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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학교

[김나지움 7학년] 해리포터 완독 독일 사니 책값이 현저하게 준다. 한국이었다면 도서관을 수시로 드나들며 몇 보따리씩 책을 빌려왔을 게다. 빌려다만 봤을까. 해외 이사뿐 아니라 독일 내에서 셀프 이사라는 걸 경험하면서 제일 골치 아픈 게 책이지만 독일 살아서 제일 아쉬운 것도 한글책이다. 사주에도 책을 많이 좋아한다고 나올 정도로 아들은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책을 본다. 어릴 때는 거실을 서재로 만들고 티브이도 없애고 읽는 분위기를 적극적으로 만들었지만 살아보니 책이 뭐 그렇게 중할까 싶기도 하다. 눈 나빠질까 봐 걱정이고 몸 움직이고 운동을 더 많이 하는 게 책 보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걸 깨닫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게임을 많이 해서 걱정이지만. 독일 살이 초반(초등 3학년부터)엔 책 좋아하는 아이는 원하는 대로 마음껏 읽고 싶은 .. 더보기
[야채와 소스 두 개] Gemüsestick mit 2 Dip 딸은 월요일 학교에서 올 때부터 배가 살살 아프다더니, 화요일 새벽에 학교 가려고 깨울 때도 뭔가 시원찮아 보였다. 독일은 다른 건 몰라도 아프면 학교를 과감히 안 간다. 남편은 옛날 연탄가스 먹고도 무식하게 동치미 국물 마시고 학교를 갔는데 참 그 시절엔 어쩜 개근상이 뭐라고. 하긴 우리에겐 성실함이 상위 가치라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독일은 그런 면에선 꽤 다르다. 조금만 아파도 눈치 보지 않고 병가를 낸다. 한국인에겐 조금 어려운 부분이다. 딸도 친구들이 중간에 아프다고 조퇴하는 모습을 보거나 자기가 볼 땐 크게 아픈 거 같지 않은데 학교를 빠지는 걸 보면서 우리 엄마라면 저 정도면 분명 그냥 가라고 했을 거란다. 게다가 엄마는 데리러 오지도 않을 거라면서. 맞다. 자기 몸은 자기가 제일 잘 알 테.. 더보기
Zeugnisferien 그리고 백신 접종 독일 학교의 1학기가 끝났다. 다음 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Zeugnisferien, 성적 혹은 평가 방학이라고 해야 하나. 오늘 1학기 성적표가 나오고 2학기가 시작되기 전 짧은 방학이다. 코시국에 열살 딸은 매일 아침 코로나 자가 테스트를 하고 등교했다. 어제 드디어 백신 1차를 맞았다. 12살 미만인 경우 동네 하우스 아츠트에서 백신을 못 맞고 아이들만 맞는 곳에 등록을 해서 맞았다. 특별한 증상 없이 무사히 지나갔다. 4주 후에 2차를 맞을 예정이다. 15살인 아들은 나와 함께 부스터 샷까지 완료. 남편은 곧 회사에서 맞을 예정이고. 독일은 3차 백신까지 맞은 사람이 벌써 50%라는데 확진자 수는 연일 최고치 경신이다. 10만 명에서 어젠 20만 명이라니. 불안 불안했는데 그래도 학교는 문을 닫지 .. 더보기
[5학년] 시험 점수보다 중요한 태도 딸은 지구과학 시험에서 3등급을 받았단다. 서른 명 중 4등급은 1명뿐이고 3등급은 10명이라면서, 반 전체 성적을 브리핑한다. 4등급, 그 한 명이 자기가 될 줄 알고 가슴이 철렁했다면서. 엄마는 그 멀리 학교를 다니는 것도 장한데, 3등급씩이나 받다니! 나이도 한 살 어린 네가. 우리 딸 너무 대단하다고 오버다. 한 명뿐인 4등급이 아닌 게 어디냐면서. 솔직히 지금 10살인데 5학년 김나지움에 진학해서 새벽 6시 50분에 집에서 출발, 버스 타고 기차 타고 새벽같이 학교를 다니는 것도 기특하다. 막내는 역시 막내다. 성적은 1등급부터 6등급까지 나뉜다. 독일은 5등급이 2개 혹은 6등급이 하나라도 있으면 한 학년이 유급되는 제도가 있다. 반대로 성적이 평균 1. 5 이상으로 우수하면 월반을 할 수 있.. 더보기
딸도 곧 다니게 될 김나지움, EGN 독일은 초등학교 4학년에 김나지움을 갈 것인지 직업학교를 갈 건지 결정한다. 당연히 공부에 뜻이 있거나 잘하는 아이가 김나지움에 간다. 딸 반을 살펴보니 반 정도가 김나지움을 선택했다. 주요 과목인 독일어, 수학, 영어 성적이 중요하다. 우리 아이의 경우를 볼 때 Note(6등급에서 1등급으로 나뉨) 평균 2등급 이상이다. 큰아이의 경우는 성적이 아주 우수한 편이라 선택의 여지없이 김나지움이라고 선생님도 말씀하셨다. 게다가 초등학교 3학년부터 독일어를 배웠는데 1년 만에 독일어 성적이 2등급을 받을 정도면 학습 능력은 아주 뛰어난 편이다. 졸업 당시 독일어만 빼고 다른 과목은 전부 Note 1이었다. 딸은 본인 스스로 공부하기 싫다고 해서 고민스러웠다. 성적은 나쁘지 않지만 굳이 공부를 왜 해야 하나, .. 더보기
[초등 4학년] 졸업식 독일은 초등학교 과정이 4년이다. 고로 4학년 딸은 지난주에 졸업했다. 딸이 작년 여름에 전학을 와서 1년간 다닌 학교는 독일에서 가장 좋은 학교였다. 상도 많이 받았단다. 그래서 그런지 교과서(독일은 교과서를 사거나 빌린다)를 사지 않고 공짜로 받는 행운도 있었다. 담임 선생님과 친구들은 그 전 학교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친절하고 학급 분위기가 남다르다고 했다. 대부분이 차분하고 수업시간에 조용한 편이라고 딸은 자기도 모르게 분위기에 따라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된다고. 성적도 좋고 칭찬받는 친구들 넷과 친하게 되어서 겨우 반년 다녔지만 서로의 집에 왔다 갔다 하면서 잘 놀았다. 이번 주 목요일엔 아이들끼리 계획한 파자마 파티를 파울이나 집에서 한다. 딸의 초등학교 마무리는 덜 서운하고 좋은 추억으로 남.. 더보기
학급 여행 대신 학교에서 하룻밤 자기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혹은 코로나 시국이 아니었다면 4학년 딸은 초등학교 졸업전에 학급 여행을 갔을 터였다. 새로 전학 온 학교 일정은 3학년 여름, 그러니까 작년 6월이었는데 올해로 미뤄졌다가 결국은 취소되었다. 대신 아쉬운 대로 학교에서 일박을 하는 파자마 파티로 대체했다. 아쉬워도 친구들과 하룻밤을 자는 것도 나름 만족한다. 이번 주 수요일(바로 내일) 졸업식에도 최대 인원 둘까지만 참석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받았다. 독일의 코로나 확진자가 줄어들면서 정상적인 학교 생활을 하고 졸업과 동시에 여름 방학이라 천만다행이다. 딸은 학교를 반년이나 가지 못했지만 그래도 마무리는 보통날처럼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매트리스와 침낭은 이럴 때 요긴하다. 생일 파티로 종종 파자마 파티를 하는데 그때도 각자 매트리.. 더보기
[초등 4학년] 자전거 타고 학교 간 역사적인 날 왓츠앱 단체톡에 딸의 담임선생님한테서 문자가 왔다. 다음날 체육시간에 자전거 수업이 있으니 자전거를 가져오라고. 혹시 가져오지 못하더라고 큰 문제는 없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독일어 수업 중이라 남편한테 바로 전달했다. 딸은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야 자전거 연습해야겠다면서 서두른다.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딸에게 자전거를 사줬다. 거금 200유로를 들여서. 빨리 자라는 아이를 생각하면 중고를 사도 될 텐데, 남편은 새 자전거를 고집했다. 역시나 딸은 처음 자전거가 도착한 날 며칠 반짝 타고 반년을 차고에 그대로 세워두었다. 게다가 겨울이라는 날씨도 한몫했고. 딸이 자전거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엄마가 자전거를 타지 않는 것도 있다. 난 20대에 여의도 광장에서 자전거를 탄 사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