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부드럽고 느리지만 잡념을 없애고 몸에 집중하기 좋은 요가나 스트레칭이 잘 맞는다. (중략) 운동하지 않은 날은 온몸이 찌뿌둥하고 특히 등이 아파서 쉽게 잠들지 못한다. 반대로 운동한 날은 잠을 달게 잔다. 잠을 깊이 잔 덕분에 새벽 기상이 잘 되고 기분 좋게 아침을 맞는다. 신체 에너지가 안녕하니 감정 에너지는 덩달아 충전된다" '엄마는 아플 수도 없는 사람' 중에서 잠자기 전에 하는 요가는 숙면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하루 동안 고생한 몸 마디마디를 만져주고 풀어주는 의식으로 안성.. 더보기 [하루 세끼] 2일차(20200108) 과일은 전날 미리 잘라 놓으면 아침에 먹기 편하다. 애들 도시락 싸면서 넉넉하게 준비하면 아침이 덜 분주. 감, 사과, 파프리카와 루이 보이스 차 한 잔. 그리고 사진에 없는 곡물 빵 한 조각까지.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 꼭 치즈와 버터 바른 빵을 찾게 되는데 차를 마시면 아무것도 안 바른 곡물빵이라도 고소하게 먹을만하다. 점심은 든든하게 돌솥 비빔밥. 둘째 언니가 가지를 말려서 보내준 걸로 가지나물을 무쳤다. 가지나물 쉽고 맛있게 하는 요리법도 알려줬는데 뜨거운 물에 담가 물이 미지근해질 때(10분 정도)까지 불리면 적당하게 흐물흐물해진다. 물기를 꼭 짜고 참기름, 간장, 깨소금으로 조물조물하면 쫄깃쫄깃한 가지나물 완성. 뚝배기 바닥에 참기름을 두르고 밥을 얹고 가지나물, 시금치 무침, 양파와 호박을 볶.. 더보기 알림장 편지 독일의 북부 니데작센 주에 속하는 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딸 반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독일 모든 주가 초등학교 4년 동안 한 담임이 쭉 맡는 건 아니다. 딸이 다니는 초등학교는 한 담임이 4학년 졸업할 때까지 함께 한다. 매년 선생과 반이 바뀌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 모두 장단점이 있을 거다. 딸의 담임인 Fabian이 2학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병가를 냈다. 어디가 아픈지는 사생활인지라 알려지지 않았고 한 두 달 회복되는 대로 돌아온다는 안내문에 담임이 돌아올 때까지 부담임이 맡았다. 병가 기간이 길어지겠다면서 종교 선생이 새로운 담임이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어수선하고 가장 시끄러운 반이라고 부모의 밤 때 말했는데 담임이 바뀌는 과정에서 더 정신이 없었다. 유치원부터 독일 생활을 한 딸.. 더보기 겨울 방학도 알차게 오누이 2주 겨울 방학이 끝나간다. 숙제도 없고 학원도 안 다니고 띵가띵가 놀기만 해도 시간은 잘 간다. 아들은 겨울잠 자듯 신생아처럼 하루에 12시간씩 자서 내가 슈퍼 베이비라는 별명을 붙였다. 아들은 공부할 때는 공부를, 놀 때는 놀기에 집중하는 게 독일 사람들의 특징인 것 같단다. 내가 보기에도 그렇다. 일과 여가의 구분이 명확하다. 충분히 쉬면 학교나 일터로 복귀했을 때 집중도가 높겠다. 취미 생활도 전투적으로 하면서 제대로 즐기며 쉰다. 일과 여가 생활의 균형, 내가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남편도 크리스마스 휴가로 2주를 쉬었다. 이 휴가엔 공휴일과 개인 휴가 포함이다. 일 년 휴가가 30일인데 그중 며칠은 성탄절에 직원이 일제히 쓰는 셈이다. 내년 휴가 계획은 미리 냈다. 여름휴가는 3주.. 더보기 [암스테르담 Concert Gebouw] 헨델의 메시아 2019년 12월 26일 오후 2시 15분 공연, 헨델의 메시아를 듣고 나오니 벌써 밤이다. 연주만 두 시간이라 남매는 지루했을지도 모르겠다. 클래식만 들으면 잘 자는 아들은 중간중간 열심히 고개를 떨구고. 딸은 지휘자 손짓 따라 열심히 지휘 흉내 낸다. 시간 맞춰 입장하는 관람객들의 복장은 크게 화려하지 않지만 깔끔하게 갖춰 입었다. 백발의 노부부가 나란히 팔짱을 끼고 기품 있게 들어서는 모습이나 부모님을 모시고 가족이 함께 연말 공연을 즐긴다. 우리는 무대 뒷자리, 지휘자를 마주 보는 리사이틀 좌석을 예매했는데 옆에 마침 우리와 같은 가족 구성원이 나란히 앉았다. 다른 점은 남매가 장성했다는 거. 아이들이 커서 함께 공연을 보는 것도 의미 있겠다. 그 많은 객석이 빈자리 하나 없이 꽉 찼다. 오케스트.. 더보기 독일어로 납작해진(뭉개진) 영어 클라우디아와 두 시간 토킹 어바웃, 중간에 모르는 단어를 설명하느라 영어를 동원해야 했지만 대체적으로 독일어로 대화한다. 그러고 보니 이 친구를 알게 된 지 올해로 2년째. 1년 차엔 당연히 영어로만 대화하다가 올초부터 독일어 대화를 시도했다. 영어 가능한 사람과 영어를 제쳐두고 독일어 서툰 사람이 독일어로 말하는 건 솔직히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 집에서 모국어 두고 독일어 대화하는 게 불가능한 것처럼.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영어를 누르고 서툰 언어를 사용하는 건 상당한 에너지가 들지만 우리 둘 다 독일어의 중요성을 절감한 때부터 의식적으로 노력했다. 클라우디아도 나와 독일어로만 대화하는 게 목표라고 할 만큼 적극적으로 도왔다. 이 친구는 특별히 외국인에 대한 배려가 깊다. '아' 하면 '어' 하고 알아듣.. 더보기 이전 1 ··· 13 14 15 16 17 18 19 ··· 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