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웃음꽃유진/아무튼 피트니스

"사는(buy) 것이 달라지면 사는(live) 것도 달라진다" 브런치 이웃 중에 애정 하는 M님이 암이라는 걸 브런치 글을 통해 알았다. 작년 한 해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 않으니 자동으로 타인의 글도 읽지 않게 되는데 그래도 가끔 생각나면 들려 근황을 살핀다. 일면식은 없지만 성실하게 브런치에 글 올리는 모습에 자극받고 가끔 댓글도 남기는 사이지만 이런 소식은 마음이 좋지 않다. 처음엔 방광염인 줄로 알았는데 자궁 쪽에 희귀한 암을 발견 성탄절 즈음에 독일에서 수술을 받는다고. 그런 와중에도 브런치에 소식은 간간히 올린다. 수술은 받았지만 항암은 하지 않고 자연치료법으로 암을 이겨내겠노라는 결의에 찬 문장들. 암과 관련된 책들을 읽으며 공부하는데 ‘채식주의자는 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언급해서 반갑다. 동물성 단백질이 암세포의 증식을 돕는다는 걸 기적의 밥상에.. 더보기
매일 걸어도 날마다 다른 풍경 어느 날은 눈이 너무 많이 내렸고 어떤 날은 그 눈이 모두 녹아 뚝이 잠겼다. 오리와 철새가 떼 지어 놀다가 헤어지기도 한다.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날도 안개가 자욱해서 완전히 생판 모르는 얼굴을 한 날도 안갯속을 걸었다. 같은 장소를 매일 평균 4km 걷는데 단 하루도 같은 날은 없다. 주로 혼자 걷지만 딸이 동행하는 날도 있고 남편과 걷기도 한다. 햇살 좋은 오후, 딸과 열심히 해를 맞으며 걷다가 딸아, 여기 서봐 사진을 찍어주면서 그런다. "야, 무슨 외국 같다아" "엄마 여기 외국이잖아" 그래. 맞다. 우리가 지금 유럽에 살고 있는 거지. 여기가 어디인가, 가끔 잊는다. 어디에 살든지 걷는 걸 포기할 수는 없다. 더보기
3km 걷기, 뽀드득 소리 밟으며 독일 북부에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린 건 근 10년 만이란다. 20cm 이상 쌓이는 건 흔한 일은 아닌 모양이다. 지난 주말에 가는 눈발이 쉬지 않고 조용히 내렸다. 가볍고 조용하지만 쌓인 후에는 그 위력이 어마어마했다. 테라스가 무거운 눈에 의해 가라앉을까 봐 주인집 올리버는 미리 기둥을 댔다. 밤사이 조용히 쌓인 눈은 우리 집 장정 둘이 치우는데도 한 시간이 걸릴 양이다. 독일은 자기 집 앞 눈은 기본으로 치워야 한다. 누군가 내가 치우지 않아서 넘어져서 다치면 그 집주인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단다. 아들 녀석이 아기인 줄만 알 아더니만 이런 순간에 남자 몫을 단단히 한다. 그에 비해 남편은 허리를 삐끗하는 바람에 며칠이나 고생이다. 집 앞 길목 눈을 퍼내느라 집집마다 정원에 눈이 한가득씩 쌓였다. 염화.. 더보기
근사한 샐러드 한 접시 시금치 중에서도 여린 잎사귀를 바닥에 깔고 빨강 파프리카와 무화과를 올렸다. 잣을 얹고 소스를 뿌리면 손님 접대뿐 아니라 간단한 저녁 한 끼로도 손색이 없다. 소스는 간장과 직접 간 레몬즙 각각 두 스푼에 꿀과 참기름 마늘 한 스푼 비율에 깨소금을 듬뿍 넣는다. 소스는 입맛과 취향에 따라 조절하고 과일과 채소도 집에 있는 것들을 활용하면 된다. 소스는 한 번에 듬뿍 만들어 놓으면 몇 끼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오늘도 건강하게! 더보기
달리거나 걷거나 2주 동안 밤 요가를 못했다. 어깨가 뻐근하다. 이사로 피곤한 몸은 숙면을 취하기도 어렵다. 독일에선 인터넷 설치까지 최소 2주에서 한 달가량 소요된다. 이사하면 할 일이 많지만 통신사를 결정해서 예약을 잡는 게 급선무. 어제 드디어 2주 만에 인터넷이 설치되었다. 한 달을 기다리지 않은 게 어딘가. 감사가 절로 나온다. 오늘 밤부턴 요가 동영상을 볼 수 있겠다. 그동안은 매일 아침에 걷거나 달렸다. 너무 피곤하면 몸이 알아서 달리고 싶어 한다. 10분만 달려도 어깨와 등이 마사지를 받은 것처럼 풀린다. 지난주에 이어 낮 기온 35도를 웃도니 7시 30분 전에 집을 나가지 않으면 뜨거운 태양이 사라지는 밤까지 기다려야 한다. 운동화가 이슬에 흠뻑 젖더라도, 여름 아침의 청량한 공기는 덤이다. 이번에 이사.. 더보기
분노 잠재울 때 도움되는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73Jrzft02XM "분노하며 원한을 품는 것은 내가 독을 마시고 상대가 죽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가성비 높은 복수, 오늘을 사는 것. 과거의 덫에서 빠져나오기" 과거의 불행함 혹은 억울함이 현재를 잠식하지 않도록 오늘의 행복 추구하기. 삶의 의미 추구하는 구체적인 방법 1. 창조 가치-새로운 가치를 만들거나 어떤 일에 몰두하기 2. 체험 가치- 의미 있는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사람 만나기 3. 태도 가치-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긍정적이 태도 취하기 더보기
[3일차] 더 늦기 전에 달리기 크리스토퍼는 어쩜 마스크를 하나 써도 저렇게 간지가 나나. 아들과 함께 리들에서 수박과 체리를 사서 나오다가 크리스토퍼를 만났다. 우린 서로 마스크를 써서 긴가민가 알아보는 데 시간이 걸렸다. 크리스토퍼는 클라우디아의 남편. 크리스토퍼는 아들이 그새(우리 집에 초대했던 2월에 보고) 너무 커서 못 알아봤다고. 나는 원형으로 된 스카프로 얼굴 전면을 가린 크리스토퍼를 못 알아봤다. 저녁에 클라우디아를 만날 일이 있어서 남편을 봤는데 어쩜 그렇게 마스크도 멋지냐고 했더니만 마스크 쓰는 걸 싫어해서 그거라도 쓴다고. 현재 독일에선 마스크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강도나 심하게 아픈 사람이 쓰는)을 극복하고 공공장소에선 아주 열심히 마스크를 쓴다. 신기한 건 하얀색 마스크는 오히려 드물고 색도 디자인도 각양각색이라.. 더보기
쉽고 맛있는 팥 찐빵 직접 만든 팥소는 그냥 먹어도 맛나지만 찐빵에 넣으니 제자리를 찾은 듯 더욱 빛난다. 팥 찐빵까지 만들어 먹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파보면 생각보다 힘들지 않다는, 큰 깨달음을 얻기도. 한국에서 사 먹기만 했던 팥앙금 듬뿍 들어있는 찐빵이 찜기 안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 속에 반질반질한 자태를 뽐내는 모습은 경이롭다. 매일 다른 종류의 빵을 척척 만드는 내가 나도 놀라울 정도. 한 달 넘게 못 만나던 친구와 오랜만에 만난 날도 코로나 기간 동안 베이킹 이야기를 신나게 했다. 빵 만들기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면서. 사진 보내달라는 친구에게 열 컷의 사진 중 역시나 팥 찐빵에 가장 큰 관심을 보여서 참고 동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