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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학교/초등학교 (1 ~ 4학년)

[독일어] 해리 포터와 삐삐롱 스타킹

 

큰아이가 요즘 해리포터 시리즈 DVD를 즐겨보길래 독일어 버전 해리포터 책을 한 권 샀어요. 이제 3년차 독일 살이에 접어드는데 아이가 자발적으로 독일어책을 찾아 읽지는 않아요. 물론 도서관에서 레고책을 빌려와서 아이디어를 얻는 정도로 보지만 주로 한글책을 보죠. 엄마라도 읽어줘야하는데 그럴 짬이 없네요. 작은아이 한글책 읽어주기도 실은 벅차서요. 작은아이에겐 독일어책 한 권, 한글책 한 권이 목표긴 해요.  

 

독일에서 언제까지 살지 모르겠지만, 독일 학교를 다니는 이상 독일어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겠죠. 딸아이는 반에서 자기만 빼고 모두 독일에서 태어났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말을 하는 맥락 뒤엔 혹시 독일어의 어려움은 없는 걸까, 살짝 걱정이 되고요.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한글책 읽어주듯 독일어책을 읽어주는 일인데 쉽지 않네요. 노력이라도 해보려고 아이도 엄마도 좋아하는 삐삐롱 스타킹을 샀는데 책이 참 예뻐요. 손 안에 딱 들어오는 게, 만져지는 느낌이 참 좋으네요. 읽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만큼요. 

 

독일에 사는 일도 운명이려니 생각하고 받아들이려고요. 이왕 살 거 잘해야지 싶어서요. 점점 고학년이 되는 큰아이도 어려워지는 독일어를 따라가려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 게 중요할 테니까요. 일단은 아이가 흥미를 느끼는 분야부터 시작해야겠죠. 작은아이에겐 한글도 독일어도 이도저도 아닌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모든 환경이 독일어인 곳에서 모국어를 가르치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와 시간이 들긴 해요. 뭐 당연한 말이긴 하지만요. 한국에선 학교 가면 알아서 배울 국어를 엄마가 다 책임져야 한다 생각하면 아찔하고요. 솔직히 걱정만 하고 열심을 내진 못하는 게 문제긴 해요. 걱정과 욕심은 내려놓고 조금씩 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