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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학교/김나지움 (5 ~ 12학년)

[6학년 상담] 아쉬움 가득 품고 헤어진

태풍 예보가 화요일까지 이어진다길래 월요일 잡힌 큰 아이의 상담은 취소할까. 아니면 남편한테 전화상담을 하겠다고 할까. 약한 마음이 들어 고민스러웠다. 일단 약속한 걸 취소하기도 뭣하고 일 년에 한 번인 상담을 놓치면 아쉬울 것 같아서 예정대로 갔다. 상담 가능한 날짜는 이틀을 선생님이 안내문으로 주었고 가능한 시간대를 적어서 아이 편에 보내면 된다. 우리는 2월 11일 월요일 저녁 7시 40분. 상담 시간은 20분. 상담하고 싶은 과목 선생님도 개인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리는 독일어와 담임 선생님만 만나겠다고 했다. 두 분이 마침 반에서 다른 친구 상담을 마치고 기다리고 계셔서 반갑게 악수로 인사했다. 

 

내 아이에게 부정적인 면이 하나도 없다는 최고의 칭찬을 들었다. 성적은 최상위권. 오리가미 체스 노래면 노래 다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아이라서 자주 놀란단다. 아주 훌륭하다면서. 독일어 선생님도 전체적인 면에서 향상된 독일어를 칭찬하셨다. 물론 문법이나 맞춤법 등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우리가 목표했던 2등급을 달성한 것에 대해 잘했다고. 어휘뿐만 아니라 문법도 그렇고 조금씩 나아지는 면에 대해서. 하지만 김나지움 공부는 끝까지 파헤치려는 근성이 공부에 필요하다고. 지난번 남편과의 통화에서 들었다면서 이사가는 것에 대해 우는 시늉을 하시며 슬퍼하셨다. 6학년이 끝나고 어차피 모두 헤어지는 시점이라 그나마 다행이라고. 내 새끼 훌륭하다. 짐작하고 있었지만 학교 생활을 너무나 완벽하게 잘하고 있었다. 내 아이를 예뻐해 주는 선생을 만난 건 더 행운.

 

질문은 두 가지만 적어갔다. 예전처럼 독일어로 어떻게 하나, 고민하지 않았다. 어설프게 하지 않고 아이에게 당당하게 한국어로 말하고 통역하라 일렀다. 독일어 선생님도 한국어를 들으시더니만 자기 아는 학생 중에 케이팝에 빠진 아이가 있다면서 신기해하셨다. 질문 하나는 월반하는 아이가 실제로 있는지에 대해. 다른 하나는 여름에 전학을 하게 되면  준비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월반하는 아기가 가끔 있긴 하지만 추천하지 않는단다. 예를 들면 5학년 아이가 6학년으로 왔을 때 다른 친구들과 나이 차이가 최대 3,4살까지 나면 거의 베이비 같을 거라면서. 정서적으로도 아이에게 바람직하지 않을 거라고. 특히나 우리 아이에겐 외국어인 독일어나 스페인을 일 년이나 건너뛰는 건 별로라고. 이사는 집을 구하고 움멜둥(Ueldung) 하고 아이를 받아줄 학교를 찾으면 자동으로 그 전 학교는 정리가 된단다. 반에서 송별회만 하면 될 거라면서 아쉬움을 가득 표현하셨다. 엄마인 나도 아쉬운 마음에 선생님과 사진 찍고 싶다고 했더니만 흔쾌히 포즈를 잡아주셨다.  

 

 

왼쪽은 독일어 여자 선생님 오른쪽은 담임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