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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선생이다.

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산문집 언젠가부터 정해진 지면 안에서 하고 싶은 말을 일목요연하게 하는 칼럼을 찾아 읽는다. 명료한 생각을 엿보고 싶어서 그렇다. 작년까지 한겨레에서 읽은 장희진의 칼럼은 매번 읽을 때마다 와, 이런 사람도 있구나. 몇 번은 반복해서 읽어야 겨우 이해될까 말까 했다. 쉽게 알아듣기 어려운 그녀의 생각이 강렬해서 끌렸다. 요즘은 은유 칼럼 애독자다.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일상에서 던지는 질문은 평범하지 않고 그것에 대한 답을 책에서 찾고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글이 편하게 읽힌다. 지면에 실렸던 글들을 모은 에서 만난 황현산 글은 또 다른 맛이다. 문학 비평가지만 전공 서적이 아닌 책으로 첫 산문집이다. “사회와 문화에 대한 내 생각을 가장 쉬운 말로 명확하게 쓰려고 했다. 문학이 사회에 대해 할 수 있는 말들을 .. 더보기
방학엔 더 절실한, 은밀한 시간 "나는 누구나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난 시간을, 다시 말해서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남이 모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식구들에게도 그런 시간을 가지라고 권한다. 애들은 그 시간에 학교 성적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소설이나 만화를 보기도 할 것이며, 내가 알고는 제지하지 않을 수 없는 난잡한 비디오에 빠져 있기도 할 것이다. 어차피 보게 될 것이라면 마음 편하게 보는 편이 낫다고 본다. 아내는 그런 시간에 노래방에 갈 수도 있고, 옛날 남자친구를 만나 내 흉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늘 되풀이되는 생활에 활력을 얻을 수 있다면 그 또한 좋은 일이다. 여름날 왕성한 힘을 자랑하는 호박순도 계속 지켜만 보고 있으면 어느 틈에 자랄 것이며, 폭죽처럼 타오르는 꽃이라 한들 감시하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