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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일상

유럽 여행보다 그리운 고향 유럽 여행보다 그리운 고향 작년(2017년) 6월 말에 3주간 한국에 다녀온 지 벌써 1년이 흘렀어요. 솔직히 한 번 다녀온 뒤엔 한국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제가 한국에 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한계치가 일 년은 아닐까 싶어요. 독일에서 보낸 첫해엔 한국에 가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었죠. 6개월 전에 한국 가는 티켓을 끊어두고 그날만 손꼽아 기다리면서 나머지 반년을 버틸 만큼요. 4식구가 한국에 가려면 비용도 만만찮아서 엄두가 나지 않지만 미리 예매하니 저렴했어요. 만약 한 번은 고향을 갈 수 있다면 일 년쯤 산 시점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얘들도 친구를 가장 그리워한 때고,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고생한 것에 보상해주고 싶은 마음도 들어서 무리를 해서라도 한국에 다녀오는 .. 더보기
[방학 10일차] 친구랑 같이 자기 딸이 유치원에서 친하게 지낸 친구가 방학하니 연락이 왔다. 서로 다른 학교에 가면서 자주 만나기 어려웠는데 얼마 전에 다른 동네로 이사까지 했단다. 지난 주 금요일에 만나 놀고 이번 주엔 우리 집에서 자기로 했다. 금요일 오후엔 그 집에 가서 놀고 다시 우리 집에서 자고 토요일까지 노는 약속이다. 딸이 많이 들떴다. 친구랑 집에서 자는 일은 작년 한국에 갔을 적 진주에 사는 친구 이후 처음이다. 함께 자는 것도 들뜨지만 친구랑 이틀 연속 만난다는 사실에 금요일만 손꼽아 기다렸다. 하룻밤 자고 나면 이틀 밤 남았네. 하룻밤 남았네. 하며. 왜 이렇게 시간이 더디 가냐면서. 한 침대에 누워서 저렇게 좋아한다. 아이 엄마에게도 사진을 전송하고 누웠는데, 머리가 아프다며 쪼르르 나온다. 더워서 그런가 싶어서 시.. 더보기
트롬멜 프로젝트 수업 Trommelprojektwoche 방학을 열흘 정도 앞두고 반에서 이뤄지는 공식적은 수업은 거의 끝났어요. 지난주 금요일에 공부가 끝난 교과서들을 몽땅 집으로 가져왔더라고요. 대신 전 학년이 트롬멜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보냈어요. 목요일에 공연을 하는데 의상도 직접 만들고 연습도 하면서요. 월요일부터 목요일 공연 전까지 쭉 공연과 관련된 준비를 하니 아이들 입장에서도 신나고 재밌어 보여요. 트롬멜 전문가인 외부 강사가 와서 함께 준비하고요. 트롬멜은 아프리카 전통 악기로 알고 있는데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악기 같아요. 목요일(어제) 4시 30분에 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공연을 보고 왔어요. 전 학년이 함께 모여 한 시간 동안 공연을 보여줬어요. 트롬멜을 신나게 두드리면서요. 딸은 판다를 아들.. 더보기
[4학년] 미술 작품 아이가 즐거워했던 미술 시간에 완성한 작품들을 가져왔어요. 일주일에 겨우 2시간이라 아쉬워했지만요. 저도 꽤 마음에 들었던 아래 작품은 등대를 뜨게질로 입체적으로 표현했어요. 그 외에 작품 몇 개만 소개할게요. 더보기
마감이 있어서 읽는 빌린 책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장점은 마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독일어 책 읽기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자발적으로 찾아 읽기엔 한국 책이 너무 달콤하기에. DVD도 마찬가지고.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기한이 3주인데 3주 안에 반납하는 경우는 드물다. 게으름 피우다가. 두 번 더 연장해서 두 달을 끼고 있어도 빌린 책의 반도 읽지 못한 채 반납이다. 대부분은 반납 전 날 부리나케 읽는다. 한국이었다면 일주일에 몇 번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을 텐데 그게 제일 아쉽다. 독일에선 3주 만에 한 번 가기도 버겁다. 우리 집에서 유일하게 독일어 책을 어쩔 수 없이 읽는 사람은 1학년 딸이다. 학교에서 독일어 수업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 일년 동안 배우고 끝낸 책이 꽤 된다. 엄마가 가르치는 한글 속도를 능가했.. 더보기
가뿐하게 브론즈! 수영을 미루고 미루다가 김나지움에 입학 등록(Anmeldung)할 때 서류에 수영 여부를 체크하고 수영 증명서를 제출 해야 했어요. 아이가 수영을 하긴 하는데 독일에서 필요한 생존 수영 여부는 몰라서 수영을 할 수 있다고 체크하고 서류는 입학날 제출하겠다고 했어요. 이번 달부터 수영을 하는데 이틀 만에 브론즈를 땄어요. 첫 수업에서 선생님께서 아이가 수영하는 걸 보시더니만 '브론즈' 정도는 된다고 하셨고 두 번째 날에 테스트 보고 바로 통과했어요. 브론즈는 15분 안에 200m를 개구리 수영(얼굴은 물 밖으로 내놓고 폼은 딱 개구리 수영인데 이 영법이 물 속에서 헤엄칠 때 에너지 소모 적은 편)으로 가면 되는데 아이는 11분 11초 걸렸다네요. 5유로 내면 파란색 종이로 된 증명서를 발급해주어요. 한국에.. 더보기
독일이니까, 베이킹(케이크) 언젠가 한 번은 베이킹을 배워봐야지. 생각은 하고 있었어요. 그런 마음을 먹을 땐 딱 이런때에요. 지인이 만들어준 케이크나 빵을 맛보면서 감탄할 때요. 와, 오븐에서 막 구워 나온 빵을 먹을 때의 그 낭만이 있잖아요. 오븐에서 빵이 부풀어 오르는 순간의 경이를 지켜보면서 맡게 되는 따스한 냄새라든가. 밥이 다 되어 갈 때 맡아지는 밥 냄새처럼 오븐에서 빵이 구워질 때도 그런 맛있는 냄새가 나니까요. 때가 되면 한 번은 경험을 해봐야지. 했는데 마침 그날이 왔어요. 남편 졸업 선물로 케이크를 만들어야지 결심(?)하고 두 종류의 케이크를 만들기로 했어요. 친구가 흔쾌히 가르쳐주겠다고 했고요. 이 친구로 말할 것 같으면, 베이킹이 취미인 남편과 살아요. 남편이 2~3일에 한 번은 주식으로 먹는 일반 빵을 만들.. 더보기
학년의 마무리, 학교 축제 : Schulfest 6월 첫째 주 금요일 오후 세 시 반, 학교에서 가 있었어요. 꼭 이맘때 열려요. 여름 방학이 시작되기 전, 한 학년이 끝날 무렵에요. 2-3주 전에 안내문이 오고, 각 반 왓츠앱(우리 나라의 카톡같은)에선 축제 준비가 시작되어요. 축제가 끝나면 곧 한 학년이 마무리되고 여름 방학이 시작된다는 거죠. 앞으로 3주 있으면 길고 긴 여름 방학이 시작되겠군요. 니더작섹주는 6월 마지막 주부터예요. 큰 아이 초등학교 졸업은 6월 27일이고요. 이 행사는 전적으로 학부모들이 준비해요. 행사를 참여하면서 여럿이 함께 시간과 약간의 품을 들이면 큰 비용이 들지 않는 품앗이가 딱 떠올랐어요. 왓츠앱에선 이런 이야기들이 오가요. 행사에서 먹거리가 빠지면 안 되니깐, 각 반 별로 필요한 케이크 세 개랑 핑거 푸드 그리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