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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서 참 좋다 "매일 같은 일의 반복인 듯하지만, 한 발짝 일상에서 떨어져서 보면 사실은 조금씩 다릅니다. 사소한 것은 사소하지 않습니다. 사소하다고 생각한 것이야말로 가슴이 저밀 정도로 소중합니다. 오늘 내가 벌이는 일이 나름 소소한 사건이 되어줄 것이며, 훗날 아, 그날은 이걸 했었지, 라고 오늘에 생기를 불어넣어주게 되겠지요. 일기는 그래서 쓰고 싶어지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드라마 의 마지막 대사에,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바바짱, 언제나 같은 하루긴 해도 전혀 다른 하루야" ​ 한동안 내 삶의 모토가 되어 준 I love today! 카피라이터 이시은의 ‘짜릿하고 따뜻하게’의 위 구절은 오늘 하루가 가슴이 저밀 정도로 사랑스러운 날이라는 것을 문득 깨달은 날, 내 눈을 사로잡았다. 아이의 고사리 손을 가지런히.. 더보기
안아볼 수 없다는 것 내게는 네 명의 언니들이 있다. 고로 내 아이들에겐 네 명의 이모가 있는 셈이다. 이모들의 조카 사랑은 표현 방식도 각양 각색이다. 그 중 유독 셋째 이모는 조카들 중 가장 막내인 내 딸에 대한 애정 표현에 거침이 없다. 가끔은 외할머니가 살아계셨다면 언니처럼 '물고 빨며' 저렇게 아이들을 예뻐하겠구나. 싶다. 독일에 오기 전 언니네 집에 몇 주 머물렀다. 그 덕분에 언니는 북적대는 아이들이 함께 있어서 때로는 정신이 없기도 했겠지만 사랑스런 재인이를 실컷 안아볼 수 있어서 좋아했다. 출국 전날 밤에는 욕조에 물을 받아 목욕을 함께했다. 새벽까지 짐을 싸고 있던 엄마 덕분에 아이는 이모 품에서 잠이 들었다. ​ 언니는 재인이가 많이 보고 싶은 모양이다. 인터넷만 되면 보이스톡으로 목소리를 듣고 페이스톡으.. 더보기
4천원 인생,안수찬 외 3명 "기자들의 노동 체험기, 마트, 식당, 공장 등의 노동자 입장에 서 보는 기회, 저널리스트답게 단문으로 끊어진 문장들, 체험에서 나온 사무친 표현들, 구조를 읽어내는 관점 등 좋은 글의 요소를 갖추었다." 은유의 '글쓰기의 최전선'에서 '4천 원 인생'을 소개한 글은 단번에 읽고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e북으로 발행된 책이라 가장 먼저 읽어본 책이기도 하고요. 역시나 마감 노동자인 기자들답게 글빨은 사무쳤습니다. 한 달이긴 하지만 직접 노동현장으로 나가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노력도 눈물겹고요. '서비스(service)'의 어원은 '노예'를 의미하는 라틴어 'Servus'다. 이 책을 통해 본 '4천원 인생의 삶' 만큼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서비스가 노예를 의미하는 줄은 몰랐거든요. 내가 지불한 .. 더보기
글쓰기의 최전선, 은유 제가 자주 머물던 꽃피다, 카페 2층에서 언제나처럼 커피맛이 우유보다 진한 라떼를 한잔 시키고 글쓰기 이야기 한다고 생각하니 설레네요. 두 분은 무슨 커피를 시키려나요. 두 분 다 아메리카노를 자주 주문하셨던 것 같은데. 오늘은 각자 앞에 커피 한잔을 놓고 글쓰기의 최전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볼까요. 어떤 부분에서 가장 많이 와 닿고 밑줄을 그으셨는지요. 무엇보다 책 선정이 마음에 드나요? 두 분 모두 저처럼 좋아하실 듯도 하고요. 너무 좋았다며 감탄을 쏟아놓으시려나요. 저도 와 닿는 문장이 많아서 필사한 분량이 열페이지나 되더군요. 은유의 글을 필사하며 글쓰기 예방주사를 맞듯 글 쓰고자 하는 열망이 살아났습니다. 그녀의 부추김에 저도 당장 글을 쓰고 싶어졌습니다. 제가 글쓰기를 얼마나 좋아하는 사람인.. 더보기
(영화) 하이디(Heidi) 어릴 적 읽은 '알프스 소녀 하이디'에서 기억되는 하이디는 빨강머리 앤의 '앤'처럼 삐삐롱 스타킹의 '삐삐'처럼 플란더스의 개의 '파트라슈'처럼 어둡고 쓸쓸한(외롭고 적적한) 환경에서도 밝고 맑게 자란 소녀다. 하이디가 유독 좋아했던 다락방에 깔린 짚더미는 어떤 느낌일까. 풀썩거리며 노는 그곳엔 풀향이 가득한 것만 같았다. 외로운 밤 창밖으로 쏟아지는 별들과 알프스의 장엄한 풍광을 그려보면서 스위스의 알프스를 상상했다. 2015년판 영화, 하이디는 알랑 그스포너 감독 작품으로 독일 영화다. 독일어 수업에서 먼저 본 남편이 독일어 공부하기에 좋고 내용도 감동적이라며 추천해주었다. 가족이 함께 보아도 좋겠다면서 하이디가 천진난만한 딸을 닮았단다. 독일에선 불법 다운로드는 허용되지 않으니 정품 DVD를 아마존.. 더보기
(검색대)찍히면 대략 난감! 짧은 여행을 떠나도 챙길 짐이 여간 많은 것이 아닐진대, 아예 해외로 살러 가는 길의 짐은 챙길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내 짐을 결정하는 일도 쉽지 않다. 선택받지 못한 물건들은 끝까지 주인을 애처롭게 쳐다본다. 6살 10살 두 아이의 짐까지 더하면 엄두가 안난다. 두달전에 배로 짐을 보낼 때도 겪은 어려움은 출국 전날까지 날 괴롭혔다. 결국 아이들에게 너희 짐은 너희가 알아서 싸라며 작은 여행가방을 하나씩 던져주었다. 엄마가 볼 때 쓰잘데기 없는 물건만 가득이다. 큰 아이는 그나마 좀 나은 편인데 작은 아이는 유치원에서 지점토로 만든 작품들까지 넣었다. 가는 도중에 다 부서질 만한 것들은 제발 빼라고 했다. 대신 사진으로 찍어 남겨 주었다. 막판엔 포기한 것들도 많다. 독일 항공 루트프한자 이코너미.. 더보기
산책, 걷기의 힘 토요일 오전, 남매를 꼬셔서 산책을 다녀왔다. 남편이 있었다면 늦은 아침을 먹고 아이들은 집에 남겨두고 둘만 산책을 갔을 것이다. 이젠 컸다고 쉽게 따라나서지 않는다.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아이보다 개 데리고 다니기엔 좋은 점도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 산책에 열심인 독일인은 개 덕분에 주인도 산책을 하고 게다가 말도 잘 들으니 편할 테고 건강도 챙기고 일석 이조다. 실은 이틀 전부터 덫을 깔아놓긴 했다. 남매가 좋아하는 장난감이 든 위버라숑 킨더 초쿌릿을 주면서 대신 엄마랑 산책을 가주면 좋겠다고 조건을 걸었다. 원래는 친구들이 오기로 한날에 먹기로 했는데 친구가 오지 않았다. 다음번 친구들이 오는 날 주겠다고 했는데 하도 간절히 원해서 쵸콜릿을 풀면서 산책으로 유혹했다. 막상 산.. 더보기
좋은 습관을 멈추지 말아야하는 이유 나는 오늘부터 달라지기로 결심했다. 그레첸 루빈 이번 주 내내 영하권이더니 오늘(2월 10일)의 독일 날씨는 영하 5도로 춥습니다. 바람까지 부니 체감 온도는 더 낮겠군요. 여러분이 계신 곳의 날씨는 어떤가요. 기온이 떨어져도 이젠 해가 점점 길어져서 아이가 집을 나서는 7시 30분엔 동이 튼 이후라 자전거를 타고 가도 걱정이 덜 됩니다. 금요일은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데 오늘은 책 나눔이 있어서 더욱 설레네요. 한시가 아까워 재인이를 재촉해서 유치원에 보내고 커피 물을 얹었습니다. 그 사이 컴퓨터를 켜 두고요. 거름종이를 잽싸게 넣고 한 잔의 커피를 단숨에 내려 컴퓨터 앞에 앉은 독일의 현재 시간은 오전 9시 9분입니다. 한국은 이제 오후겠군요. 일주일 동안 읽기엔 양이 좀 많았을 듯한데 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