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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일상

눈부신 날엔 크눕스 파크 눈이 부시게 맑은 날은 무조건 어디든 나가야 한다. 지난 주말 브레멘 날씨는 아주 좋음이었다. 녹음이 우거진 크눕스 파크엔 조깅하는 사람, 산책하는 노부부, 자전거 타는 가족, 놀이터에서 노는 꼬마 친구들을 지켜보는 젊은 부모들까지 겉으로 보기엔 모두 한가로워 보였다. 눈이 부신 강가 벤치에서 해를 받으며 휴일을 보내는 풍경이 여유롭다. 곧 머지않아 뜨겁게 쨍한 여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커피와 케이크 뷔페를 즐길 수 있는 Kunst Cafe엔 이름에서 풍기는 것만큼 예술적 분위기가 물씬 난다. 아쉽게도 이미 끝날 시간이라 못 갔지만 다음엔 꼭 시간 맞춰가서 다양한 종류의 케이크와 커피를 맛보고 싶다. 공원을 충분히 걸으며 여유로움 한 잔 챙긴 후에. 더보기
두릅 대신 아스파라거스 녹색 채소의 제왕이라 불리는 아스파라거스를 처음으로 샀다. 지금이 마침 제철이기도 하거니와 두릅 비슷한 느낌의 채소로 딱이다. 생각보다 손질이 쉽고 뜨거운 물에 데쳐서 그냥 먹기에도 부드럽고 맛있다. 스파게티에도 넣었더니 참 고급스럽다. 더보기
온 몸이 펴지는 시간 김나스틱을 어쩌다 보니 또 삼 주만(5월 1일은 휴일이었고)에 갔더니만 이렇게 시원할 수가 없다. 등이 완벽하게 풀렸다. 어젠 롤러(목침 높이의 둥근 원통 모양)를 이용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차근차근 풀어줬는데 난 특히나 등 부분이 자극이 가장 많이 됐다. 내가 늘 아파하는 곳이다. 등이 아픈 사람은 수건을 말아서 잘 때 등에 대고 자면 좋다는데 롤러를 등에 깔고 누워서 자극을 주는 게 같은 맥락의 운동인 셈이다. 나는 자세가 바르지 못해서 등이 아픈 경우다. 어깨를 쫘악 펴지 못하고 자주 구부정한 자세가 된다. 의식적으로 어깨를 쫘악 펴고 항문에 힘을 빡 주려고 노력하지만 잘 안된다. 배 근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매번 절감한다. 곧은 척추엔 편 어깨와 배 근력 그리고 등 근육까지 이 삼박자가 모두 .. 더보기
Muttertag 독일은 어버이날 대신 엄마의 날과 아빠의 날이 있다. 엄마의 날인 Muttertag은 5월 8일처럼 정해진 것은 아니고 매년 오월 둘째 주 일요일(올해는 5월 12일)이란다. 초등학교까지는 학교에서 엄마에게 카드 쓰기 같은 걸 한다. 딸은 하트 카드를 네 개씩이나 만들어서 무터탁 3일 전부터 하나씩 주었다. 독일어로 쓴 카드 말고 한글 편지도 썼는데 공감력 떨어지는 엄마는 틀린 글자가 너무 많다며 한글 공부 더해야겠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남편은 이렇게 감동적인 편지를 어떻게 그렇게 말하냐면서 직접 읽어주더니 코끝이 찡해진다. 눈이 빨개지는 게 우는 게 분명하다. 남편이 대신 읽어주니 감동적이긴 하다. 오빠랑 안 싸우고 엄마 화나지 않게 하는 딸이 되겠다는 부분이 특히나. 더보기
[2학년] 부모-아이 면담 독일의 다른 주도 초등학교 4년 동안 한 선생님이 쭉 담임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아이가 다니는 니더작센주에 속한 학교는 한 선생님이 4년 동안 함께한다. 보통은 1학기가 끝날 무렵인 1월에 면담을 했어야 했는데 그 무렵 담임이 아파서 못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 선생이 못 나온다. 처음 한 달간은 부담임이 아이들을 맡았다가 담임의 부재가 길어지면서 다른 선생님이 임시로 담임을 맡는 중이다. 선생이 개인 사정으로 오랜 시간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대응하는 방식을 지켜보니 놀라운 것은 선생의 입장에서 최대한 배려할 뿐 아니라 개인의 사생활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지켜주었다. 우린 모두 선생님이 아프다는 것만 알고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는 전혀 모른다. 언제 돌아오게 될지도 아직은 미지수고. 2학년 부모 면담은.. 더보기
고마운 선생님, 도리스 풍크 큰 아이가 초등학교를 좋은 성적으로 졸업한 것뿐 아니라 잘 적응하는 데는 물론 본인의 노력도 있겠지만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게 가장 큰 행운이었다. 지금도 담임 선생님은 참 좋은 분이었다고 고마운 분이라고 남편과 종종 이야기한다. 오늘은 큰아이가 초등학교 3, 4학년에 2년간 독일어 개인 수업을 해주신 외국어 담당 선생님인 도리스 풍크 이야기를 해야겠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독일 학교로 전학한 아이는 수업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3학년은 현재 2학년인 딸이 공부하는 걸 보니 1, 2학년에 비해 독일어 수준도 꽤 높다. 독일어가 크게 필요치 않은 과목들 예를 들면 체육이라든지 음악, 수학 시간엔 그대로 수업에 참여하지만 그 외의 시간엔 풍크 선생님과 따로 수업을 했다. 초반엔 하루에 두, 세 시간은 독일.. 더보기
[브레멘] 우주 박물관(Universum Science Center) 브레멘 중앙역에서 트램 타고 한 15분쯤 갔던가. 부활절 휴일에 마땅히 갈 곳이 없어서 다녀온 곳이다. 우주 박물관이라고 뭐 엄청난 걸 기대한 것은 아니다. 휴일엔 유독 시간이 느리게 가는 듯한데 남매가 하루 반나절이라도 즐겁게 보내길 바라는 마음이다. 4인 가족 입장료가 40유로인 것 치고는 하루 놀기 괜찮은 곳이다. 한국의 삼성 아쿠아리움처럼 브레멘에 산다면 연회비를 내고 일 년에 한두 번만 들려 놀아도 비용이 아깝진 않을 것 같다. 하루에 다 체험하거나 보기엔 방대한 양이다. 날이 궂으면 실내의 여러 과학적 체험뿐 아니라 볼거리도 많아서 나쁘지 않다. 오누이는 실내 관람도 좋아했지만 밖에서 노는 걸 더 좋아했다. 더보기
치아 교정 치아 교정하기 적당한 나이는 유치가 영구치로 거의 교체되어가는 무렵인 10살에서 12살 사이다. 아들도 열 살 여름에 교정을 시작했다. 턱이 좁은 관계로 시작하면서 발치를 4개나 했는데 이번에 또 4개를 빼야 한단다. 교정 치과에서 발치가 필요하다고 하면 동네 치과(Praxis)에서 확인받고 병원(krankenhaus)에 예약해서 발치한다. 지금까지 2년 동안 한 달이나 두 달에 한 번씩 교정 치과에 간다. 보통 최소 3년은 걸린다니 앞으로 1년은 남은 셈이다. 치아에 교정기를 부착할 뿐 아니라 진행 단계에 따라 고무줄도 끼우고 윗니 아랫니 밀거나 고정하는 도구를 밤에 끼고 자기도 하는 등 꽤 귀찮은 데 불평 없이 알아서 잘하는 편이다. 비용은 한국과 지불하는 방식이 다를 뿐 한국에 비해 저렴한 것 같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