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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일상

[베를린] 티어가텐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베를린은 역사 유적지에 예술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가 절묘하게 공존하는 멋스러운 도시다. 'Erinnere an Gestern denk an Morgen, lebt Heute 어제를 기억하고 내일을 생각하고 오늘을 살라'는 독일어 속담이 썩 잘 어울리는 도시랄까. 여행할 땐 역시나 날씨가 관건이다. 큰언니와 조카가 우리 집에 도착하고 난 후 며칠을 묵는 동안 언니가 가져온 여름옷은 거의 입지 못할 만큼 날씨가 써늘했다. 더운 곳에 있을 땐 설마, 얼마나 춥겠어? 하며 미처 예상하지 못한다. 7월 첫 주 베를린 날씨를 검색하니 그 전주에 벼락 동반 비바람이 불었다. 여름 날씨가 왜 그러냐면서도 독일이니까 가능한 날씨라며 현지인은 쉽게 공감한다. 며칠 전엔 8월에도 우박이 내리기도 했으니까. 일.. 더보기
보이지 않는 마음이 컸네 내가 사는 곳 슈바니비데(니더작센주)는 새 학기가 어제(광복절, 8월 15일)에 시작했다. 한국의 시간과 다른 시간대를 산다는 걸 휴일이 다를 때 더 확실하게 느낀다. 초등생 딸은 3학년이 되었고 김나지움인 아들은 6학년이다. 독일은 16개의 주마다 방학 시작일도 개학도 제2 외국어 선택도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다른 주로 이사를 가게 되면 개인 과외가 필요한 경우도 종종 있다고 들었다. 우리 동네만 생각하고 초등학교는 4년간 같은 담임인 줄 알았는데 바이에른 주엔 2년마다 바뀐다고 하니 확실히 주마다 차이가 난다. 6학년 아들도 5, 6학년은 같은 담임 같은 반이고 7학년부터 나뉜다. 다른 때와 달리 분주하진 않았다. 방학하면서 새 학기에 필요한 용품 리스트와 사야 할 교과서 리스트를 받아오는데 3년째.. 더보기
결국 축구 트레이닝을 못 갔다. 보통은 하루의 일정이 핸드폰 캘린더에 기록되어있어서 잊을 일이 없는데 목요일인 어젠 두 개의 일정을 깜박했다. 하나는 에밀리와 하는 한글 수업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아들의 축구 트레이닝이다. 점심 먹고 숲에서 산책하고 장도 보고 딸아이 새 학기 준비물도 사 올 계획이었다. 집을 나서면서 '아, 오늘이 목요일이구나. 맞다. 에밀리하고 수업이 있었지' 부리나케 와츠앱으로 문자를 보내 삼십 분 정도 늦춰도 되는지 물었다. 에밀리는 다행히 괜찮다고. 축구 트레이닝은 아직 등록을 못한 상태라 아이가 친구한테 수업 여부를 물어둔 상태였는데 이것도 확인한다는 걸 까먹었다.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쉬기도 해서 더. 독일은 축구 강국답게 어려서부터 남자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운동이 축구다. 축구 클럽 수도 엄청 많은데 그.. 더보기
살아있네 살아있어, 독일어 클라우디아와 오랜만에 만났다. 마지막으로 만난 날짜를 찾아보니 6월 마지막 주 화요일이다. 고로 6주 만에 만난 셈이다. 그 시간만큼 내 마음대로 독일어 방학이다. 7월 한 달간 내가 독일어 말한 날을 헤아려 보니 베를린에 가서 물건을 사거나 음식을 주문할 때 필요한 독일어를 했을 뿐이고 길게 대화를 나눈 것은 지난달 마지막 주에 피터와 마리타에게 다녀온 날 그리고 재인이 친구 졸리나가 집에 왔을 때다. 아, 하루는 어학원 친구들을 세 시간 동안 만나 놀았구나. 독일어판 라이온 킹을 보며 샤워링을 받고. 그전까지는 매일 단어 하나라도 외우려고 늘 독일어에 대한 긴장 상태였던 것 같다. 긴장 시간이 최대 3년인가. 잊어버려도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완전한 방학을 보냈다. 독일어를 내려놓는 동안 스트레스도 .. 더보기
독일에선 귀한 팥 언니가 한국에서 가져온 식재료를 하나씩 먹는 중이다. 깻잎장아찌는 베를린에서 오자마자 몇 장 안 남은 걸 아쉬워하며 먹었다. 쑥절편은 당연히 언니 있을 때 다 먹었고. 오징어채를 고추장 양념으로 무치고 멸치를 볶았다. 팥을 삶고 갈아 진한 국물을 내고 밀가루를 밀어 팥칼국수를 만들었다. 남은 팥은 어떻게 먹을까 하다가 팥빙수를 만들었다. 팥을 은근한 불에 한 시간 정도 끓이다가 소금과 설탕을 넣어 팥알이 완전히 뭉개지기 전까지만 삶았더니 팥빙수에서 먹어본 단맛이 나는 팥소가 만들어졌다. 물론 콩가루는 없지만 우유를 얼리고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과일을 썰어 넣고 팥소를 얹으면 먹음직스러운 팥빙수 탄생이다. 유독 팥으로 만든 것들을 좋아하는 남편이 제일 좋아한다. 독일에선 아무리 찾아도 팥은 못 봤다. 그러니.. 더보기
[베를린] 여행지에서도 건강하게 4박 5일간 먹은 사진을 정리해보니 여행지에서도 내가 건강하게 챙겨 먹었구나. 참 잘했어요다. 아침은 조식으로 간단하고 여유롭게 먹고 점심은 푸짐하게 저녁은 마트에서 장을 봐서 과일식으로. 국물이 당기는 날은 베트남 식당에서 두부가 들어간 쌀국수도 이틀이나 먹었다. 더보기
호밀가루로 스콘 만들기 빵 만드는 조카와 이틀 동안 두 번의 스콘을 구우며 배웠다. 레시피는 생각보다 쉬웠다. 아침으로 씨앗이 박히고 어두운 빵을 주로 먹지만 겉은 바삭하고 속은 폭신한 전체적으로 투박한 스콘을 좋아한다. 설탕과 버터 양을 줄이고 내가 좋아하는 견과류나 건무화과를 넣고 정제 밀가루와 호밀가루(Roggen)를 반반 사용해서 만들어봤는데 결과는 대만족이다. 사진에서 풍기는 것처럼 그리 예쁘진 않지만 건강한 느낌이 팍팍 난다. 맛도 딱 내 스타일이다! 설탕이 내는 단맛은 무화과로 대체하니 호두와 함께 식감이 꽤 좋다. 갓 구운 스콘에 딸기잼을 얹어 먹으니 이렇게 맛있을 수가! 조카는 밀가루뿐 아니라 호밀이랑 통밀가루(Vollkorn) 등 빵 만들기 좋은 독일에서 가격도 저렴하니 엄청 좋아한다. 이젠 혼자서도 종종 만.. 더보기
찰랑찰랑 흘러넘치는 모국어 큰언니와 조카가 드디어 우리 집에 왔다. 오늘이 벌써 이틀 밤을 잤네. 한국은 폭염이 시작되었다는데 우리 동네는 아침 기온 12도에 낮 기온도 최대 20도다. 덕분에 너무 서늘하다 못해 추워서 한국의 더위와 독일 날씨의 간격을 절감했다. 어젠 브레멘 구경에 나섰는데 비도 내렸다. 바람 불고 추워서 바람 잠바가 꼭 필요했고 전형적인 독일 날씨를 경험했다. 일주일 전만 해도 30도였는데 그사이 날씨가 변덕을 부린다. 딸과 함께 이모 오기 전 백일부터 날짜를 세었는데 날 잡아두니 시간이 또 금방 가서 그날이 온 거다. 오누이도 이모가 브레멘 공항에 도착하는 일요일 오전 9시에도 믿기지 않는다는 둥 꿈만 갔다고 했는데 기쁨의 상봉을 했다. 언니가 봄에 직접 캐서 만든 쑥절편은 쑥 향이 그윽할 뿐 아니라 쫀득 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