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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 뭐해, 독일어보다 요가 목요일 저녁, 한 시간 반 수업인 요가는 한 시간 마사지받은 효과 저리 가라다. 목요일은 독일어(5시 15분부터~8시)와 요가 수업(7시 30분부터 9시)이 겹친다. 독일어를 아예 빠지고 요가를 갈 것인가, 한 시간이라도 수업을 듣고 양해를 구하고 요가를 갈 것인가. 얼마나 고민되던지. 당연히 마음은 무조건 독일어를 제치고 요가, 말해 뭣해. 화요일 수업도 부스터 샷 핑계를 대고 빠지고 바디발란스를 택했다. 끝까지 고민하다가 양심에 찔려서 한 시간이라도 독일어 수업을 듣고 요가를 가는 걸로 결정을 내렸다. 완벽하진 않지만 둘 다하면서 독일어 선생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켰다. 목요일 밤 요가는 남편도 같이 하는데 끝나고 밤 9시 반쯤 집에 오니 남매는 모두 잠들었다. 새벽 6시에 일어나서 학교 다니니 .. 더보기
뜨개질로 직접 만든 목도리 열 살 딸은 아빠 생일 선물로 목도리를 직접 떴다. 책으로도 연구하고 유튜브의 도움을 받아서 연습을 거듭하면서 그럴싸한 목도리를 완성했다. 굵은 단추를 달고 반대편엔 구멍도 뚫어서 나름 디자인도 염두한. 연습하고 완성하는데 두세 달은 걸린 모양이다. 선물은 무엇보다 정성과 물질이 동시에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늘 강조했는데, 시간과 정성을 듬뿍 들여서 아빠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남편은 누군가 자신을 위해 이토록 정성을 들인 선물은 처음이라며 감격한다. 기특한 딸 덕분에 감사한 날^^ 프리즘 연재 11번째 글은 독일의 생일 문화에 관해 썼다. 쓰는 내내 마리타 생각이 많이 났다. 생일 선물의 중요성도 깨달으면서. https://prism.buk.io/102.0.17.131 당신에게 특별한 날은 언.. 더보기
괜찮은 결말, 그거면 됐다 “변기 막힘, 안 뚫려 젠장” 요가 수업 없는 날은 산책이라도 가야 하는데, 오누이의 하교할 시간이 임박할 때까지 산책은 마지막 순위로 최대한 밀린다. 그래도 오늘 하루치 걷기를 지금이라도 안 하면 걸을 짬은 나지 않는다. 아들 올 시간인데 얼굴이라도 보고 갈까, 핑계를 찾다가 엄마, 산책 간다.라고 호기롭게 문자를 남기고 집을 나선다. 3.4km 내가 자주 걷는 강변 코스를 40분 정도 걸려서 걷고 집에 오니 짧고 긴박한 문자가 도착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게임하느라 정신없을 아이가 어쩐지 엄마를 문 앞에서부터 반기더라니. 아들은 자기가 최선을 다해서 막힌 변기를 뚫으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된다고 안절부절못한다. 이런, 엄마도 젠장이다. “어쩌냐 아들, 엄마는 그런 거 못하는 거 알지. 변기는 아버님 .. 더보기
쓰는 이유 "뭔가 화려하고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것이 멋진 이야기여서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소중하다는 것. 그것을 잊지 않았으면 해요." 정여울의 끝까지 쓰는 용기 중에서 프리즘에서 연재를 시작하고 어떻게 독일의 면면을 보여주고 의미화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글을 새로 쓴다. 그저 서른 편이 모이면 전자책으로 만들 수 있다길래 신청했다. 하나의 주제로 이어 쓰면서 독일 생활을 정리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글에 필요한 과거의 사진을 찾으면서 꽤 많은 일이 있었으며 어려운 시기를 잘 건너왔고 그 시간을 견딘 스스로가 대견하다. 오누이에게도 애틋한 마음이 인다. 블로그에 조각글로라도 순간을 기록한 일은 데이터베이스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렇게 또 꾸준히 써야 하는 이유를 발견한다. 글쓰기엔 수없이 많은.. 더보기
실패하기 어려운 치즈 케이크 독일의 Dr. Oether Backmischung(Käse Kuchen)은 실패하기 어려운 제빵 믹스다. 케이크든 머핀이든 뭐든 종류도 다양하고 쉽다. 코로나전엔 아이들 생일에 머핀을 구울 때 주로 샀는데 확실히 크고 나니 머핀은 덜 굽게 된다. 어젠 남편 생일이라 치즈 케이크에 도전했다. 예전에 클라우디아가 이보다 더 쉬운 케이크가 없다고 하더니만 그 말이 뭔지 직접 해보니 알겠다. 설마설마했는데 정말 촉촉하고 비주얼까지 근사한 치즈 케이크 완성이다. 재료 -치즈 케이크 믹스(3유로 미만) -버터 170g (레시피는 250g) -Speise Quark 500g -요거트 300g -달걀 4개 만드는 법 1) 믹스 안에는 Teig와 Belag를 위한 두 봉지의 가루가 있다. 그중 치즈 케이크의 바닥 부분인.. 더보기
선물 교환으로 따뜻했던 Frohe Weihnachten!(프로흐 바히 나흐텐) 메리 크리스마스의 독일어 표현이다. 나라마다 성탄절을 지내는 날짜가 조금씩 차이가 난다. 한국은 미국처럼 25일에 아이들에게 선물을 줬다면 독일은 이브에 선물을 준다. 쇼팽의 카드도 정확히 23일에 도착을 했다. 이브 아침엔 주인집 올리버 딸이 쿠키와 초콜릿 그리고 직접 만든 크리스마스 카드가 든 쇼핑백을 현관 앞에 두고 갔다. 올리버 식구 이름을 모두 적은 예쁜 카드를. 독일에 왔으면 독일식을 따른다고 매년 이브에 가족끼리라도 조촐한 선물 교환식을 갖는다. 작년까지는 내가 주관했다면 올해부터는 딸이 자발적으로 도맡았다. 딸은 엄마 아빠의 어드벤츠 캘린더(크리스마스 달력)를 매일 다른 품목, 색다른 포장지로 성실하게 준비해서 아침마다 기쁨을 안겼다... 더보기
[5학년] 시험 점수보다 중요한 태도 딸은 지구과학 시험에서 3등급을 받았단다. 서른 명 중 4등급은 1명뿐이고 3등급은 10명이라면서, 반 전체 성적을 브리핑한다. 4등급, 그 한 명이 자기가 될 줄 알고 가슴이 철렁했다면서. 엄마는 그 멀리 학교를 다니는 것도 장한데, 3등급씩이나 받다니! 나이도 한 살 어린 네가. 우리 딸 너무 대단하다고 오버다. 한 명뿐인 4등급이 아닌 게 어디냐면서. 솔직히 지금 10살인데 5학년 김나지움에 진학해서 새벽 6시 50분에 집에서 출발, 버스 타고 기차 타고 새벽같이 학교를 다니는 것도 기특하다. 막내는 역시 막내다. 성적은 1등급부터 6등급까지 나뉜다. 독일은 5등급이 2개 혹은 6등급이 하나라도 있으면 한 학년이 유급되는 제도가 있다. 반대로 성적이 평균 1. 5 이상으로 우수하면 월반을 할 수 있.. 더보기
사주까지 튼 사이, 마코 모임 내 사주엔 태양과 큰 나무가 있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에 관심이 많고 사람들과 교류하며 왕성한 활동을 한다. 자존감과 자기 확신이 높은 편. 내가 아는 내용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변화를 꾀하는 일에 기쁨을 느끼는 걸 보면 태양(영향력)으로 해석된다. 학문과 관련이 깊은 큰 나무(갑목)는 평생 스스로 배우고 익히거나 타인을 가르치고 교육하는 능력이 강하다. 스스로 공부해서 깨달은 바를 가르치는 일, 마코에서 하는 일이다. 순영님과 태린씨에게 내가 줄 수 있는 건 최대한 다 쏟았고 규모를 더 늘리기 어렵다고 판단, 4월 즈음에 계속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시점에 반가운 사주다. 교육하는 능력이 강함. 교육과 글쓰기는 관련이 많다. 자아실현 욕구가 강하다. 공부한 걸 여기저기 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