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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유진/아무튼 피트니스

선홍빛 노을

 

어젠 오래간만에 해가 떴다. 맑은 날의 노을은 특별하다. 오늘은 다시 흐린 날씨, 해가 얼굴을 내민 날은 무조건 해님을 영접하러 산책을 간다. 전날 빨아둔 운동화가 더러워질까 봐 조심조심 뚝길을 걸었다. 비 오고 바람 불은 여파로 땅이 질척. 그래도 햇살을 모른 채 할 수 없어서 점심 먹고 30분이라도 걷는다. 남편에게도 문자를 보냈다. 해가 났다고 퇴근하고 산책을 가자고. 하던 일을 제쳐두고 4시에 칼같이 퇴근한 남편과 원래 걷던 길보다 조금 더 멀리 걸어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선홍빛 노을을 만났다. 꽁무니를 졸졸 따라오는 한 폭의 그림 같은 노을을 자꾸 뒤돌아보느라 집에 도착할 무렵엔 어둠이 짙어졌다. 걷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을 그림 같은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