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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일상

걷는 것이 행복이라고 8. 걷고 명상하고 여행한다-최인철의 굿 라이프 중에서 연구 결과 ’행복한 삶이란 여행을 자주하는 삶이다‘라고 선언해도 될 정도다. 특히 먹고 수다 떨고 걷고 노는 행위가 한꺼번에 일어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여행은 행복 종합 선물 세트라고 할 수 있다. 또 근본적인 이유는 여행은 행복에 가장 중요한 기본 욕구들(유능감, 자율성, 관계)이 극대화되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운동은 몸의 건강뿐 아니라 즐거움과 의미를 제공해주는 효자 종목이다. 걷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이 최근에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애초부터 행복한 경험들을 많이 하려는 사람들이다. 여행할 수 없으니 걷기라도 매일 한다.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걸리는 게 하나도 없는 맑은 공기에 감탄하며. 더보기
당근 맛있지, 당근 케이크! 처치 곤란 당근이 많을 땐 당근 케이크를 만든다. 꽤 많은 당근을 소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애용했던 '아임 파이'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 2층에 있던 작은 수제 파이 집이다. 이국적인 외모에 딱 어울리는 큰 키의 주인 언니가 혼자 운영했는데 당근 케이크는 예약 주문만 가능했다. 우리 집 애들은 시판용 케이크를 좋아하지 않아서 생일엔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수수팥떡이나 시루떡으로 축하했다. 가끔은 당근 케이크를 아임 파이에서 사다가 초를 꽂았는데 특히 큰 아이가 당근 케이크를 좋아했다. 떡처럼 포근포근한 식감에 중간중간 익은 당근이 씹히는 심심한 맛이 은근 매력이다. 당근은 다른 야채에 비해 딱딱한 식감이라 비빔밥이나 김밥을 쌀 때 채 썰어서 볶는 용도 외에는 손이 덜 간다. 음식의 색감을 더하기.. 더보기
[5월 2주 차] 주말엔 10km, 주중엔 7km 걷기 주말엔 주중에 못 다 걸은 걸음수를 꽉꽉 눌러 채웠다. 토요일과 일요일 연일 남편과 숲으로 7km 걷기를 아침 일찍 다녀왔다. 중요한 일을 먼저 하면 거를 일이 적다. 토요일은 살랑살랑 선선한 날씨가 걷기에 딱 좋았는데 일요일은 전날보다 한 시간 늦게 10에 출발했더니만 갑자기 더워진 날씨로 겉옷이 거추장스러웠다. 알고 보니 낮 기온이 27도까지 오른 날이다. 여름의 더위가 확 떠오를 정도로 덥게 느껴졌다. 저녁 먹고 3km를 더 걸어서 주말 걷기 10km를 채웠다. 주중엔 최소 8 천보는 걸으려고 노력한다. 화요일은 비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라 패스, 나머지는 3.5km씩 두 번에 나눠 걸었다. 매일 글쓰기와 저녁에 있는 주 4회 독일어 수업까지 무사히 마치려면 이 정도 운동은 해줘야 가능하다. 그래도.. 더보기
[5월 3일] B2 쓰기 과제 첨삭 받기 B2는 또 다른 산이다. A2에서 B1로 올라오는 것도 만만치는 않았지만 B1과 B2의 간격은 훨씬 넓다. 나의 초창기 독일어 선생님인 쇼팽도 B2는 좀 많이 어렵다고 하셨다. 오늘은 꼭 쇼팽에게 전화해서 기쁜 소식을 전해야겠다. 어젠 오랜만에 슈바니비데에 사는 피트가와 통화를 했다. 나의 일취월장한 독일어를 무척 칭찬하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새로 옮긴 직장에 관한 이야기, 나의 무료한 슈토프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하느라 무려 40분이나 걸렸다. 내 체감으로도 피트가의 얘기가 그 전보다 훨씬 잘 들린다. 말하기도 자연스럽고 자신감이 넘치고. 이번 주엔 수업에서 본격적으로 B2 쓰기 연습을 했다. 직업과 관련된 어휘력을 공부하고 쓰기 주제는 내가 만들고 싶은 회사를 소개한다. 나는 유기농 과일 가게를.. 더보기
난 독일어 B1 자격증 있는 여자! 4월 28일 수요일, 독일어 작문 숙제로 골머리를 앓은 날이다. 발표 숙제인 작문은 독일식 사고를 해야 해서 여전히 어렵다. 오전 시간은 왜 이렇게 잘 가는지. 딸 데리러 갈 시간이 금방이다. 부엌에서 연결된 테라스 문을 열면 우체통이 있다. 혹시 몰라서 우체통을 열어보니 흰색 서류 봉투함이 들어있다. 받는 사람은 Yujin Kim, 설마 벌써 시험 결과가 나온 건가? 보내는 사람 주소를 보니 아는 주소다. 두근두근 봉투를 뜯으니 두 장의 서류가 들어있다. 하나는 두툼한 재질의 자격증, 하나는 얇은 종이의 부연 설명이다. 처음엔 얼떨떨해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각 영역별 점수를 훑어보니, 듣기와 쓰기가 통합으로 그리고 말하기 영역이 B1 erfüllt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쓰기가 A2 sehr g.. 더보기
이젠 숙제도 하기로 했다 B1시험 결과는 3주가 걸린다. 시험 결과와 상관없이 B2 수업은 온라인으로 계속 이어간다. 내 목표는 B1이 아니기에. 시험 후 며칠 뒤에 B2 교재가 우편으로 당도했다. 이 수업은 외국인이 독일에 적응하는데 필수인 독일어를 배우는 걸 정부의 지원으로 진행되는 게 분명하다. 수업료도 교재도 시험 비용도 모두 무료인 걸 보면. 이런 횡재인 기회를 허투루 보내거나 무료라고 가볍게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 3시간 수업이 어떤 날은 휴식 시간도 없이 몰아붙여서 허리는 끊어질 것 같고 관자놀이는 지끈거린다. 일주일에 사흘, 하루 3시간 수업은 무조건 참석하고 집중한다. 뭐든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한계가 있으니, 난 그 기간을 2021년으로 잡았다. 열정이 옅어지기 전에 최대한 붙잡기. 월요일은 남자 선생 Ja.. 더보기
영혼을 달래는 감자 수프 큰아이는 엄마의 요리에 자부심 있다. 어릴 적부터 엄마는 '밥'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걸 부인하기 어렵다. 첫 아이가 어릴 때는 아이의 모든 것이 처음 경험하는 거라 엄마만 보면 배고프다거나 밥 달라는 말에도 귀엽고 더 잘해서 먹여야지 싶지만 다 큰 청년이 여전히 밥 달라는 건 가끔 지겹고 무거운 책임감이 든다. 엄마는 늘 다채로운 요리를 해준다는 둥 뭐든 뚝딱 만들어 주는 엄마의 요리에 시큰둥하지 않고 늘 맛있어 하고 까탈스럽지 않음에 감사해야지 싶다. 메뉴의 아이디어가 부족한 나는 차라리 주문을 하면 편할 텐데 뭐 먹고 싶냐고 물었더니만 언젠가 호텔에서 먹은 '감자 수프'가 먹고 싶단다. 감자를 삶아 갈아서 우유나 생크림 대신 두부 음료를 넣고 소금으로 간한 걸쭉한 수프를 만들었다. 감자 수프엔 바케.. 더보기
[4학년] 자가 테스트 후 등교 Ist Jaein wieder da? 딸과 교문 앞에서 인사하고 뒤돌아 걸어오는데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쌍둥이 안나와 벤트, 딸과 친하게 지낸 아이들. 그중에서도 좀 더 밝은 아이 벤트가 격앙된 목소리로 내게 묻는다. "재인이 다시 왔어요?" "Ja~" 나도 얼마나 반갑던지. 재인이도 왔다는 소리에 아이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즐거운 시간 보내라는 말에 당케를 급하게 남기고선 친구를 어서 만나고 싶은 마음이 발걸음에서 느껴진다. 친구가 이렇게 좋은 것을,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딸이 3월 중순에 일주일간 학교를 가고 한 달 반 만에 등교다. 락다운이 됐다 풀렸다를 반복하다가 부활절 방학전에 딱 1주를 갔다. 그땐 안나와 벤트가 오지 않아서 섭섭해했다. 확인자가 더 늘어서 이번 주부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