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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일상

보디 펌프 1일차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일요일 오전 11시에도 피트니스 센터엔 운동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내가 다니는 피트니스엔 요일별로 보디 발란스, 요가, 보디 펌프, 필라테스 사이클 등 원하면 얼마든지 참여할 수 있는 운동 프로그램이 골고루 있다. 보디 펌프, 그동안 한 번 가볼까만 한 백번쯤 생각하다가 '일요일 아침에 근력 운동을? 혹은 수요일 저녁 시간에 좀 쉬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 계속 미루고 미루던 수업이다. 구글에서 검색을 해보니 보디 펌프란 전신 근육을 자극함으로써 많은 칼로리를 소모할 수 있고, 보디 라인과 탄력 있는 몸매를 만들어주는 운동이란다. 덤벨과 바발을 이용한 근력 운동이다. 딱 내게 필요한 운동이다. 뭐든 처음이 어렵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정말 맞다. 시작이 어려워서 그렇지, 운동복을.. 더보기
선홍빛 노을 어젠 오래간만에 해가 떴다. 맑은 날의 노을은 특별하다. 오늘은 다시 흐린 날씨, 해가 얼굴을 내민 날은 무조건 해님을 영접하러 산책을 간다. 전날 빨아둔 운동화가 더러워질까 봐 조심조심 뚝길을 걸었다. 비 오고 바람 불은 여파로 땅이 질척. 그래도 햇살을 모른 채 할 수 없어서 점심 먹고 30분이라도 걷는다. 남편에게도 문자를 보냈다. 해가 났다고 퇴근하고 산책을 가자고. 하던 일을 제쳐두고 4시에 칼같이 퇴근한 남편과 원래 걷던 길보다 조금 더 멀리 걸어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선홍빛 노을을 만났다. 꽁무니를 졸졸 따라오는 한 폭의 그림 같은 노을을 자꾸 뒤돌아보느라 집에 도착할 무렵엔 어둠이 짙어졌다. 걷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을 그림 같은 풍경. 더보기
Zeugnisferien 그리고 백신 접종 독일 학교의 1학기가 끝났다. 다음 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Zeugnisferien, 성적 혹은 평가 방학이라고 해야 하나. 오늘 1학기 성적표가 나오고 2학기가 시작되기 전 짧은 방학이다. 코시국에 열살 딸은 매일 아침 코로나 자가 테스트를 하고 등교했다. 어제 드디어 백신 1차를 맞았다. 12살 미만인 경우 동네 하우스 아츠트에서 백신을 못 맞고 아이들만 맞는 곳에 등록을 해서 맞았다. 특별한 증상 없이 무사히 지나갔다. 4주 후에 2차를 맞을 예정이다. 15살인 아들은 나와 함께 부스터 샷까지 완료. 남편은 곧 회사에서 맞을 예정이고. 독일은 3차 백신까지 맞은 사람이 벌써 50%라는데 확진자 수는 연일 최고치 경신이다. 10만 명에서 어젠 20만 명이라니. 불안 불안했는데 그래도 학교는 문을 닫지 .. 더보기
뜨개질로 직접 만든 목도리 열 살 딸은 아빠 생일 선물로 목도리를 직접 떴다. 책으로도 연구하고 유튜브의 도움을 받아서 연습을 거듭하면서 그럴싸한 목도리를 완성했다. 굵은 단추를 달고 반대편엔 구멍도 뚫어서 나름 디자인도 염두한. 연습하고 완성하는데 두세 달은 걸린 모양이다. 선물은 무엇보다 정성과 물질이 동시에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늘 강조했는데, 시간과 정성을 듬뿍 들여서 아빠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남편은 누군가 자신을 위해 이토록 정성을 들인 선물은 처음이라며 감격한다. 기특한 딸 덕분에 감사한 날^^ 프리즘 연재 11번째 글은 독일의 생일 문화에 관해 썼다. 쓰는 내내 마리타 생각이 많이 났다. 생일 선물의 중요성도 깨달으면서. https://prism.buk.io/102.0.17.131 당신에게 특별한 날은 언.. 더보기
실패하기 어려운 치즈 케이크 독일의 Dr. Oether Backmischung(Käse Kuchen)은 실패하기 어려운 제빵 믹스다. 케이크든 머핀이든 뭐든 종류도 다양하고 쉽다. 코로나전엔 아이들 생일에 머핀을 구울 때 주로 샀는데 확실히 크고 나니 머핀은 덜 굽게 된다. 어젠 남편 생일이라 치즈 케이크에 도전했다. 예전에 클라우디아가 이보다 더 쉬운 케이크가 없다고 하더니만 그 말이 뭔지 직접 해보니 알겠다. 설마설마했는데 정말 촉촉하고 비주얼까지 근사한 치즈 케이크 완성이다. 재료 -치즈 케이크 믹스(3유로 미만) -버터 170g (레시피는 250g) -Speise Quark 500g -요거트 300g -달걀 4개 만드는 법 1) 믹스 안에는 Teig와 Belag를 위한 두 봉지의 가루가 있다. 그중 치즈 케이크의 바닥 부분인.. 더보기
인터뷰, 좋아서 하는 일 먹고사는 일은 생각보다 중요하고 밥때는 생각보다 빨리 돌아온다. 아침은 간단하게 빵과 커피 그리고 점심은 어지간하면 한식, 저녁도 간단하게 먹고 싶지만 오누이 방학이고 남편 휴가라고 또 그냥 무조건 간단하게 하기도 뭣하다. 때로는 뭐 해 먹나, 메뉴를 결정하는 것도 어려울 때가 있으니 차라리 먹고 싶은 걸 확실하게 말하는 게 나을 때도 있다. 남편이 휴가 때는 새우 피자 한 번 해 먹자는 걸 기억했다가 미리 도우는 숙성시켜두었다. 냉장고에 넣어두면 원할 때 언제라도 해 먹기 편하게. 그나마 피자 만들기는 오누이랑 남편이 함께 할 수 있으니 훨씬 수월하다. 삶은 감자를 얹으면 맛도 좋고 포만감이 높다. 장 보러 가기도 귀찮아서 며칠 동안 냉파를 하는 중이라 새우는 없이 감자와 피자 치즈로만 피자를 구웠다... 더보기
한 평 매트 위의 홀가분함 ”나의 등은 강하고 건강하다. 좋지 않은 기운은 모두 버린다. 내 몸에 좋은 에너지가 꽉 찬다. 나는 강하고 건강하다 “ 요가의 마지막은 불을 모두 끄고 입구의 커튼도 가리고 매트에 누워서 이끄는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눈은 감고 다리와 발을 양쪽으로 편하게 벌린 사바사나 자세로. 대략 6분에서 7분 남짓 될까, 이때 정적을 깨고 콧소리가 갑자기 고르지 않게 가팔라지면서 코 고는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의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매트와 한 몸이 되어 한 숨 자고 싶은 생각과 잠에 빠지지 말아야 할 텐데 너무 편하게 이완되지 말아야지 되뇐다. 1시간을 쉴 틈 없이 휘몰아치게 진행하는 월요일 바디발란스 선생의 몸은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게 콤팩트하다. 오랜 시간 단련한 몸이라 그런지 지방은 거의 없.. 더보기
딸도 곧 다니게 될 김나지움, EGN 독일은 초등학교 4학년에 김나지움을 갈 것인지 직업학교를 갈 건지 결정한다. 당연히 공부에 뜻이 있거나 잘하는 아이가 김나지움에 간다. 딸 반을 살펴보니 반 정도가 김나지움을 선택했다. 주요 과목인 독일어, 수학, 영어 성적이 중요하다. 우리 아이의 경우를 볼 때 Note(6등급에서 1등급으로 나뉨) 평균 2등급 이상이다. 큰아이의 경우는 성적이 아주 우수한 편이라 선택의 여지없이 김나지움이라고 선생님도 말씀하셨다. 게다가 초등학교 3학년부터 독일어를 배웠는데 1년 만에 독일어 성적이 2등급을 받을 정도면 학습 능력은 아주 뛰어난 편이다. 졸업 당시 독일어만 빼고 다른 과목은 전부 Note 1이었다. 딸은 본인 스스로 공부하기 싫다고 해서 고민스러웠다. 성적은 나쁘지 않지만 굳이 공부를 왜 해야 하나, .. 더보기