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일상 썸네일형 리스트형 성탄 분위기 물씬! 집마다 창문에 별이 걸리고 작은 불빛이 반짝거린다.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에도 별빛은 어두운 밤을 밝힌다. 오누이는 성탄절 방학이 시작되었다. 고마운 이에게 카드를 쓰거나 선물을 준비하고 아이는 선물을 받으면서 성탄 분위기가 조금씩 느껴진다. 머지않아 2018년이 끝나겠구나, 예감한다. 우리를 초대한 시각에 밖에서 보이는 응접실에 은은한 불빛이 밝혀졌다. 집안에 들어서니 성탄 분위기가 물씬! 테이블 위로 드리워진 낮은 등 그리고 상 위에도 놓여진 인공 초 찻잔과 접시에 놓인 산타 초콜릿 직접 구웠다는 여려 종류의 과자가 별 쟁반에 수북이 담겼다. 약간 턱이 낮은 응접실은 손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에 아늑했다. 별도의 부엌과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서 주인장이 왔다 갔다 하기 멀지 않은 거리다. 커피를 원.. 더보기 작은 빵(Brötchen) 휴일에도 유일하게 새벽부터 문을 여는 빵집 그리고 그 시간에 길게 줄 선 풍경이 참 낯설다 여겼는데 이젠 우리가 새벽 시간에 빵집에 줄을 서 있네요. 새벽에 사 온 빵이 진짜 맛있거든요. 전 날 사다 놓은 빵과는 차원이 다르죠. 특히나 이곳 사람들이 대부분 샌드위치로 한끼 식사 대용으로 먹는 작은 빵(Brötchen)은 엄청나게 바삭하거든요. 새벽에 막 사온 식감을 잊지 못해 주말에도 7시 반, 문 여는 시간에 사 와서 아침으로 먹곤 해요. 한국으로 치면 24시간 김밥 천국쯤 되려나요.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빵을 반으로 잘라 버터를 바르고 삶은 계란이나 치즈 그리고 오이나 상추를 올려 먹으면 한 끼 식사로 충분해요. 상추는 쌈용으로만 생각했지 샌드위치에 넣어 양배추 대용인 것도 처음엔 생경했고요. 같은 .. 더보기 다시 안경이라니! 십 년 전 한국에서 라식 수술을 했는데 삼 년 전부터 조금씩 시력이 나빠지기 시작하더니 이젠 안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될 지경에 이르렀어요. 수술은 무서웠지만, 콧잔등이 무거운 안경으로부터 해방되는 날은 심 봉사 눈뜨는 기분이랄까요. 얼굴의 잡티가 엄청나게 잘 보여서 깜짝 놀랐던 기억도 나고요. 한동안 안경의 불편함으로부터 해방이었는데 다시 안경 낀 생활을 해야 한다니! 사람이 참 간사한 게 한 번 좋은 걸 경험하면 그 전으로 돌아가는 일이 어렵잖아요. 15년 이상 꼈던 안경 쓴 생활은 순식간에 잊혀지고 참 편리했는데 말이죠. 진작 안경을 썼어야 했는데 버티다가 결국 지난 주엔 안경점에서 안경을 주문했어요. 그 전에 미리 안과(4개월 기다려서) 진료를 받았어요. 제 눈이 시력 차이가 많이 나는데다 심하게 .. 더보기 [5학년] 지금은 시험 기간 크리스마스 전 주 금요일(12월 21일)이면 한 학기가 끝나고 성탄 방학이 2주간 있어요. 그 전에 과목별 시험을 치르는데 11월 마지막 주부터 시작해서 이번 달 셋 째주까지 한 달간 매주 한, 두 과목의 시험이 있어요. 이번 주만 독일어와 수학 시험을 봤고요. 일주일에 두 과목 이상은 시험을 보지 않는 게 학교 규칙이래요. 다행이죠. 레알과 김나지움 각각 다른 시험지로 시험을 본다는 사실도 알았어요. 문제의 난이도가 다르대요. 큰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레알, 김나지움이 함께 모여있는 게잠트슐러거든요. 5학년과 6학년은 한 반에 고루 섞여 있다가 7학년부터 각각 나누어져요. 수준별 테스트는 정말 지혜롭다는 생각이고요. 그러고 보니 큰아이가 독일어를 전혀 못하던 3학년 때 독일어를 따로 배우면서 아이 수준에.. 더보기 김장 대신 크리스마스 과자 굽기 지난주엔 언니 두 명이 모여서 40킬로 김장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배로 부칠 수 있으면 김장을 보내주고 싶다고도 했죠. 뭘 넣어도 겨울 김장은 맛있다고 솜씨 좋은 언니는 말했어요. 기가 막히게 맛있다는 이야기겠죠. 김장이 끝나고 돼지고기를 삶아 보쌈을 해 먹었고요. 군침이 돌더라고요. 막 담근 김장김치 맛은 끝내줄 게 뻔하니까요. 한 통 얻어오면 부자가 된 것처럼 한동안은 반찬 걱정 없이 지낼 텐데요. 전 어제 오누이를 데리고 크리스마스 과자를 구웠어요. 마침 마트에 크리스마스 과자 세트가 즐비하게 나와 있기도 하고요. 며칠에 걸쳐 준비물을 준비했어요. 과자 찍는 틀도 사고 계란물 바를 붓도 테디(TEDI)에서 싸게 샀어요. 테디는 한국의 다이소 같은 곳인데 1유로 샾이라고 저렴한 제품이 많아요. .. 더보기 나의 린드그렌 선생님 요즘 딸과 함께 읽는 책은 유은실 작가의 이다. 을 읽다가 자동으로 떠오른 책이다. 삐삐롱 스타킹을 읽을 땐 마침 학교에서 선생님도 같은 책을 읽어주셔서 무진장 반가웠단다. 도시락 먹는 시간에 선생님이 책을 조금씩 읽어주시는 데 같은 책을 동시에 읽었던 거다. 11월엔 학교 행사가 많은 달이다. 크리스마스 과자도 굽고 학교 크리스마스 장식도 한다. 이맘때는 단체로 연극 관람도 하는데 올해는 삐삐롱 스타킹(Pippi Langstrumpf)이다. 유은실 작가가 쓴 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을 좋아하는 비읍이가 주인공이다. 아마도 작가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비읍이는 린드그렌을 너무나 좋아해서 작가가 쓴 책을 모아가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책의 차례도 린드그렌 책의 제목이다. 비읍이는 언젠가 스웨덴에 가서 린드그.. 더보기 [가족 리추얼] 문장 셋 일상 기록 엄마 셋이서 문장 셋 감사 일기를 한 달간 해본 적이 있다. 감사라는 단어를 쓰지 않으면서 하루의 감사를 표현했는데 하루를 돌아보기에도 좋고 서로의 생활을 엿보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한 권의 노트를 준비해서 가족이 함께 쓰는 문장 셋 감사 일기를 시도했다. 어쩌면 가족의 역사로 남을지도 모르니까. 문장 셋만 쓰라는데 엉터리 맞춤법으로 더 쓰겠다는 딸과 시큰둥한 아들이 만나니 말이 어찌나 많은지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자기 전 잠깐이라도 함께 하는 리추얼을 만들려는데 얼마나 유지될지는 모르겠다. [2018년 7월 15일 :기쁨, 감사, 사랑, 재미] 엊저녁 마지막 남은 스킨을 손바닥에 팍팍 떨어 쓰는 걸 아들이 본 모양이다. 가끔 자상한 아들은 동생과 3유로씩 내서 화장품을 사 왔다. 자세히 보니 스킨이 아.. 더보기 아빠, 취업할 자신은 있는 거죠? (학과, 경험과 능력 중시) 남편이 아직 학생일 때 큰아이의 친구가 집에 놀러 온 날이에요. 덩치는 작지만 섬세하고 배려심 깊은 아이라 우리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겸비한 멋진 아이라고 말하곤 했어요. 그 친구가 놀다가 갑자기 너희 아빠 직업은 구하셨니? 걱정스럽게 묻는 걸 부엌에서 들었어요. 우리 아이는 아직은 학생이셔, 라고 답했고요. 학교에서 그 친구뿐 아니라 아이 친구들은 정든 아이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까 봐 걱정되는 모양이에요. 한국에 돌아가는지 계속 독일에 머무는지 물을 때에요. 그 무렵에 남매와도 이야기했어요. 독일에 올 때 아빠는 2년간 독일에 살아도 된다는 학생 비자를 받았지만 학교를 마치고 18개월안에 취업을 못하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독일에서 계속 살고 싶은 아이는 아빠에게 재차 묻어요. 아빠, .. 더보기 이전 1 ··· 23 24 25 26 27 28 29 ··· 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