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일상 썸네일형 리스트형 [방학 6일차] 베저(Weser)로 피크닉! 피트가가 돌아왔다. 허리 재활 치료를 위해 떠났던 친구가 3주 만에 돌아왔다. 집에 오자마자 내게 연락을 해주어 어찌나 고맙던지! 매주 만나던 친구가 없으니 엄청 허전했다. 그사이에 내게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다. 그중 하나는 긴 여름 방학이 시작된 것이다. 그것을 아는 친구는 베저로 피크닉을 가자고 제안했다. 그동안 계속 한 번 얘들 데리고 베저에 가자고만 하다가 이제야 겨우 다녀왔다. 집에서 차로 20분이면 바다를 볼 수 있다니! 놀랍다. 날씨는 화창한데 바닷가에 바람은 불어서 적당히 시원했다. 모래는 엄청 깨끗하고 부드러웠다. 유치원에 들러서 모래 놀이에 필요한 양동이와 삽도 챙겨서 도시락도 싸 가서 한나절 놀고 오니 하루가 저문다. 더보기 초등학교 졸업, 반별 그릴 파티 초등학교 졸업, 반별 그릴 파티 지난번에 쓴 슐페스트(Schulfest)가 전 학년이 함께하는 행사라면 그릴 파티는 4학년 졸업생인 반별 행사예요. 금요일 오후 4a반 아이들과 부모님 그리고 선생님이 만났어요. 공통으로 나눠 먹을 음식은 각자 조금씩 준비하는데 전 그나마 제일 쉬운 머핀을 구웠어요. 그릴 파티인 만큼 그릴에 구워 먹을 소시지나 고기는 각자 준비하고요. 음료수와 접시, 포크, 나이프도 자기 가족 것은 각자 준비해오라고 했죠. 왓츠앱에서 누군 그릴에 필요한 숯을 가져오겠다고 했고, 샐러드를 만들어 오거나 케이크를 구워 오겠다고 한 만큼 자발적으로 만들어 온 음식으로 한 상이 차려졌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 되면 친구도 담임 선생님도 바뀌지 않고 쭉 같이 가요. 4년이란 짧지 않은 .. 더보기 사소하지만 확실한 리츄얼, 걷기 초등학교의 경우 독일은 8월(주 별로 다를지도 모르지만, 니더작센주)에 새로운 학년을 시작한다. 한국에서 1학기가 끝나고 여름 방학이 시작되는 7월 말로 항공권을 끊었다. 6개월 전에 항공권이 확정되고 결정의 피로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한결 편안했지만 그때부터 두려움은 급속도로 엄습했다. 불안한 마음은 계속 남편에게 투사했다. 그리 현실적인 사람도 아닌데 판단형(내가 계획하기 어렵고 통제에서 벗어나는 상황을 견디기 힘들다) 기질이 작동해서인지 늘 최악의 상황을 염두하곤 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고 불안해 한다. 내 나름의 합리화는 미래를 최대한 미연에 예방하기 위해서라지만. 생각보다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방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불안한 마음은 종종 부부싸움으로 이어졌다... 더보기 신기한 커플 새 우리 집 창문은 두 가지 버전으로 열 수 있다. 위로만 조금 열 수도 있고 문을 안으로 들여서 아예 활짝 열 수 있다. 남매가 연이어 샤워한 저녁에 환기를 시키려고 화장실 창문을 활짝 열었다가 깜짝 놀라 멈칫했다. 창가에 갈색과 까만색 새가 떡하니 앉아 있는데 새는 안 놀래고 나만 놀랐다. 안으로 날아들까 겁나서 문을 다시 닫으려고 보니 까만색 새의 꼬리가 문에 닿아있다. 창문을 꽉 조여서 닫으면 털이 끼일 것 같아서 꼭 잠그지는 못하고 슬그머니 밀어두고 혹시라도 바람에 열릴까 봐 덩치 큰 보디로션으로 막아두었다. 밖으로 나가 확인을 해보니 날아갈 생각을 않는다. 창문에 둔탁하게 뭔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나면 역시나 그 두 마리의 새다. 창가 여기저기로 날아와 천연덕스럽게 앉아있다. 아래 사진은 거실 쪽 .. 더보기 도시락 그리고 이불도 각자 하노버, 크라운 플라자 호텔(애들 침대도 각각 세팅 센스있게 하리보까지) 딸의 유치원에 일주일에 한 번 도우미로 나간 간 첫 날이었다. 9시에 원형으로 의자를 놓은 곳에 꼬맹이들이 한 명씩 앉고 두 분 선생님도 아이 사이에 앉으셔서 조회 비슷한 것을 했다. 아이 한 명이 그날의 날짜와 요일을 말하고 출석을 부르고 바로 아침 도시락을 먹으러 갔다. 첫날은 뭘 모르고 도시락 준비를 못했다. 어차피 12시면 끝나고 아침도 먹었는데 귀찮게 도시락까지 챙길 정신은 없었다. 그런데 아이뿐 아니라 선생도 도시락을 싸 와서 애들과 같이 먹는다. 주로 빵과 과일인데 나한테 먹어보란 소리가 일절 없다. 한국이었다면 이리 와서 같이 먹어요. 할 텐데. 싶어서 서운한 마음이 잠깐 들면서 다 먹는 데 혼자만 안 먹으니 괜히 뻘.. 더보기 꽃밭처럼 예쁜 무덤 아침 7시 반쯤 출근하는 JH(남편) 은 성당을 지나는 데 무덤을 잠시 둘러보면 경건한 마음이 든단다. 그 시간에 촛불이 켜진 곳도 있어서 이른 시간에 누가 와서 불을 켜놓은 걸까. 궁금해했다. 나도 동네 교회 주변에 있는 묘지를 보고는 싱싱한 꽃이 놓여있고 깨끗하게 관리된 것을 보고 놀랐었는데. 꽃밭처럼 예쁘게 꾸며진 묘지는 전혀 무섭지 않다. 죽음과 삶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고 말해주는 것도 같고. JH는 내게 전화해서 말한다.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에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행복하게 잘 지내자고. 주중엔 뮌스터에서 혼자서 끼니 챙겨 먹는 남편이 안쓰러워서 주말엔 더 열심히 밥을 했다. 래디쉬로 열무김치도 담그고 양파 장아찌도 만들고 소고기(굴라쉬) 넣고 푹 끊인 미역국뿐 아니라 기침하는 남편을 위해 .. 더보기 딸아이 머리 자르기 성공 딸아이 머리 자르기 성공, 날씨가 갑자기 훅! 더워졌다. 오늘 낮 기온은 24도다. 점심때쯤 집에 오는 남매는 덥다고 헉헉거리며 얼굴이 시 뻘게져서 들어온다. 하나로 묶은 딸의 머리가 무겁게 느껴지길래. 좀 자를까 했더니만, 아이도 묵은 머리 끝이 뒷 목에 닿는데 그렇게 더울 수가 없단다. 쉬는 시간에 노는 데 글쎄, 자기 등으로 해가 짠! 하고 비췄는데 불타는 느낌이었단다. 이젠 제법 숱도 많아진 딸의 긴 머리를 직접 잘라 보기로 하고 유튜브를 검색했더니만 집에서 혼자 자르는 사람도 꽤 많았다. 그중 하나를 골라 따라 해보니 엄청 쉬운 게 아닌가. 내가 본 유튜브의 방법은 일단 머리를 하나로 묶는데 이마 바로 위 중앙까지 끌어 올려 묶는다. 그리고 자를 지점에 한 번 더 묶어준다. 두 번째 묶은 지점을.. 더보기 독일의 생존 수영 4단계 무더운 여름, 집 앞 수영장에 온 가족이 갔을 때 나만 물 밖 벤치에서 지켜보는데 시원한 물속으로 뛰어들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 이참에 수영이나 배워 볼까. 한국에서 지금보다 좀 더 젊을 적 여러 차례 수영을 배우려다가 아무래도 물은 친해지기 어렵다, 두렵다는 이유로 포기했는데 독일이니까 한 번 도전해볼까 싶어 수영 강습을 알아보았다. 그런데 웬걸, 성인 수영은 4~5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라고 했다. 수강생이 모여야 강습을 할 텐데 그만큼 성인 중에 수영을 못하는 사람이 드문 모양이다. 하긴 칠십이 넘으신 마리타 할머님도 가끔 홀로 수영장에 다녀오신다.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이 손주에게 수영을 가르치거나 물개처럼 수영하는 모습을 보며 혼자만 놀란다. 수영 한번 배워보겠다고 굳은 결심을 했는데 내 마음.. 더보기 이전 1 ··· 27 28 29 30 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