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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꽃유진/아무튼 피트니스

피트라의 요가는 무조건 사수

 

목요일 독일어 선생 Jaad에겐 양해를 구했다. 매주 목요일은 요가 수업을 가야 해서 7시까지만 수업을 듣겠노라고. 지난주엔 중간 쉬는 시간에 말도 없이 사라졌더니만 "Die Pause ist vorbei" 휴식 시간 끝났다고 와츠앱이 와 있었다. 아무래도 목요일 밤 피트라의 요가 수업은 도저히 빠지고 싶지 않아서 용기를 냈다. 매번 말하기도 귀찮고 목요일 7시엔 요가를 가야겠다고. 다행히 Jaad도 내가 요가를 좋아한다는 건 알고 있다. 단지 좋아서만은 아니고 등이 아파서 꼭 요가를 해야 한다고 간곡히 부탁했다. 독일어 수업 시간과 겹치는 문제는 다행스럽게 해결됐다.

 

오후 5시 15분에 온라인 수업을 들으려면 가족의 저녁은 미리 준비해야 하니 오후가 생각보다 바빠진다. 오늘이 아들의 생일이라 생전 처음으로 갈비찜까지 도전했다. 게다가 실패하기 어렵고 쉽다는 치즈 케이크까지 만들었다. 아무리 쉽고 딸이 옆에서 도와준다고 해도 품은 든다. 두 시간 수업에 집중하고 바로 요가 수업을 가기 위한 나름의 바쁨이다. 정확히 7시에 컴퓨터를 끄고 부엌으로 나가보니 남편은 싱크대 막힌(독일의 물이 석회수라 그런가) 걸 뚫느라 고군분투 중이다. 우아하게 요가매트에 등을 뉘이려면 몇 배의 바쁨은 기꺼이 감내해야 한다. 사바사나, 송장 자세가 제일 좋다. 시작할 때보다 마무리의 사바사나는 척추 뼈 마디마디가 모두 제자리를 찾아간 듯 편안하다. 어김없이 코 고는 소리가 들린다. 그대로 자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