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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일상

Zahnreinigung, 치석 제거 치석 제거는 최소 일 년에 한 번은 하는 게 좋다고 알고 있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이번에 몇 년 만에 하게 됐다. 스케일링을 마친 소감은 엄청 개운하다는 거다. 혀로 이 구석구석을 만져봤을 때 걸리는 게 전혀 없이 매끄럽다. 치석 제거하는 과정은 세차하는 단계와 비슷했다. 세차한 차는 왠지 더 깨끗하게 써야 할 것 같은데 치아도 그렇다. 아무거나 먹기 미안할 정도다. 조심조심 다뤄줘야 할 것 같은. 먹으면 바로 닦아서 당분간은 깨끗함을 유지하고 싶다. 마음 가짐을 새롭게 하는 관리가 이래서 중요하다. 독일에선 치석 제거는 의사가 하지 않고 치석만 담당하는 분이 했는데 노련미가 넘쳤다. 세차하듯이 이를 닦는데 1단계는 물청소다. 이 사이사이를 호수로 물을 끼얹으며 치석을 불린다. 가장 불편했다. 2단계는 뾰.. 더보기
3학년부터 만년필 사용 6학년인 아들은 벌써 세 번째 만년필을 샀다. 맨 처음 만년필은 5유로 정도의 저렴한 걸 썼는데 망가져서 5학년엔 좀 더 좋아 보이는 10유로대를 샀는데 펜 촉이 부러졌다. 이번에 퀄른에서 기념품으로 20유로 만년필을 골랐는데 노트에 써지는 부드러움이 다르단다. 디자인도 멋스럽고. 독일어 수업에선 주로 만년필을 사용한다. 독일어가 한글과 다르게 알파벳을 필기체로 쓸 때 이어짐이 자연스러우니 만년필로 쓰는 맛이 확실히 좋단다. 3학년 딸도 이번 학기부터 만년필을 준비하라는 안내장을 받았다. 만년필을 처음 쓸 때 손에 잡기 좋게 굴곡이 진 초보용으로 구입했다. 학교에선 촉이 위로 가게 해서 잡아야 하는 방법부터 차근차근 배우는 모양이다. 만년필로 쓰는 연습도 해보고. 문구류 중에서도 특히나 탐나는 만년필이 .. 더보기
[3학년] Sach 독일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Sach는 기초 과학쯤 되겠다. 5학년부터는 화학, 물리, 생물, 지질학으로 분류되어 배우는데 그전에 각 영역별 조금씩 맛을 본다. 3학년 딸이 이번 학기엔 직업 탐구를 한 학기 동안 한다. 숙제로 부모님 직업이 무엇인지 간단히 조사했다. 큰아이가 3학년 때도 똑같은 수업을 하면서 신기했던 건 아이들이 다수가 부모님 직업을 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롤모델로써 미치는 영향이 크니까 이상한 일도 아니다. 직업의 귀천이 없는 것도 분명 영향이 있을 거다. 요즘은 독일도 자녀를 대학에 보내는 비중이 늘고 있지만 그 외의 기술직에 대해서도 우호적이고 개방적이다. 마지막에 "당신의 직업에서 특별히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질문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내가 글을 쓰거나 엄마들과 .. 더보기
독일에 살면서 느는 건 요리 실력 언니 넷 중 유독 요리 잘하는 사람은 둘째 언니다. 아무리 잘하는 음식점에 가도 언니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요리 실력 출중한 사람은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이젠 알겠다. 게다가 언니는 요리하는 걸 무척이나 즐긴다. 덕분에 자매 모임에서도 주로 언니가 요리를 담당한다. 그런 언니가 지금은 산모 도우미로 활약 중인데 일하는 곳에서도 인정받는 모양이다. 하는 음식마다 맛있다고 좋아하니 요리하는 언니는 뿌듯하고 잘 먹어주면 그렇게 좋단다. 그런 언니가 참 신기했다. 집에서 손님 치르는 것도 별로 힘들어하지 않고 음식을 뚝딱해내는 모습들이. 일 야무지게 잘하는 사람은 이상하게 어딜 가나 일복이 많다. 동생 집 가도 뭐라도 하나 더 만들어 먹일 욕심으로 바쁘다. 딱 엄마 마음이다. 한국에서 난 그나마 집밥 .. 더보기
다니 친구 가비 발마사지 첫날은 기차도 말썽 집에 두고 온 남매가 연락이 안 돼서 걱정했고 밤 열한 시에 귀가하느라 고생스러웠다. 그런데 두 번째 수업부터는 엄청 편하게 집에 왔다. 총 세 시간 수업 중에 한 시간 반은 이론을 듣고 나머지는 실습이다. 두 명이 짝을 지어 그날 배운 마사지를 교대로 해주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린다. 두 번째 수업 때 내 파트너는 간호사인 가비였다. 발이 나보다 차갑고 척추 부분을 만져주었을 때 뭉침이 있었다. 가비를 먼저 해주고 다음에 내가 받았는데 엄청 꼼꼼하게 잘해주었다. 마지막 로션까지 부드럽게 발라주면서. 끝날 시간이 가까워오니 난 기차 시간 때문에 마음이 급했다. 서두르는 내 모습을 읽고는 선생도 그렇고 어디 사냐고 물어서 슈바니베데에 산다고 하니 가비가 안다면서 자기 집도 그리.. 더보기
[3학년] 독일어와 수학 시험 10월 3일 목요일은 동독과 서독의 통일 날로 휴일인데 금요일은 샌드위치 연휴로 주말까지 쭉 쉰다. 그 뒤 2주가 가을 방학이다. 방학 전 초등학교 3학년은 시험이다. 이번 학년부터 노트(Note)를 매기니 반 모임에서 담임 선생님도 신경 쓰라며 중요하게 다룬 이야기였다. 아이 입장에서도 첫 시험인 셈이니 긴장되는 모양이다. 첫째 아이는 시험이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간 적도 많았는데 둘째 아이는 딸이라서 그런지 스스로 꼼꼼하게 챙긴다. 시험 과목은 독일어, 수학, Sach(과학에 해당되는 과목인데 정확히 과학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한)다. 다행히도 방학 전 3주에 걸쳐 일주일에 한 과목씩 보니 부담이 적다. 지난주 목요일에 독일어 시험을 봤고 이번 주 월요일에 채점한 시험지가 나왔다. 열심히 노력한 만큼 점.. 더보기
[브레멘] Bürger Park 오늘같이 흐린 날을 대비해서 해가 좋은 날은 무조건 야외로 나가야 한다. 유럽이 왜 노천카페가 발달될 수밖에 없는지 알겠다. 공원은 말할 것도 없이. 독일은 유독 녹지가 많다. 그중 브레멘은 지도상으로 봐도 온통 초록인 도시다. 자연 가까이에 있으면 마음이 훨씬 여유로워진다. 면적 대비 녹지와 호수가 많은 핀란드 사람들이 정서적으로 여유롭다는 연구 결과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번 주 흐림과 비 예보를 보고 주말의 맑음을 흠뻑 누렸다. 토요일엔 브레멘의 부거 파크에 가서 하루 종일 해를 맞았다. 발마사지 다닐 때 알게 된 공원인데 직접 가보니 면적이 어마어마하다. 이렇게 넓은 땅을 아낌없이 할애하다니. 독일에서 만나는 거대한 나무들과 숲 그리고 공원을 볼 때마다 놀란다. 큰 호수를 정면으로 보는 곳엔 호텔.. 더보기
예고 없이 들이 닥치는 검표원 독일은 버스나 트램을 탈 때 표 검사를 하지 않는다. 기차도 마찬가지고. 대신 불쑥 예고 없이 검표원이 들이닥쳐 랜덤으로 검사한다. 그때 티켓이 없어서 걸리면 벌금이 60유로다. 버스의 경우 표 살 사람만 앞으로 타서 사면 되니 뒷문을 주로 이용하니 혼잡은 피할 수 있다. 신기한 건 그래도 티켓이 없어서 걸리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거다. 도덕성을 자발적으로 장착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더 바람직한 건지. 아니면 매번 검사를 해서 도덕성이 낮아질 틈이 없도록 관리하는 게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이런 시스템을 악용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 검표원이 들이닥치는 걸 보고 정차했을 시 도망치는 사람도 봤다. 어느 날은 검표원이 일반인 복장으로 탔다가 차가 출발하고 검사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었다. 처음엔 이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