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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학교/초등학교 (1 ~ 4학년)

아날로그지만 정감있는(두 번째 과제물 수거)

 

정치적 결정에 따라 독일 전역의 학교 휴교가 길어지면서 온라인 수업을 할 것처럼 각 가정에 전자기기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혹시 없는 아이에겐 학교에서 빌려줄 수 있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온라인 수업은 하지 않는다. 이렇게 갑자기 온라인 수업을 한다는 건 기기만 갖춰진다고 가능한 일은 아닐 거다. 초등학교는 과제물을 학교에서 직접 수거하고 그동안 한 숙제를 제출한다. 담임선생은 중간에 아이와 짧은 통화로 안부를 묻는 전화를 주시고 일주일에 한 번은 반 아이들과 쳇하는 시간도 있다. 질문이 있으면 전화와 메일을 활용하고. 제출한 과제물은 선생님이 검사해서 돌려주는 형태로 진행한다. 

 

 

6학년인 아들은 클라우드에 메일로 과제를 받고 숙제를 사진으로 찍어서 제출하고 일주일에 하루 정해진 시간에 그룹별로 통화로 수업한다. 지금으로선 선생도 아이도 무리하지 않는 최소한의 것을 하는 중이다. 니더작센주에서 내려온 공문에 의하면 지금은 홈스쿨링이 의무이니 과제물에 집중하란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 1, 2학년은 하루 1.5시간 3, 4학년은 하루에 2시간 할애해서 과제를 하라고. Wenig ist manchmal mehr!! 적은 게 때로는 많은 거라면서. 나도 동감이다. 부모가 선생의 역할을 대신할 필요는 없고 과제물로 점수를 매기지는 않는단다.  

 

 

어제로 두 번째 과제물을 제출하고 새로운 숙제를 받는 날이다.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문을 열어두는 Schulhof로. 제출하는 날 몰아서 하려니 안 할 수도 없고 몰아서 하려니 양은 많고 비비 꼬다가 4시 넘어서야 학교에 갔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숙제를 가져간 시각이고 선생님은 깜짝 선물을 준비해두셨다. 아이들 모두에게 친필로 엽서도 써서. 아이는 이런 작은 선물에 설렌다. 선물은 나무로 된 입체 퍼즐인데 한참을 가지고 논다. 지난번 과제물 제출한 것에 대한 짧은 피드백이 포스트잇에 붙어있다. 숙제는 아주 잘했지만 필체에 주의(글씨 좀 잘 쓰라는 이야기)하고 질문이 있으면 전화하라는. 고칠 부분은 일일이 체크했다. 새로 온 과제는 책과 프린트물이 엄청나다. 5월 15일까지 해야 할 과목별 계획표와 함께. 먼저 수거한 파울 엄마가 와츠앱에 올린대로 숙제받고 두려워하지 말라더니만 그 이유를 알겠다. 딸은 주말 빼고 매일 오전 한 시간 정도 숙제를 했는데 한 시간으론 턱없이 부족해서 마감 날 꼭 두세 시간은 더해야만 겨우 마친다. 이번에도 만만치 않다. 공문에서도 제안한 대로 3학년인 만큼 하루 두 시간은 과제를 해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