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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학교/초등학교 (1 ~ 4학년)

종일반(Ganstagsschule), 이렇게 좋은 것을

해보지 않은 것은 직접 해보기 전에는 모른다. 방과후 수업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이런 사소한 것 하나조차. 아이가 학교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는 건 아닐까일단은 아이의 의사를 존중하는 편이다. 큰아이도 그렇고 정규 수업이 끝나고 학교에 더 남아있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아이가 원하는 대로 두었다. 이번 학기엔 아이가 돌아올 시간에 내가 집에 없어서 할 수 없이 신청했다. 일주일에 두 번 수업 끝나고 점심까지 먹고 오후 4시에 끝나는 일정이다. 비용은 물론 지불한다.

아이는 걱정했다. 밥은 어디서 먹는 거며 어떻게 진행되는지 몰라서. 친한 친구 중에 하는 아이는 있을지 등등. 걱정된다고 꼭 해야 하냐고 몇 번을 물었다. 생각보다 별거 아니다. 그냥 친구들이랑 놀고 숙제하고 방과후 수업(그림그리기나 피리)을 하면 된다고 말해주었다. 경험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는 것을 할 때 겁을 먹는다. 나도 그럴진대 아이는 더 그럴거다. 어젠 첫날이라 끝나는 시간에 학교로 데리러 오라길래 갔더니만 환한 얼굴로 달려온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왠걸 계속 더 하고 싶단다.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다면서 

엄마는 오후 4시까지 자유시간이 꿈인가 생시인가 싶은 날이다. 이렇게 긴 자유가 몇 백 년만 인지. 여유있게 글 쓰고 책 한 권을 뚝딱 읽고 난 후에도 시간이 남아서 이래도 되는건가. 이렇게 좋은 것을. 좀 길게 떨어져 있다 만나니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집에 오는 길에 젤라또 아이스크림를 사주며 엄청 대단한 것인양 오빠에겐 비밀이라고 일렀다. 일주일에 이틀씩이나! 선물같은 날이 내 숨통을 트이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